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콤달콤한 돌 파인애플 아이스크림 그 뒤에 숨겨진 한국인 노동이민들자의 애환
세계적인 열대과일 생산가공회사인 'Dole'에서 운영하는 체험형 파인애플 농장이다. 1950년부터 파인애플농장이었던 곳을 1989년 파인애플 체험농장으로 일반인에게 개방한 이후 연간 수 백 명이 찾는 오아후의 명소가 됐다.
농장 부근만 와도 파인애플 냄새가 진동하며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파인애플 농장이 펼쳐져 있다. 파인애플 농장 이외에도 세계 최대 규모의 미로도 있다. 돌 플랜테이션은 직접 들어가서 만져보고 볼 수 있는 투어뿐만 아니라 파인애플로 만든 기념품, 음식 등도 판매하며 신선한 파인애플도 직접 사 갈 수 있는 매장도 있다. 싱싱한 파인애플을 갈아 만든 파인애플 아이스크림은 꼭 먹어봐야 하는 아이템!
돌 파인애플 농장(Dole Plantation-파인애플 대량 조림 농장)을 찾은 것은 순전히 파인애플 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해서였다. 싱싱한 파인애플을 갈아서 만든 파인애플 아이스크림은 꼭 먹어봐야 할 빠트릴 수 없는 하와이 여행의 버킷리스트의 하나다!
렌터카로 호놀룰루에서 출발하여 버벅거리며 도착한 돌 플랜테이션 매인건물 입구에는 이 회사의 브랜드 마크인 ‘Dole'이 빨간 글씨로 새겨져 있다. 중앙에 황금빛으로 빛나는 마크는 태양을 상징하고, 그 밑의 푸른색 라인은 수평선을 상징한다고 한다. 그런데 ‘Dole'이라는 로고는 우리나라 ’돌‘잔치의 돌자와 같은 발음이어서인지 어쩐지 친근감이 간다. 9시가 되어 문을 열자 많은 관광객들의 우르르 몰려들었다. 물론 그들 모두가 먼저 찾아 간곳은 아이스크림 매장이다. 돌에 도착한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먼저 상큼한 파인애플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투어를 시작한다. 경이는 완전 채식주의자로 우유와 치즈가 섞인 아이스크림도 먹지 않는다. 그런데 이곳의 파인애플아이스크림은 순수한 파인애플로 만든 아이스크림이라고 한다.
아이스크림을 뽑아내는 아가씨의 옷도 파인애플이 그려져 있다. 파인애플로 만든 아이스크림도 12개로 모양도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 아이스크림이 우리가 흔 먹는 휘프 콘(Whip Cone)이다. 콘에다가 채찍처럼 휘감아 상투를 튼 것처럼 보륨을 준 모습이 너무나 먹음직스럽다. Whip Cup, Whip Cup topping, 와플에 담은 Waffle Cone, Waffle Bowl도 있고, 파인애플처럼 갈라져 주름진 거대한 Pineapple Split도 있는데 값이 25달러 95센트나 된다. 신선한 파인애플을 주 원료로 만든 아이스크림이라 모두 한번 먹어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아침일직부터 아이스크림이 불티나듯 팔려나갔다. 우리도 돌 휘프 레귤러 콘(Dole Whip Regular Cone)이라 불리는 소프트 파인애플 아이스크림콘을 하나씩 입에 물고 후원으로 나갔다. 가격은 5불 50센트로 꽤 비싸지만 양이 생각보다 엄청 많다. 콘의 높이보다 세배정도 휘감아 올린 연한 노란색의 아이스크림은 만년설에 뒤덮인 알프스 마테호른 꼭대기처럼 가파르고 날카롭게 솟아 올라있다. 아, 저걸… 그냥 먹지 않고서는 배겨나지 못할 정도로 구미가 당긴다. 한입 핥아먹어보니 맛이 달콤하고 새콤하다!
넓은 야외 후원에는 파란 파라솔을 꽂아놓은 테이블이 놓여 있다. 사람들은 테이블에 앉아 아이스크림도 먹고 각종 스낵을 먹기도 한다. 후원에는 노란색의 거대한 파인애플 모형을 세워놓았는데, 그 위에 파인애플 아이스크림을 얹어 놓았다. 이건 에베레스트 봉우리에 빙하를 덮어 놓은 것 같네! 우리는 아이스크림 조형물 속에서 파인애플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기념촬영을 한다. 파인애플 향기가 몸속으로 스며 들어간다.
아이스크림만 먹을 일이 아니다. 돌 플랜테이션에는 파인애플 급행열차가 있다. 그러 타고 파인애플 농장을 한 바퀴 돌았다. 파인애플 농장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펼쳐져 있다. 기네스북에 올라간 미로정원(Pineapple Garden Maze)도 있다. 파인애플 하나로 여러 가지 시너지효과를 올리며 돈을 벌어들이는 기업가의 수단은 실로 놀랍다.
돌 플랜테이션은 제임스 드러먼드 돌(James Drummond Dole)이 1900년에 첫 번째 파인애플 농장을 세웠던 곳이다. 그는 하와이 주지사로 재직했던 샌포드 돌의 사촌으로 당시 많은 사람들이 실패했던 파인애플 재배에 성공하여 ’파인애플 킹‘이란 별명을 얻었다. 1933년부터 파인애플 캔과 주스에 ‘Dole'이란 상표를 넣기 시작했고, 1961년 세계 유수의 식품업체인 캐슬앤쿡(Castle & Cooke)으로 인수되었다.
돌의 기본방침은 무엇보다 제품의 품질에 두고 있다. 돌은 ‘품질’과 ‘신선’ 두 가지 기준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 원산지 관리부터 재배환경, 농업기법, 품질관리, 수확 방법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있다. 또한 출하된 상품이 가장 신선한 시간 내에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현지에서 출발하여 8일 안에 도착하는 전용선부터 전용부두 및 물류센터를 운용하는 등 소비자에게 가장 신선한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돌은 초등학교에서 ‘돌 파이브어데이 프로그램(Dole 5 A Day Program)'을 시작했는데, 하루에 5가지 이상의 과일과 야채를 먹자는 캠페인을 벌려 육식위주로 각종 성인병이 만연한 미국사회에 큰 호응을 얻었다. 1996년 돌 브랜드는 미국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믿음을 얻었다. 불량식품을 남발하는 국내 식품업자들이 새겨들을 만 하다.
하와이에서의 파인애플의 역사, 즉 돌(Dole) 회사의 역사를 말해 주는 자료가 전시되어 있는 곳이다. 기념품 상점 앞에서는 온갖 종류의 선물용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하와이의 파인애플 재배는 한국인이 노동이민을 시작한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1850년대부터 하와이에서 사탕수수와 파인애플 플랜테이션이 본격화되면서 중국인 이민자들이 유입되기 시작했고, 1902년 12월, 100여 명의 한국인이 하와이로의 이민이 시작 되었다. 하와이 노동시장의 70%를 차지하게 된 일본인들이 노동조건을 걸고 파업을 일으키는 등 세력화하자 농장주들이 일본인을 견제하면서 임금을 낮추기 위한 대안으로 생각한 것이 바로 한국인의 노동 이민이었다. 당시 하와이에 온 한국인들은 사슬이 없는 노예 생활처럼 살았다고 한다.
하와이는 과연 ‘지상낙원’이었나? 한윤정은 “하와이에 도착한 한인들은 고달픈 삶과 악역을 떠맡았다”며 이렇게 말한다. “이들은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새벽 6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점심시간 30분을 빼고 10시간씩 노동해야 했으며 하루 품삯은 50~80센트에 그쳤다. 이 돈은 근근이 생활을 유지할 정도였다. 고된 노동 뒤에는 사병 막사처럼 생긴 판잣집에서 담요 한 장으로 잠을 청했다.(참고문헌:강준만, 미국은 세계를 어떻게 훔쳤는가:주제가 있는 미국사).
갑자기 목구멍을 타고 넘어 들어가는 달콤한 파인애플 아이스크림이 씁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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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내와 함께 떠난 세계일주 원문보기 글쓴이: 찰라
첫댓글 에고~ 지난 번 하와이여행 때 못간 파인애플 농장 여기서 다 보았네요. 감사합니다!
지금 이태리 돌로미티에 있는 코르티나담페조에 와 있습니다.
비수기라 아주 한가한데 야생화 천국이네요!
여기서 10일 머물며 트레킹도 하고 날마다 새로운 야생화를 만나는 즐거움에 빠집니다!
두 분도 너무너무 좋아하실 거 같아요!!!
아 돌로미티
아름다운 알프스
그 야새화
날좀 보게 해주오
서울에 돌아가서 사진정리하면 보여드릴게요! 여긴 그래도 와이파이가 되긴 하지만 워낙 느려서...
다음에 열흘 머물 오르티세이 숙소는 와이파이도 없다네요. ㅜㅜ
@신나아줌마 ㅎㅎ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