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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이슬람화와 토지 문제
박창수
■ 로마 제국의 토지 소유 양극화
[들짐승도 날짐승도 저마다 보금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중략: 인용자) 그런데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로마 시민들에게는 햇볕과 공기 밖에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집도 없고 땅도 없이 아내와 자식들을 데리고 헤매 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중략: 인용자) 로마 시민들은 이제 자기 것이라고는 땅 한 평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1)
[고대의 사람들은 씨를 덜 뿌리고 밭을 더 잘 가는 것이 더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온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에, 지나치게 크지 않은 농장이 특히 보존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알고 있기로는, 베르길리우스도 똑같은 견해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대토지 소유제가 이탈리아를 파멸시켰고 이제 속주들도 파멸시켰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사람들도 그런 견해를 갖고 있다. 네로 황제에게 살해될 당시에 여섯 명의 지주들이 아프리카(지중해 연안의 북아프리카: 인용자) 땅의 절반을 소유하고 있었다.]2)
■ 초대 교부 크리소스톰과 암브로스의 설교와 지공(地公) 사상3)
[그(하나님: 인용자)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땅을 주셨다. 그런데 땅은 공동의 재산인데, 어떻게 그대는 그 넓은 땅을 가지고 있고, 그대의 이웃은 작은 한 조각도 가지고 있지 못한가?](요한 크리소스톰의 『디모데전서 설교』)
[오 너 부유한 자여, 얼마나 오랫동안 너의 미친 욕심을 날뛰게 할 것인가? 너 혼자서만 이 땅 위에서 살 것인가? 왜 너는 자연이 너의 동료로 만들어 준 자들을 내어 쫓고, 자연을 너 혼자서 독차지하려 하느냐? 땅은 가난한 자와 부유한 자 모두를 위해 있는 것이다. 부자여, 왜 너 혼자서만 땅을 독차지하려고 하느냐?](암브로스의 『나봇에 대하여』)
■ 이슬람 『꾸르안』의 토지법
[실로 대지는 알라의 것이니, 그 분의 뜻에 따라 그 분의 종복들이 상속하리라.](『꾸르안』7:128).
■ 이슬람 초기 역사의 토지법
[이슬람의 교리에 따르면 모든 창조물은 신의 것이다. 그래서 신의 집사인 무슬림(Muslim)만이 토지를 소유할 수 있다. 그리하여 정복자는 피정복자의 토지에 대한 권리를 무슬림에게만 나누어 준다.]4)
■ 초기 이슬람화와 토지 문제
콘스탄틴 황제의 기독교 공인 이후 지주들이 신앙적 이유가 아니라 정치적 이유로 교회에 들어오면서, 부유한 지주와 착취당하는 땅 없는 농민 사이에 형제애는 사라짐. 예수님의 새 계명인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이 지켜지지 않음. 그라쿠스의 연설과 플리니우스의 언급, 그리고 크리소스톰과 암브로스의 설교에 나타난 것처럼 로마 제국의 토지 소유 양극화 현상은 오랜 세월 동안 극심했음. 이런 토지 불의 상태에 대해 크리소스톰과 암브로스 등과 같은 소수의 교부들을 제외하고 교회는 무관심하였고, 또 관심을 가진 소수의 교부들조차도 개인 자발적 차원에서만 토지 정의를 요구하고 국가 제도적 차원에서는 요구하지 않은 한계가 있었음.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가 AD 7세기에 무함마드가 일어나 토지는 알라의 것이며, 이슬람으로 개종하면 땅을 준다고 하자, 북아프리카의 땅 없는 가난한 사람들은, 토지 정의에 무관심하고 소극적인 교회를 떠나 급격하게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말았음. 이것은 토지 정의가 기독교 호교 및 선교와 깊은 연관성이 있으며, 교회가 개인 자발적 차원을 넘어 국가 제도적 차원에서 토지 정의를 실현하는 일에 앞장서야 함을 교훈해 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