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예물

[이재성 요한]

영적 예물

우리 교회에서는 영명축일이나 중요한 때를 맞아 서로 기도를 해주는 좋은 관습이 있습니다. 하느님께 상대방을 위해 기도해주겠다고 약속하는 이러한 영적예물은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이며 하느님만이 모든 것의 주인이시며 근원이시라는 믿음을 확인시켜주는 훌륭한 신앙고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영적예물은 상대방을 기억하면서 하느님께 기도하는 것이지만 약속한 영적예물기도를 바치는 그 자체로 본인도 하느님께 기도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므로 결국 자기 믿음을 굳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영적예물은 상대방을 위해서 하느님께 내가 기도를 해야 하는 것이므로 경국 기도를 바치는 당사자도 더욱 주님과 일치를 이루게 되어 서로가 하느님의 축복을 맛보게 되는 신앙인다운 믿음의 행위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믿음의 행위도 자기 자신의 믿음에서 우러나서 봉헌되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드러내기 위한 말만 앞세우는 것이 되어버린다면 마음의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급적이면 체면을 앞세울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할 수 있는 정도만 약속하고 할 수 있다면 더 기도해주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 영적예물을 제대로 봉헌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약속한 내용을 기도수첩을 마련해서 기록해 놓는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영적예물은 가급적이면 약속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기념해야할 날을 전후로 즉시 봉헌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바쁜 일상 중에 제때에 기도하지 못했더라도 자신이 약속한 기도의 내용에 따라 적당한 시간에 기도하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