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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2학기 숲나들이 시작입니다.
어치도 처음부터 숲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랍니다. 어치는 그야말로 순수한 도시여자였는데,
어치의 딸들을 통해 만난 자연속에 무한한 호기심꺼리와 즐거움이 있음을 알고부터는 그만 푹 빠진 것이랍니다.
누구나 계기가 있기 마련이라~
오늘 잣송이를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오늘 만난 잣송이가 여러분을 숲으로 더 가까이 이끌어주었나요?
오늘 우리 가족들이 모두 참석했어요. 민호네, 선우네, 정현이시현이네, 승찬이네, 유호네.
(보내주신 사진을 가지고 후기를 작성하다보니 유호사진이 하나도 없네요. 유호사진 보내주세요~~)
(보내주시면 편집해서 다시 올릴게요^^)
그리고 2학기부터 함께 하는 5세 찬유가족이 함께 했구요, 창원1팀의 4세 리안이가족도 함께 했습니다.
어치는 오늘 작정을 하고 왔어요. 어떤 일이 있어도 잣나무숲까지 가리라~~
힘들었지만 끝까지 함께 해 준 우리 나들이 가족들에게 큰 박수를 보냅니다.
입구는 늘 등산객으로 붐벼요. 그래서 늘 험한 숲속으로 올라갔었는데, 오늘은 높이 올라갈 것이라 되도록 짧은 코스로 선택해 숲으로 올라갑니다. 다 어치의 계산하에 잡힌 코스랍니당.
어린이들이 잣송이에서 눈을 못 떼는 것을 보면 그대~~로 동물의 본능이 보이는 듯해 재미있어요. 벌어지지 않은 밤송이는 기어코 열고 싶어 하거든요. 그 안에 맛있는 것이 있는 것을 아는데 어떻게 그냥 가느냐는 것이지요. 끝내 승찬이는 밤송이를 손에 들고 말았네요. 밤송이의 가시는 진짜루 치명적이에요. 어치는 밤가시가 언제 나오나 실험할 생각으로 손에 박힌 가시를 그냥 둔 적이 있었어요. 살이 두툼하게 자라올라오면서 밤가시를 밀어내는 걸 보고 싶었어요. 왠만하면 세수할 때나 샤워할 때 빠질 법도 하건만, 이 밤가시는 절대로 빠지지 않다가 살이 밀어낼 대로 밀어내면 빠집니다. 가시가 잘 빠지지 않으면 일단 소독을 하고, 안전한 곳에서 잘 빼거나, 아프지 않으면 그냥 둡니다.
네살인데도 어치의 설명을 잘 들으려고 어치가 말을 하기 시작하면 가까이 오는 우리 리안이. 낯선 언니, 오빠, 이모들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고 활동합니다. 어치의 말이 리안이에게는 어떻게 들릴까요? 작은 콩 열매(아까시열매)에 우리 친구들이 큰 관심을 가집니다. 이 콩을 소개한 뒤로 어린이들이 콩이 보일 때마다 어치에게 들고 왔답니다. 콩이 영양가있는 식재료라는 걸 본능적으로 아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건 못 먹는 콩이랍니당^^;;
오늘 숲의 이곳저곳에는 무당거미가 많이 보였지요. 4월부터 조금씩 커 온 무당거미암컷이 거의 다 성숙했네요. 수컷은 모기만한데 암컷은 어른 손가락 한마디만하지요. 암컷 몸에는 알집이 들어있기 때문이지요. 거미줄에서 금빛이 보이면 짝짓기가능하다는 뜻이랍니다. 우리 친구들이 거리낌없이 무당거미의 발을 느껴보았어요. 참 소중한 경험이랍니다.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느낌을 공유하는 시간. 그리고는 원래의 자리로 돌려주어요.
어치가 곤충이야기를 하면 리안이는 거부감없이 받아들입니다. 4세들은 원래 자연에 너그러운데, 엄마 아빠도 모르는 어떤 계기로 인해 곤충과 동물을 무서워하게 되기도 하지요. 무서운 말벌이라도 우리들이 먼저 공격을 하지 않으면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데도 우리는 무조건 무서워하지요. 어치는 숲에서 말벌이 제 주위를 돌면, 마음껏 탐색하라고 천천히 걸어갑니다. 쬐끔 무섭긴 하지만, 말벌을 배려해요. 후덜덜~~
우리 리안이에게는 그런 안 좋은 계기가 없었던 듯해요. 이대로 쭈욱 유지되길 바라고 또 바랍니다.
평소에는 말라있더라도 비가 온 뒤에는 오랫동안 물이 고여 잘 빠지지 않는 습지임을 알리는 물봉선이랍니다. 꽃도 특이하고 예쁘지만, 손대면 톡! 하고 터지는 열매가 정말 신기했지요?
숲에는 인공구조물이든 나무든 풀이든 어디에든 곤충의 흔적이 있어서 재미있어요. 흙으로 집을 짓는 감탕벌집의 흔적도 있구요, 광대노린재 약충도 있어요. 광대노린재 약충은 웃고 있는 얼굴모습이 등에 있어요. 큰 얼굴인 줄 알고 다른 곤충들이 먹지 않도록 하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너무 똑똑한 거 아니에요? 사람의 얼굴이 이렇다는 걸 어찌 알고? 미스테리~~미스테리~~
늘 밝은 정현이시현이 형제랍니다. 뭐든 재밌어 하고 행복해하니 이렇게 밤도 줍는구나^^
정현이는 7세인데도 동생들과 무리없이 활동합니다. 자신만의 영역을 가지면서 동생들과도 트러블없이 잘 지내는 정말 멋진 형과 오빠랍니다.
아하~~~ 이제 아셨죠? 땅을 사실 때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거^^
어치의 지인이 크게 속아서 땅을 사고 나서는 누구를 만나도 강조하는 이야기랍니다. 습지식물의 특징을 보자면 꽃은 다 다르게 생겼어도 씨앗에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었지요. 끝이 뾰족한 것. 물속의 뻘에 잘 박히기 위한 습지식물들의 전략이랍니다. 앞으로 습지를 잘 알수 있겠지요? 언젠가 이 정보를 알차게 사용할 기회가 많이 생기길 바랍니다.
드디어 잣나무숲입니다. 위로 쭉쭉 뻗어 자란 잣나무를 보니 속이 다 시원했어요. 이 높은 숲에 누군가 장승을 만들어 세워놓았네요. 이 장승들은 나쁜 귀신을 몰아내 주고, 선량한 사람들을 웃으며 맞이하는 서민의 마음이 담고 있어요.
장승은 그래서 무섭게 생겼지만 웃고 있는 것이랍니다.
어른들에게는 실제로 엄청 힘든 순간이셨을 겁니다. 우리 어린이들은 날아다니지만요.
너무 애쓰셨고 장하다고 칭찬해드릴게요. 그러나 보세요. 우리 친구들은 너끈히 잘 다녀오지요?
앞으로도 어치는 잣나무 숲을 계속해서 올라올 예정입니다
만일 시간이 되신다면 아빠하고도 천천히 함께 방문해주신다면, 다음달 어치는 우리 친구들로부터 새로운 소식들을 많이 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산이란 게 참 그래요. 엄청 힘들었지만 그 만큼 큰 보람을 준다는 거. 호연지기라는 말이 있쟎아요.
크게 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넓고 큰 기운이에요. 높고 큰 산을 오르다보면 저절로 생기는 기운이지요.
내가 살고 있는 세상, 내가 서 있는 곳에서 바라보면 좁아 보이지만 이렇게 높은 산에 올라 더 넓은 세상을 보면, 더 많은 견문이 생기고 생각의 폭도 넓어진다고 해요. 다시 꼭 와야겠죠? ㅎㅎ
신나보이는 친구들의 모습이 어치를 흐뭇하게 합니다. 참 멋진 두 친구입니다.
정상으로 달려 올라왔지만 아쉽게도 전망은 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어요. 그러나 우리 친구들은 집이 보인다며 조금씩 보이는 아파트를 반가워합니다. 여기서 더 많이 올라가면 더 잘 보이지만 우리는 일단 여기까지. 만일 나중에 우리 친구들이 탐험대에 합류하게 되면 그때 더 위로 올라가도록 하지요.
데크 입구에서 뱀허물쌍살벌집을 봤지요. 우리는 손도 대지 않고 눈으로만 보고 왔는데, 지난주에 갔더니 누군가 깨끗하게 제거했더라구요.
이런 저런 풀들을 만나보면서 올라가는 길이 즐거웠습니다. 길가의 풀들 하나하나 자세히 보면 신기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등산할 때 자칫하면 정상에 가는 것만을 목적으로 가기 쉬운데, 이건 한번에 크게 한방 해 치우기 위해서지요. 한달에 한번이라도 천천히 숲을 올라주세요.
이번엔 잣나무숲에서 다람쥐가 남긴 흔적을 많이도 보았네요. 청설모는 나무위에서 열매를 까구요, 다람쥐는 이렇게 땅에서 열매를 까서 씨앗을 빼먹는데요. 그러나 청설모일 수도 있지요. 까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싶어요. 이렇게 송진이 많은 잣을 도대체 어떻게 까는지.... 발에 묻은 송진은 어떻게 제거하는지... 너무 궁금해요.
자 드디어 이제 내려갑니다. 찬유와 시현이는 동갑이에요. 서로 친구하자며 손을 잡고 내려갑니다. 다음달 둘이는 좀 더 친하게 어울릴 수 있겠지요? 시현이는 늘 어치의 손을 꼭 잡고 갑니다.
이게 말이죠? 시현이가 어치를 좋아해서 그렇겠지요? ㅎㅎ
그런데요 어치가 어린이들과 체험할 때 보면, 누구보다 앞서고 싶은 친구들은 꼭 어치손을 잡는답니다.
어치랑 가면 제일 앞에 갈 수 있다는 걸 눈치를 채고 말이지요. 어린이들은 하여튼 정말 영특한 존재랍니다.
우리 친구들 모두 계곡에 들어가고 싶어서 어찌 참았나 몰라요.
만일 어치와 어린이들만 있었다면,무릎까지 물에 적시고 놀았을 지도 몰라요. 탐험대친구들은 9월까지 물속에서 놀거든요^^ 그렇게 해서 '9월의 물놀이는 조금 추울 수 있다'는 걸 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엄마와 함께 손 씻고 이제 점심식사 할 준비를 합니다. 물을 못내 그리워하던 우리 친구들이 얼굴이 선~~합니다.
높은 산에 다녀와서인지 점심을 먹고 나니 시간이 빠듯하네요. 그러나 오늘 정말 좋은 경치를 몸으로 즐겼기에 천천히 남은 시간을 향유합니다. 왕벚나무의 낙엽이 노랑, 주황, 갈색으로 다양하고 여기저기 풀씨들이 있어서 자연햄버거를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부드러운 찰흙을 마음껏 만지면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이랍니다.
시현이는 웃음도 많고 애교도 많습니다. 민호형아가 어치에게 자랑하는 햄버거를 슬쩍 보고는, 자신의 햄버거도 어치에게 자랑합니다. 모든 것이 맛있어 보이고, 모든 햄버거가 소중합니다. 우리 친구들의 작은 손으로 모은 잎과 풀씨들이 자연속으로 다시 고이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이 활동은 햄버거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자연을 손으로 만져보는 데 의의가 있답니다. 친구들과 찰흙을 이용해서 햄버거를 자주 만들어보세요. 요즘은 다양한 씨앗과 열매들이 억어가므로, 주변에서 볼 것이 많구요, 그 자연물을 이용해서 햄버거를 만들고 숲의 요정에게 선물해주세요.
친구들이 만든 것은 일주일정도 잘 보이는 곳에 전시한 후 오며가며 칭찬해주시고 그 뒤 동네 화단에 놓고 요정에게 선물로 주시면 됩니다.
오늘 처음 온 찬유도 어치를 낯설어했지만, 나중에는 멋진 미소를 날려주었지요. 햄버거를 잘 찍으라고 손을 쭉 내 뻗은 모습도 귀엽고, 숲에서 잣으로 어치와 쬐끔 친해진 것도 아주 좋았어요.
이렇게 해서 휘리릭 후기가 넘어갑니다. 우리 친구들이 숲에 조금씩 빠져드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어요. 다음달은 곤충들을 만나 볼 예정입니다. 어디에서 어떻게 만날 지 고민해서 알려드릴게요.
한 사람도 빠진 사람없이 만날 수 있도록 환절기에 건강관리 부탁드려요.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주신 창원나들이 가족들께 깊은 감사 드려요^^
첫댓글 보강수업으로 급하게 오빠들팀에 갔는데 리아니힘들까바 손 내밀어준오빠와 가방도 들어주겠다던 오빠들~모두모두 고마웠어요👏🥰생각보다 오르막코스의 연속이여서 힘들었지만.보람된 하루였어요😄
아고 ㅡ 선우랑 하나하나읽어보다 답글을 깜빡했네요ㅋㅋ 한달 방학이 어찌나 길던지.. 매일 어치는 언제 만나러 가냐며 기다리고 기다렸던 시간이였어요. 그다음주 가족끼리 같은장소를 찾았는데 ㅡ 안보는척 하며 다 봤는지
여기는 우리가 햄버거 만들었던 자리야~
여기는 우리가 나뭇잎 기타를 찾았던 자리야~
여기서는 개구리를 봤어~
하며 연신 아빠에게 설명을 해주더라고요
이번엔 힘든지 전망대까지는 안가고 내려왔지만 다시가보니 새록새록 ~~!!
벌써 다음 탐험을 기다리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