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오후 3시... 늦은 시간에 길을 나섰다.
한적하다.
어느집 울담아래로 '참나리' 꽃술이 선명하다.
세련된 모양새가 유혹을 더한다.
그림의 소재로 덧붙여도 손색이 없을 듯 깊어보인다.
역동... 짜릿한 일상의 탈출일지도 모르겠다.
성새기 해변에서...
구불구불 휘돌아 가는 길... 나의 단골 포토죤이기도 하다.
솔솔솔 이내 마음도 따라간다.
고운 길이다.
강태공의 꿈~ 누군가는 세월을 낚는 기다림으로...
불러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월정리 올레로 들어서고 있다.
짙은 초록길이 얕은 하늘가에 맞닿아있다.
올레리본이 마중을 나와있다.
간세다리... 늘 그곳 그자리에...
월정리 마을안 골목길이 정겹기도 하여...
그 옛날 초가집은 아니어도 그 흔적의 돌담만으로도 족하다.
헤아릴 수 없이 변해버린 어촌의 풍경이 아쉽기도 하고...
어쩌랴...
여름날의 향연...
동네 아낙네 둘이서 길을 걸어가고 있다.
~ 어떵 성님네 밭 곡식은 잘 컴수꽝...
~ 게메이... 요작이 비 하영 와부난 포릇포릇 해신게...
~ 겅허민 걱정 어시쿠다...
살아간다는 것... 그건 각자의 몫이다.
작은 행복에 감사하는 마음도...
호수를 품어안은 오후의 일상이 한가롭다.
물빛 어리여...
행원리 '족은모루'를 내려서고 있다.
풍차... 온갖 바람을 안고 쉼없은 날개짓을 삭이고 있다.
누가 봐주는 이 없어도 제 몫을 다한다.
낮은 밭담과 잘 어울린다.
'좌가연대' 가는 길에... 솔잎 향기 그 촉감이 부드럽다.
이름모를 들풀이 운치를 더한다.
빗방울 오락가락...
누가 그려놓은 작품일까...
젖은 흙길과 낮은 밭담, 소나무 두 그루...
얼키고 설킨 넝쿨마저도... 멋스런 구름의 운치도...
오래오래 이 모습 그대로 남아있기를 바래본다.
디카의 셧터가 그리 머물어있다.
아름다운 풍경이다.
'뱅듸동산' 초입에서... 간세야 간세야...
잠깐 떠올려 보는 유년 시절의 나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어느 올레집 아이의 샛 패락시(말썽꾸러기) 시절에^^...
길이 이어지고... 평대리 동동 마을 어귀로 들어서고 있다.
늦은 시간에 걸은 발품이라 느긋함이 부족한 터라...
저녁 7시쯤일까...
세화리 오일장터를 지나왔다.
길의 끝남이 지척이다.
먼길 걸어걸어...
종착지 '제주해녀박물관'에 다달아...
날이 저물어간다.
기약...
2020년 7월 14일~ 별방진의 디카 일기록을 쓰며...
(Pm 3시~7시, 17.6km : 김녕서포구-제주해녀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