우리나라 이상한 나라 - 지름길 두고 헤매는 사람들의 나라
2014. 11. 14.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0개월째 1%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경제전문가들은 이런 저물가 현상이 더 오래, 아주 장기화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겪는 문제인데다, 공급과 수요에서 모두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유는 사실 간단합니다. 발전했기 때문이죠. 자동차만 해도 아주 좋아져서 10년을 타도 바꿀 필요 없어졌습니다. 그러다보니 제조업이 이끌던 성장을 서비스업 따위가 주도하게 되면서 재화 수요(욕구)는 줄었습니다. 수요는 주는데 원자재 공급은 늘어 물가가 낮아진 측면도 있습니다. 농축산물 가격이라도 올라가 물가 상승 요인이 되어주면 좋겠는데 농산물 작황 역시 좋아지다 보니 오히려 저물가를 선도하는 지경이 되어버렸습니다.
전문가들은 저마다 진단과 처방을 내놓습니다. 요즘은 구렁이 담 넘어가듯 두루뭉술하게 이야기해서 통하지 않으니 아주 구체적입니다. 원자재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 대책과 환율의 안정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유가가 변수다. 오늘의 저물가는 세계적인 추세다. 세계적 성장 방식의 대 변환기다. 등등 진단은 저마다 다릅니다.
그러나 처방은 한 목소리입니다.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와 저금리 유지라든가 필요하면 금리를 더 낮추는 방법도 있다고 하는 따위는 그냥 하는 소리이고, 핵심은 내수와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한 과감한 정책들을 내놔야 한다는 것입니다. 너나없이 내수 경기 활성화가 경제 회생의 급선무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내수 경기를 활성화 시키지 못하면 저물가가 '저성장의 늪'으로 이어지면서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경기 침체는 너무 심합니다. 이 문제 역시 전문가들은 물가 하락보다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 영향이 크다고 말합니다. 소득 양극화로 다수 국민의 실질 소득이 오르지 않아서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등장하면서 초이노믹스가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성경에서도 ‘우리를 시헌에 들지 말게 하라’고 기도하게 하는데 왜 이런 시험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초이노믹스 시험 4개월 동안 한국경제는 더 심각한 나락으로 고꾸라지고 있습니다. 주력산업은 무너져내려가고 가계부채는 기하급수로 늘어가고. 하우스푸어는 옛말, 이젠 렌트푸어까지 양산되고 있습니다. 적자재정은 유사 이래 최대수준이고 정부부채 또한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자체는 재정부족으로 무상복지를 줄이겠다고 협박하고. 자영업자는 도저히 지탱하기 어렵게 되어가고 청년일자리는 여전히 안생기고 대기업은 투자대상을 못 찾아 유보금만 쌓아둡니다. 금융권은 물론 제조업 대기업들도 구조조정을 시작했고, 은퇴하거나 밀려난 베이비부머들 대부분은 노후를 그 어느 때보다 더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정책에 급기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정면 비판을 했습니다. 그러자 기획재정부는 발끈하며 반론을 제기하는 촌극이 벌어졌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4일 사설을 통해 초이노믹스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이끄는 일본의 아베노믹스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하자 기재부는 반론문을 통해 오해라면서 비판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뭐한다고 오해 기사를 사설로 다뤘겠습니까. 반박보다는 겸허하게 받아들여 정책 조율에 반영하는 것이 옳은 자세 아니었을까요?
초이노믹스의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재벌에 대한 징벌적 과세 성격이 강하고 세금으로 타격을 주겠다는 정책으로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 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기업이 과도한 이익을 투자, 배당, 임금 확대에 활용하도록 장려해 가계소득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재벌에 대한 페널티(벌칙)가 아니다”고 반박했습니다.
WSJ가 임금상승으로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 근로소득 증대세제와 관련해서는 “한국의 정책은 기업들이 강제적으로 임금을 올리라는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임금을 인상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내에서도 논란이 있는 주택 관련 대출 규제 완화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가계부채 총량은 다소 증가했지만 부채가 질적으로 개선됐다.”면서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비은행 대출이 저금리인 은행 대출로 이동해 이자부담이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기업의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에 대해서도 세계 경제가 부진해 과잉 공급을 창출하고 한국기업의 약화를 초래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국내 투자가 만족스럽지 않지만 해외 생산 비중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세계 시장에서 한국 상품에 대한 수요가 강하게 남아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최 부총리의 재벌 사면 발언과 관련해 비리 기업인의 사면에 힘을 실어줬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평가에 대해서는 “특혜나 차별 없는 법 집행에 대한 원론적 입장이고 기업인도 죄를 지으면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한다”며 “다만 기업인이라고 해서 역차별 등 원칙에 어긋난 과도한 법 집행을 당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였다”고 했습니다.
기재부는 반론문 마지막 부분에서 공공, 노동, 교육, 금융, 서비스 부문 개혁을 강화해 경제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대해 설명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초이노믹스를 이미 실망스런 정책으로 판명된 아베노믹스의 ‘이복자매’로 규정하고 지적했고, 이에 대해 초이노믹스는 규제 철폐와 경쟁 장려를 통해 일본이 빠졌던 함정에서 우리는 벗어날 수 있다며 초이노믹스와 아베노믹스의 차이점을 들어 반박한 것입니다.
초이노믹스 팀은 지금 남의 말이 귀에 들리지 않는 지경 같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종합적으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규제를 완화한 이후 가계 부채는 8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금리가 인상되면 만만찮은 후폭풍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는데 제발 이 충고를 간과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당면 최우선 과제는 내수 경기를 살리는 데 있습니다. 반취가 보기에 내수 경기가 끝없이 추락하는 것은 기업 탓이 아니고 정부 탓입니다. 경기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과감히 풀겠다고 하는데 상투적이거나 경기와는 거리가 먼 것들만 가지고 논쟁을 일삼는 걸 봅니다. 부동산 경기를 살리겠다고 이자 낮추고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따위는 전 국민을 빚쟁이로 만들어 경제노예가 되게 만드는 정책입니다. 쉬운 길이 있는 데 왜 그렇게 어렵고 복잡하게들 생각하는지 민초로선 정말 답답해 죽겠습니다.
내수 경기를 살리는 빠르고 효과적인 지름길은 국민 ― 특히 서민을 즐겁게 살도록 만드는 겁니다. 국민이 즐겁게 사는데 방해가 되는 규제부터 하나씩 풀어 나간다면 내수경기는 금세 활발해집니다.
예를 들면 노래방 기기를 음식점이나 주점은 물론 포장마차에서도 가능하게 규제를 푸십시오. 노래방에서는 주류 판매를 하도록 규제를 푸십시오. 한국 사람처럼 음주가무를 즐기는 국민이 없습니다. 음식점에서 생음악 외에는 안 되고, 노래방에서 술 판매가 안 되고 하는 따위 애매한 규제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습니다. 공무원을 위해, 공무원들이 단속으로 다스리기 위해 필요한 것인가요? 노래방기기 자유화 하나만으로도 깜짝 놀랄 만큼 경기가 나아지는 효과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음주운전으로 사고가 났을 때의 처벌은 더욱 강화하십시오. 또 음전운전으로 보이는 차량이 적발되거나 신고 되면 엄히 단속하십시오. 다만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도로를 막고 음주 단속하는 일은 절대로 하지 마십시오. 사고 차량만을 놓고 볼 때 음주가 원인이 되는 율이 높은지는 모르나 전체 사고 통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합니다. 국민 한 사람 한사람을 일일이 정부가 단속으로 관리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단속보다는 계몽, 계도에 무게를 실어 제 팔자 제가 알아서 챙기는 풍토를 조성하십시오.
오토바이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안전을 위해 헬멧을 착용하는 것은 계도로 하십시오. 법으로 정하고 의무화하는 일을 피하십시오. 실제로 헬멧을 쓰기 싫어 오토바이를 기피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렇게 하여 오토바이가 활성화되면 나홀로 차량이 현저히 줄어들어 교통난 해소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흡연규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전매청(담배인삼공사)을 아예 없애지 않을 거면 지나치게 단속이나 처벌 위주로 규제하지 말고, 담배 예절을 갖추도록 계도하십시오. 우리나라엔 담배예절이 있었습니다. 그 예절이 지금 없어진 것을 더 문제 삼는 게 바람직합니다.
공창을 만들어 성매매를 허용하십시오 성 욕구는 인간의 본능입니다. 검사나 검찰총장, 시장 도지사처럼 권세 있고 여유 있는 층에서야 여자 궁할 일이 없겠지만, 평균 미달로 여자의 사랑이 어려운 남자들은 돈으로라도 해소해야만 합니다. 아니면 극한 범죄가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방송에서 쓸데없이 특정부위를 가리는 짓을 제발 하지 말게 하십시오, 담배 피우는 모습이나 여성의 유방이나 심볼 부위 등을 뿌옇게 가리는 행위는 현재 우리나라 수준에 맞지 않습니다. 그런 정책을 고집하는 사람들 의식이 저 옛날 신라시대 안민가 수준에 있어 국민을 꾸물거리며 사는 어리석은 무리로 여기는 것입니다. 그런 것이 얼마나 중대한 역효과로 연결되는 지 정녕 모르십니까?
이상한 인권 논리로 피의자만 되면 얼굴을 가려주고, 이름도 이모, 김모 식으로 보호합니다. 혐의가 있을 때 그래야 하는데 완전 거꾸로입니다. 혐의 단계에서는 모든 걸 보여주며 난도질하고 피의자 단계에서는 오히려 보호하는 이해 못 할 인권논리를 바로 잡으십시오.
골프를 대중스포츠로 하여 세금을 일반화 하십시오. 온 국민이 즐기는 골프입니다. 그런 걸 유한층의 놀이로 만들고 그런 특별한 분위기를 유지케 하는 것이 우리 정부요, 특별소비세 따위입니다.
얼른 생각나는 ― 국민을 즐겁게 살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 간단하면서도 가장 생활에 밀접한 것들만 몇 가지 적어보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규제나 단속이 아닌 계도로 정책으로 추진하라는 것입니다. 규제를 강화하든 자율의 폭을 넓히든 장단점은 다 있습니다. 완전한 것을 택하겠다는 발상은 집권자의 오기요 이루어질 수 없는 오만입니다. 복잡하게 따지지 말고 그냥 장점이 많은 쪽을 택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소득이 많아진다고 경기가 살아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쌓아놓은 것 없어도 국민이 스스로 자기 관리를 하며 즐겁게 살 수 있는 풍토만 되면 내수경기는 금세 활발해질 것입니다. 지름길을 두고 헤매는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첫댓글 하하하하하! 제 차가 거의 15년의 세월이 흐른 것 같습니다.
지난겨울 새차로 바꿀까하다가 마음 고쳐 먹았습니다.
한 100만원 공을 드리니 아직도 쌩쌩합니다.
다 진급시대라 그런가요? 말씀 잘 받들었습니다. 하하하하하!
하하하하! 조금 큰 글씨로 올려주세요! 제 눈이 회복 불능이랍니다. 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