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에 루카선생님 송별회를 했다.
송별회 이야기를 하려면 송별회 준비모임 이야기를 먼저 해야한다.
마을에 온지 3일 되었을 적에, 이웃들을 만나 루카 송별회 준비모임을 했다.
파티를 어디서 언제 진행할 것인지부터, 선물을 무엇을 하느냐까지가 회의 주제였다.
아주 익숙한 일인듯 이웃 선생님들은
"아 카페림 1층 빌려서 하는게 좋았는데~"
"안되니까 한그릇씩 포트럭 파티 해"
"그냥 은우네서 해. 거기 동그랗게 앉아서 먹으면 우리 다 들어가"
"탁자는 그럼 내가 좀 들고갈게"
"수저랑 그릇은 각자 가져오는걸로 해요"
나랑 주은언니랑 최선웅선생님은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이 동네 사람들 진짜 신기하다!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루카송별'이라는 이름의 단톡방에 초대된 후로 카톡이 무섭도록 쌓였다.
루카에게 기억에 남을 선물을 하기 위해 열심히 의논하는 카톡들을 보면서
루카는 얼마나 감동일까? 생각했다.
루카 송별 모임을 사회사업 주민모임으로 봤다면
이 사업은 대성공이다못해 길이길이 남을 사례가 되었을 것이다.
루카 송별회 당일에도 이 마을은 참 단란했다.
포트럭 파티였으므로 각자 한접시씩 혹은 여러 접시를 들고 모이는 모습
루카에게 이런 저런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은데, 영어가 잘 안돼서 잔뜩 긴장하는 모습
참 귀엽고 귀했다.
루카가 우리에게 이야기하기를,
사실은 조금 외롭게 지냈었는데, 이 마을을 만나서 참 따듯했고
이런 공동체가 있다는 것에 놀랐고,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참 똑똑하고 현명한 것 같다고 너무 고마웠다고 했다.
그러자 이웃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
"이런 동네가 정말 없어"
이웃들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이를 느낀다.
연우는 "어릴 땐 이런 마을이 당연했는데, 중학교 가니까 확실히 제가 특별하다는 걸 알겠어요" 했다.
참 사랑스러운 동네.
사랑스러운 이웃들.
이웃과 인정이 이렇게 넘쳐 흐를수도 있구나
사회사업가가 사는 동네는 이래야 하구나!
첫댓글 하윤이에게 연락이 왔어요. 루카 선생님의 송별을 준비하는 마음이 예뻤어요.
안타깝게도 제게 하윤이 사진이 없어 속상했는데 그럼에도 여러 사진들 보내주셔서 고맙다는 하윤이에게 감동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