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제로 전환되면서 이제 많은 학생들이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를 작성하고, 포트폴리오를 완성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글쓰기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대부분의 우리나라 학생들은 글쓰는 법을 체계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 더 중요한 것은 글 쓸 기회를 갖기 힘들다. 학원가고 문제풀고 시간이 없다. 당연히 우리 학생들은 글을 쓸 때 무척 당황해하고 힘들어 한다, 그래서 지글에 에세이를 쓸 때 유의해야 할 점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지글이 '제 글(my story)'라는 뜻 아닌가? 이것은 하버드대학에서 권하는 방법을 필자가 한국학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또 실정에 맞게 고쳐쓴 것이다.
1. 전략적으로 사고하라!
(Think stratigically!)
여러분이 쓰는 글(앞으로 '에세이'라고 하겠다)은 여러분들이 제시하는 응시원서의 신상명세서 혹은 학교성적과 다른 것이다. 시험 점수 혹은 학교 성적으로 여러분이 보여 줄 수 없었던 여러분의 어떤 부분을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것을 명심하라. 여러분의 창의적 활동, 취미활동, 과외활동 등에서 여러분의 모습이 더 잘 드러난 적이 있는가? 그것을 보여주라. 그것을 교육적으로 '형성적 순간(a formative moment)'이라고 부른다. 자기소개서를 단순히 자신의 가족관계를 소개하거나 간단한 취미 활동을 소개하는 데 그친다면 여러분은 여러분을 표현할 수 있는 너무 소중한 공간을 잃는 셈이다.
2. 마음속의 얘기를 하라!
(Be reflective!)
사건을 기술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시간순서대로, 인과관계로, 대조로... 등등 그러나 자기소개서나 학업계획서 등에 써야하는 짧은 에세이에서는 그런 경험들이 여러분에게 어떤 의미를 지닌 것인지를 설명해야 한다. 이것이 여러분의 에세이에 인간적인 감성을 주는 방법이고 다른 사람의 것과 차별화시키는 방법이다. 여러분이 어떤 사건으로부터 어떻게 변화해서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알고 싶어한다. 또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궁금하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마음속의 이야기를 하라!
3. 시간을 충분히 가져라!
(Start early!)
어떤 학생은 제출일 마감까지 에세이 쓰기를 미룬다. 그러나 명심하라. 여러분은 원고마감일을 앞두고 급하게 글을 써내려가야 하는 프로 작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따라서 스스로 생각할 만한 충분한 시간을 각 단계에서 가져야 한다. 초고를 쓴 상태에서 전체적으로 고쳐써야 할 것은 아닌지... 이 부분이 진정으로 자신의 일부를 표현하는 내용이 맞는지... 충분한 검토를 거쳐야 더욱더 진솔한 에세이가 된다.
4. 친구, 가족 그리고 선생님과 격의없는 의견을 교환하라!
(Brainstorm ideas with fiends, family members and teachers!)
여러분의 에세이를 여러분의 혼자만의 세계에 가두어 두지마라. 여러분은 여러분 스스로를 잘 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은 여러분의 주위사람이 더 여러분을 잘 알 수 있다. 여럽분이 얼마나 고마운 사람인지, 여러분에게서 얼마나 많은 가능성을 보는지, 어떤 결점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지 주위에서 보는 눈이 중요하다. 자기소개서나 학업계획서의 에세이들은 지극히 주관적인 글이므로 주위사람들과 얼마나 얘기를 나누고 건설적인 비판을 받아들였는지에 따라 차별화가 결정되어지는 경우도 많다. 나는 시시하다고 빼려고 했던 부분이 다른 사람의 눈에서는 결정적으로 중요한 부분이 될 수도 있다. 주위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며 겸손한 자세로 에세이를 쓰도록 하라!
5. 진부한 이야기를 피하고 너만의 얘기를 쓰도록 하라!
(Avoid cliches in your writing and be original in your ideas!)
여러분의 주제뿐만이 아니고 에세이 안에 들어 있는 내용에 관한 얘기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OO영재학교에서 1등, OO경시대회 1등, OO시험 120점, 980점 이런 얘기를 쓰고 싶어하고 자신이 반장, 학생회 간부 였다는 사실을 강조할 것인지 생각해보라. 단순한 스펙은 의미가 없다. 입학사정 심사자는 그 안에 숨겨져 있는 얘기( Story)를 듣고 싶어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슈스케2에서 허각과 존박이 1등과 2등을 했다는 사실이 감동적인가? 허각이 중졸이며 환풍기수리공으로 생계를 꾸리던 행사장 가수였고 악보 보는 능력도 없었지만, 미국 유학생이고 화려한 배경의 존박과의 경쟁에서 오로지 노래실력 하나로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는 스토리가 더 감동적인가? ... 여러분만의 얘기(Story)가 있을 것이다. 그것을 찾아라!6. 시선만 끌려고 하지 말라!
(Stay away from gimmicks!)
책의 겉표지만 화려하지 내용이 보잘 것 없다면 실망감은 더 크다. 여러분의 에세이도 같다. 만화나 그림, 시, 명언 등으로 에세이를 현란하게 무장시킬 수 있지만 그것으로 여러분의 에세이의 내용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아직 배우는 단계로서 완벽한 글쓰기를 보여줄 수는 없을지라도, 소재 선정의 적절함과 내면에서 실제 겪었던(authentic) 자신의 가치관의 변화를 감성 있게 나타내려는 자세 등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입학사정관제는 입사 때 면접관과는 다른 가치관이 있다. 그것은 응시자의 잠재성을 보려는 것이지 입학 후 기록적인 매출을 올리는 사원을 뽑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잠재성을 보이려는 스토리에 더욱 상상력을 보태야 할 것이다.
7. 이해하고 있지 못한 단어 혹은 주제를 제시하지 말라!
(If you don't know what a word or a topic means, don't use it!)
에세이의 내용은 여러분이 아는 내용으로 쉬우면서도 우직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 자신의 성실함과 열정을 내용으로 에세이를 쓴다면 두 가지 주제를 가장 잘 나타내는 사례로서 충분하다. 예를 들어 자신이 운동은 정말 못하지만 축구선수로 참여하여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고 비록 승부는 1승 1패 이지만 친구들이 ‘나’라는 사람을 ‘성실과 열정’의 대명사로 이해하고 있다고 쓰면 충분하지, 여기에서 갑자기 ‘박지성의 일화’를 소개하거나 명언을 끌어들여 멋진 교훈으로 마무리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에세이는 지식 과시나 설교의 장이 아니라 여러분을 소개하는 장이다.
8. 전하고 싶은 내용의 범위를 지켜라!
(Stay ‘on message’!)
에세이를 너무 길게 써서는 안 된다. 한국의 경우는 대학입학에서는 1000자 이내, 고등학교 입학의 경우는 600자 이내 쓴다. 다소 길이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느낌은 들지만 지켜야 한다. 입학사정관은 많은 수의 학생들의 에세이를 각각에 몇 분간의 시간을 정해놓고 읽어야 한다. 이유 없이 길어지면서 지루하게 반복되는 내용이 있다고 생각해보라. 말하고자 하는 본질과 관계없는 내용이 나온다고 생각해보라. 당연히 그 에세이는 제외된다. 문장마다 새롭고 유효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면서 입학사정관이 호기심을 갖고 정해진 시간 안에 읽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전하고 싶은 내용(message)을 벗어나지 말고 적절한 길이를 유지해야 한다.
9. 제목과 첫 단락을 인상적으로 만들어라!
(Start strong!)
첫 시작이 가장 중요하다. 자기소개서 에세이에서 따로 제목을 쓰는 칸이 없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제목을 갖고 시작하라. ‘자기소개서’라고 시작하는 자기소개서는 너무 밋밋하고 진부하지 않는가? 첫 단락만 읽어도 여러분이 누구인지, 입학사정관이 당신의 어떤 점을 눈여겨봐야하는 지 알게 해야 한다. 그래서 글을 계속 읽게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끝나게 해야 성공적이다. 도입부에서 거창하게 시작하는 것보다 소소한 것으로 공감을 일으킨 후 핵심을 전달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아마 글쓰기의 훈련이 필요할 것이다.
10. 결론에서 약해지지 말라!
(Conclusions are important!)
인상적인 첫 단락, 화려한 형용사와 부사로 수식된 문장, 곳곳에서 보이는 자랑 같은 스펙, 그렇지만 마지막에서 일반적일 뿐 개성이 없는 약한 교훈(moral), 평범한 에세이의 모습이다. 이런 글은 처음부터 다시 고쳐 써야 한다. 강력한 첫 인상부분을 뒤에서도 반영하던가, 꼭 자랑하고 싶은 스펙을 맨 뒤로 옮기던가, 무언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 에세이의 첫 부분을 읽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여러분이 어떤 색깔의 사람인지를... 그리고 에세이의 결론을 보면 그 첫인상이 읽는 사람의 마음속에서 공명(resonation)될 수 있어야 한다. 마치 짧은 한 편의 멋진 곡을 들은 것처럼 ‘바로 이거야. 나도 이렇게 생각해!’라는 울림을 주어야 한다.
11. 자신을 과대평가하지 말고 여유를 가지라!
(Don't take yourself too seriously and relax!)
말과 글 속에서 나타나는 여러분은 다면적인 모습이다. 더듬대지만 소신이 있어 보이고, 유창해보이지만 아직 뭘 모르는 것 같고, 덤벙대지만 대단한 친화력이 있고, 조직적이지만 유머가 살아있고 ... 등등, 여러분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고 여유를 가지면 많은 행운이 따라온다.
내가 자주 쓰는 말로 마무리 조언을 하고 싶다.“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 인생은 살아가는 내내 기회의 천국이다.”
출처: http://ziggletv.tistory.com/192 [ziggle 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