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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셨지요? ㅠ>ㅠ
오늘은 애벌레를 보려고 잔뜩 준비했었는데....
요즘의 저온현상 때문인지... 아니면 오염때문인지... 애벌레가 없습니다.
낮기온 20도 정도면 조금 더우려나? 하면서 얇게 입었다 산속에서 얼어버릴 것 같았던 하루전의 경험을 살려,
숲나들이 가족에게 따뜻하게 입고 오시라 공지를 하곤, 오늘 아침 동네 산책을 했는데 애벌레가 한마리도 없네요.
이건 우리 행사를 제대로 하고 못하고 문제를 넘어...
4월에 부화한 새들의 먹이가 없다는 큰 문제로 넘어갑니다. 새들과 애벌레를 먹고 사는 수많은 생물들에게 위기가 닥친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갈수록 애벌레가 줄어들어 걱정인데 올 봄은 심하네요. 그래도 어디선가는 바글바글거리지 않을까.... 소심하게 바래봅니다.
위의 이야기처럼 생태적으로 애벌레가 없어서 '애'자를 더 이상 꺼내지도 못했고요,
산으로 산책다녀온 우리 나들이 친구들이 아예 흙놀이에 전념하는 바람에 준비해 온 애벌레놀이를 못 꺼냈습니다.
수레에 실려있던 교구들은 다시 사무실로 옮겨지고, 우리 친구들과는 다음을 기약해야겠어요.
그러나 어치만 아쉬울 뿐이겠지요? 우리 친구들은 오늘 신나게 놀던데요? 그럼 됐습니다^^
옷은 대부분 어치가 말씀드린 대로 입고 오셨고.... 이제 우리 친구들과 가벼운 몸으로 숲으로 떠날까 합니다. 새로운 코스로 진입하여 산을 한바퀴 돌고는 다시 내려오겠습니다. 오늘은 특히 네살 채하가 합류하여 더욱 화기애애..... 엇? 채하가 안보이네요^^;; 어쨌든 우리는 이렇게 시끌벅적한 상태로 출발합니다.
이곳은 무덤에 동래정씨가문의 조상님들을 모신 곳으로 일단 조용히 하지고 말은 했으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와아~"하는 도윤이의 마음을 어치는 이해합니다. 얼마나 기다리던 날일까... 이런 흥분을 자꾸 터트리지 못하게 하니 도윤이도 답답했겠지요?^^;; 그리하야 그 마음을 달랠 겸 꿀맛을 봅니다.
꽃에 벌이 앉아서 꿀을 먹는다고 말들은 하는데, 도대체 그 꿀은 어디에 있으며 그 꿀맛은 어떤 맛일지 궁금하셨지요? 저는 생태공부하면서 그것이 너무나도 궁금해서 온 꽃들을 다 맛보고 다녔답니다. 어떤 꽃은 꿀지도가 있기는 한데도 하나도 달지 않은 꿀을 가진 꽃도 있구요, 동백꽃처럼 꿀이 철철 넘치는 꽃도 있답니다. 오늘 우리는 아주 맛난 꿀을 맛보았어요. 맛 본 꽃은 모두 안쪽으로 보이지 않게 자연으로(이거 너무 중요해요) 보내주었고요.
우리가 꿀맛을 보는 동안 옆에서는 친구들끼리 단체사진촬영이 있었습니다. 요렇게 셋이서 같은 유치원^^
어른이나 어린이나 친구와 함께 한다는 건 행복한 일이죠^^
하루종일 도윤이와 지후가 토닥거렸는데, 그것은 참 우리 여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남자들의 세계라는 것....
그들의 소통법일 수도 있으니, 조금 더 이해하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가지런하게 영역을 정해가지고 벗겨놓았던가? 아무래도 비가 와서 아래쪽으로 쓸려내려와 흩어진 것 같습니다. 시원하게 옷을 벗은 나무는 기지개를 켜고 잘 자라고 있는 듯 합니다.
오늘 한 겹 더 벗겨줄게. 그때 많이 벗겨서 인지 더 이상 손톱이 들어가지 않는군요^^;; 그래도 나무를 시원하게 해 줘야 한다는 우리 작은 아가씨들의 마음이 보입니다^^
우리 서온이는 이렇게 보니 초등생같아요^^
편백나무 뿌리부분과 곧게 선 줄기부문, 회색의 숲... 그 속에서 다채롭게 빛나는 우리 친구들의 모습이 멋집니다. 사진이 멋져서 언제보든 뿌듯할 것 같아요.
뿌리가 깊이 박히지 않는 편백나무는 잘 쓰러집니다. 그러나 능력이 없어서 쓰러지는 건 아니지요. 일본에서 살 때는 그렇게 뿌리가 깊지 않아도 살았으나 이 나무가 한국에 와서 이렇게 경사진 곳에 심겨지면서 고생을 하고 있네요. 그러나 얼른 적응해야지... 온지 오래되었지?
이제는 친구들에게 나눠줄 간식을 아예 챙겨오는 친구들^^ 그래... 그렇게 나누며 살아야지...
사진이 참 맑고 깨끗해서 좋습니당.
향긋하면서 달착지근한 향기가 계속 났는데 머리위에 아까시나무가 있네요. 아카시아가 아니라 '가시'에 찔리기 쉬워서 조심하라는 뜻으로 '아까시나무' 하하하. 진짜 아까시나무랍니다.
이 계절의 나무꽃을 보면 흰색이 많아요 그쵸? 흰색은 꽃에 아무색도 넣지 않은 것이라고 해요. 빨강, 노랑, 파랑 등의 색을 넣는 것은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무성한 꽃을 피우자니 초록잎에 잘 보일 흰색이 좋겠다고 나무는 판단했겠지요? 에너지도 적게 들고, 벌과 나비가 잘 찾는 꽃을 흰색으로 피웠네요.
오늘은 왜 시들하지? 점프 실력이 늘어난 친구도 있고, 그리고 아직도 망설이고 있는 친구들도 있지요. 그러나, 이것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결국은 모두 하게 될꺼니까요. 못 뛰었다고 해서 '열등감'이 생기지 않도록 많이 다독여주세요. 누구에게나 알맞은 때는 다 따로 있으니까요. 저는 그것도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싶어요.
꽃이 지고 열매가 생기면 꼭 물을 부어 보세요. 비누거품처럼 '사포닌'을 가지고 있어 손이 깨끗해진답니다.
당장 다음달에 우리가 가게 될 강가에서 꼭 찾아볼게요.
윽~~ 이 꽃은 파리를 부르기 때문에 화장실냄새가 나는데... 오늘 아주 정통으로 냄새를 맡았지요. 자기에게 와 주었으면... 하는 곤충을 가만히 앉아서 부르는 식물은 정말 위대하지 않나요? ㅎㅎ
팔손이가 이제 낙엽이 지네요.. 팔손이는 겨우내내 초록잎을 달고 추위를 잘도 이겨낸 장한 식물입니다. 팔손이는 겨울에 흰 꽃을 피우는데, 이 꽃에도 파리들이 찾아가더군요. 어린 잎은 오손이, 육손이 정도 되구요, 다 크면 팔손이, 구손이 들이 됩니다. 오늘은 여기에 잎벌레가 한마리 붙어있었지요. 세상에나~~ 오늘 본 애벌레가 달랑 한마리.........
날씨가 변덕을 부리는데도 뱀딸기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습니다. 그런데 다른해보다는 늦네요.
뱀딸기가 제대로 익으면 수분이 아주 많아요. 그리 달지는 않지만 수분때문에 어치도 자주 먹지요. 3장의 뱀딸기잎으로는 무좀을 치료한다고 해요.
참 이렇게 사는 식물도 있어요. 열매가 익으면 사람의 발길에 터져 빗물에 끈적임을 만들어, 사람이나 동물의 발에 붙어 멀리까지 이동하며 삽니다. 그러다보니 사람이나 동물이 다니는 길에서 살게 되었구요, 잎이 밟혀도 찢어지지 않도록 아주 질기답니다. 잎 속에는 다섯줄의 실이 들어있어요.
네살 친구입니다. 그동안 못 왔다가 오늘에야 우리 서로 만나네요. 채하는 네살처럼 보였다가도 말하고 행동하는 것 보면 다섯살 이상인 것 같아요. 아직은 마음이 여리지만 오늘 노는 것을 보니 금새 단단해질 것 같습니다. 채하야 반가워~~
보통 네살들은 여성성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 채하는 아니네요. 오늘 처음인데도 불구하고 바로 형들틈에 낍니다. 형들의 노는 모습을 스캔하고, 옆에서 함께 어울리기를 원합니다. 벌써 남자? ㅎㅎ
아직은 형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해 밀리기도 하지만, 우리 채하는 지금 더 단단해지는 중입니다. 화이팅!!
오늘 지후와 도윤이는 흙 한 접시를 놓고는 어쩜 그리 잘 노는지요? 놀이의 달인으로 인정합니다.
잠깐 엄마에게 안아달라고 했으나, 끝까지 혼자의 힘으로 산을 넘어 온 채하랍니다. 걱정이 되어서 어치는 자주 돌아볼 수 밖에 없었어요. 우리 채하 정말 씩씩하다. 칭찬해~~~
대나무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이 대나무는 '이대'라고 하며, 조릿대, 맹종죽, 왕대, 오죽... 등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종류만도 여러개지요. 그 나무들의 어린 잎은 모두 댓잎차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해요. 오늘 채취하신 댓잎은 몇일 말려서 잘게 썰어서 통에 보관 후 앞으로 더운 여름 어린이들에게 마시게 해 주시구요, 우리 어머니들도 앞으로 화를 진정시킬 때에 음용해주세요. 아마 내 몸에 쌓인 많은 열이 빠져나갈 겁니다^^
멀리 태극기가 보이자 마구 달려가 깃발을 흔드는 우리 친구들... 집을 떠나 산에서 태극기를 보니 좋은 가봅니다. 그래 좋다. 우리 조국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우리의 태극기를 이토록 반겨주다니... 잊지말자 대한민국!!
이 놀이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어린이에 의한,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들의 놀이입니다.
식사하면서 건네다 보니 어치가 준 그릇에 벌써 거친 나무부산물들이 담겨 있군요. 곱게 채를 쳐서 케잌을 만들겠다는 어치의 의지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모습의 작업들이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서로 행복했지요. 처음 이 작업을 해 보니 채하는 마냥 신기해합니다.
우리는 필요한 재료는 스스로 조달합니다. 마냥 물이 필요한 우리 친구들은 물도 떠옵니다. 물 뜨러갔다가 채하는 생전처럼으로 도롱뇽알집을 보았는데, 무서워서 피하다 간신히 젤리같은 알집에 손을 대어 보았어요. 그리고는 물그릇을 들고 옵니다. 한참 오더니 어치를 보고 "이제 안 들래요. 들어주세요." 합니다. 조금은 울먹 울먹 했으나 이내 안정을 찾았어요.
오늘은 남자친구들의 열기가 다른 쪽으로 흐르는 바람에 지난 달과 같은 흙놀이가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무엇이 정답일까요? 흐름대로 노는 것이지요. 남자 친구들은 흙 한 그릇을 떠 놓고는 다양한 세상을 펼치고 있고, 유빈이는 어치와 함께 고운 흙을 얻어 케잌을 만듭니다.
어치가 친구들의 민원을 해결하고 돌아오면, 어치의 케익베이스가 망가져 있고, 또 그렇고.....
이 녀석들 무척이나 탐이 나는 모양이로구나!!
친구들이 함께 하던 아니던 어치는 그저 어치의 작업을 계속 진행합니다. 어느 누구 하나는 이렇게 꾸준하게 오랫동안 놀 수 있다는 것을 친구들에게 보여줘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얼마나 소중히 하는냐, 아끼는냐도 보여줘야 합니다. 이것은 시시한 흙놀이일 수도 있지만, 감각이 자라는 정말 좋은 놀이이기 때문에, 우리 친구들이 모임때마다 흙놀이터에도 푹 빠지길 간절히 원합니다.
이 나이때의 유아들 놀이를 보면 일단 물을 섞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물을 주지 않기도 해요. 그럼 하염없이 그릇에 흙을 퍼담기만 합니다. 그런 7세부터 만들기에 재미를 들이지요. 아직은 흙을 퍼담을 연령이라서 어치도 크게 뭘 만들자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퍼담다가 흙에 대해서 알게 되면 더 좋지요 뭐.
아동심리상담을 위한 흙놀이치유를 공부한 적이 있는데요.
-유아들의 흙놀이는 목적성이 없으므로 제목이 없다
"이거 뭐야? 뭐 만드는 거야?' 라고 물으면 명쾌하게 대답하는 친구가 드물지요.
스스로 이게 뭐다 라고 이야기할 적에 박수치며 마음껏 칭찬해주세요.
-최소 1시간 이상 흙놀이를 할 수 있게 한다.
대체로 시간이 없다며 빨리 끝내기를 종용하지만, 기획, 제작, 마무리까지는 2-3시간이 걸리지요. 보통 30분은 그냥 허비하고, 그러나 필이 꽂히면 그때부터 흙준비작업부터 들어갑니다. 그러다 어쩌다 사자같으면 '사자'를 만드는 것이고, 어쩌다 '총' 같으면 총을 만드는 것이지요.
이거 뭐야? 대신에 엄마는 뭘 도와줄까? 조력자의 역할을 해 주세요.
채하는 오늘 형과 누나의 몸놀림을 유심히 관찰하는 모습이 목격되었어요. 또래와 어울려 노는 것도 좋은데, 이렇게 선배들과 놀면 더 성장하는 긍정적인 면도 많지요. 절대 선배들에게 꿀릴 것 같지 않은 채하는 오늘 인생을 한걸음 내디딥니다.
열심히 흙놀이의 본보기를 보여주는 서온이랍니다.
'어떻게 저렇게 더러운데 손을 넣지?' 채하의 속마음입니다.
어치랑 놀면서 흙이 더럽다고 연신 닦으면서도 흙놀이를 멈추지 않는 채하였습니다.
어치가 고운 흙을 채쳐놓은 것을 아주 잠시 잠깐 만졌습니다. 처음은 다 그렇지요. 언젠가 채하도 이 흙을 주무르며 활짝 웃는 날이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오늘은 채하가 처음 온 만큼 많이 관찰하다 보니 채하이야기가 많네요.
그리하여 가까스로 탄생한 어치와 채하의 케이크입니다. 어치의 케잌에는 히말라야시다의 어린 싹이 장식되었습니다. 너무 많이 저희들끼리 경쟁하면 서로 힘드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어치가 숫자조절을 해 주었어요. 흙놀이를 하면서 자연재료를 이용하는데도 다 이유가 있답니다. 좀 더 적극적으로 흙놀이를 하게 될 때 어치가 이야기해주고요,
다음달 우리의 나들이 장소에서는 아마 기막힌 모래성과 터널이 있는 나라를 건설할 지도 모르므로 잔뜩 기대합니다.
어치가 계발했어요. 긴 꽃대를 꺾어 팔찌와 반지를 동시에^^ 토끼풀의 꽃내음이 너무나도 좋습니다. 어치는 5월이 참 좋아요. 계절의 여왕이라고 누가 이리도 적절하게 붙여놓았을까요? 애벌레가 적어진 것 빼고는 빨간 장미까지 핀 초록빛 가득한 5월이 좋아요.
이런 낭만도 가끔 좋지 않나요? 자연속에서 놀고 자연을 먹고 자연으로 장식하고....
이런 추억 하나하나가 언젠가 우리가 힘들어질 때 큰 힘이 된다는 걸 어치는 알지요.
어치가 많이 힘들었을 때, 서울에서 쬐끔 배웠던 생태지식을 동원해 거의 매일 양산의 자연으로 쏘다녔지요.
서울에 비하면 이곳 양산은 정말 천국과도 같아서 어디를 가도 그림이고 어딜가도 자연의 향이 강하게 풍겼답니다.
이사를 내려 온 5월초, 낙동강변에 앉아, 익숙한 토끼풀로 팔찌를 만들면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
지금도 토끼풀 팔찌를 보면 그때의 힘들었던 어치가 떠오르면서 스스로 위로하기도 해요.
'이제는 괜찮아. 많이 행복하쟎아?'
여러분께도 오늘의 추억이 오래도록 행복하게 남기를 바랍니다.
첫댓글 자연으로 위로받았다는 선생님의 글을보고
토닥이는 마음이 생기면서 동시에 저도 그렇습니다. 힘들어도 자연느끼며 “이만하면 되었지~ 나답게 잘 살고 있다~” 생각합니다. 다음달도 마음의 여유를 다시 찾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