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
한국 장로교단의 신학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교회에 오랫동안 출석했더라도 이에 대해 정확한 개념을 갖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위에 세워진 한국 장로교단은 축자영감설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극명하게 나뉜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은 성공회의 개혁을 위해 1643∼47년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열린 교회회의에서 장로주의(長老主義)에 입각하여 제정된 것이다. 여기서 파생된 축자영감설은 기계영감설로도 불리는데 하나님께서 기록자에게 글자를 하나씩 불러주셨다는 이론이다. 성경에 전혀 오류가 있을 수 없다는 성경무오설은 축자영감설의 연장선에서 이해될 수 있다.
축자영감설은 초대교회 교부들과 종교개혁자,17세기 루터파와 개혁파 정통주의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축자영감설 반대자는 성서는 사람의 손으로 쓴 것이므로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은 성경무오설과 축자영감설을 받아들이는 반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은 성경무오설은 인정하되 축자영감설은 거부한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성경무오설과 축자영감설 자체를 거부하고 성경비평학을 따르고 있다.
한국 장로교단은 성경무오설과 축자영감설에 따라 분열됐다. 예수교대한장로회와 한국기독교장로회의 분리는 조선신학교 김재준 교수의 ‘성경유오설’이 발단이 됐다. 1947년 조선신학교 학생 51명이 김 교수의 가르침이 조선장로교가 고백하는 장로교 신조(12신조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제33회 총회에 호소문을 제출했다. 총회는 같은 해 8월 심사위원회를 조직했다. 이 위원회 앞에서 김 교수는 성경의 절대무오를 받아들인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절대무오를 신앙과 행위에만 국한시켰다. 자연·역사·과학 영역까지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에 박형룡 박사는 1947년 조선신학교의 진정서에 대한 답변으로 쓴 김 교수의 진술서를 분석하고 김 교수를 자유주의신학 옹호자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한국의 보수정통주의 핵심인 성경의 축자영감설을 극복하지 못하면 한국 교회가 살아 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수 없다”고 응수했다. 1950년 ‘성서비판의 의의와 그 결과’ ‘축자영감설과 성서무오설’이라는 논문을 발표,성경무오설과 축자영감설을 기독교적인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로써 박형룡 박윤선으로 대표되는 근본주의적 보수신학과 윤치호 김재준으로 대표되는 진보주의적 참여신학이 형성되게 됐다.
박형룡은 장로교 칼뱅주의와 청교도적 경건주의가 서구 계몽정신의 격류를 헤쳐나오는 동안 형성된 보수 정통신학을 대변했다. 비판적 성경연구 태도나 역사주의 및 진화론으로 대표되는 자연과학의 연구 결과를 받아들이면 기독교 진리는 뿌리까지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김재준은 복음의 자유정신,신앙양심의 자유 존중,우상타파,사회윤리적 책임의식,성서의 비판적 연구 수용 등을 주도했다. 이는 1970∼80년대 한국 기독교의 예언자적 저항 운동의 기반이 됐다. 이 토양 위에 안병무 서남동 박형규 서광선 등은 민중신학,문익환 문동환 박순경 등은 통일신학을 꽃피웠다.
1959년 예수교대한장로회가 다시 분열됐다. 표면적인 이유는 세계교회협의회(WCC) 가입 문제. 하지만 실제적인 이유는 성경에 대한 역사비판학과 성경무오설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없느냐의 논쟁 때문이었다. 통합측은 소위 문자적 기계적 축자영감설은 성경적으로나 학문적으로나 현실성이 전혀 없다고 했다. 성경의 친필 원본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현실에서 사본상의 증거만 갖고 일점일획,토씨까지 영감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복음주의적 성경관이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합동측은 성경과 칼뱅 모두 축자영감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믿는다. 이와 관련,김지찬 총신대 신학대학원 교수는 “축자영감의 본래 의미는 과정이 아니라 결과를 가리키는 용어”라며 “성경은 인간의 지성이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성령이 받아쓰게 하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신학자는 “문맥과 장르 등을 무시한 채 지나치게 자구에 매달리는 경직된 근본주의적 해석에 함몰돼서는 안된다”며 “성경의 무오를 믿는다면 무오를 믿는 사람답게 삶과 행위를 통해 진리를 올바르게 증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http://www.kmib.co.kr/html/kmview/2006/0314/092012110523111511.html
첫댓글 한국 장로교회의 분열에 대해 자세하지는 않지만 간략하게라도 잘 서술했네요.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기독 신문들에 좋은 자료가 많더라고요.
축자영감설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사실 기계적영감설과 헷갈리는 부분이 있어서요 ㅜㅜ
둘의 차이가 뭘까요?
너무나 좋은 질문입니다.^^ 기계적 영감설과 축자 영감설은 비슷한 듯 보이지만 다릅니다. 별건의 게시물로 "루이스 벌코프" 게시판에 올리겠습니다.
축자 영감설과 기계적 영감설은 다른 것
https://cafe.daum.net/1107/YNWz/14
@장코뱅 저는 신문기사만 올리는데, 장코뱅님 덕분에 제대로 공부합니다.^^
좋은 게시물이네요.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