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을린 슬픔
투명보다 투명을 보는 시선을 꿰뚫어 보기 쉽다
당신이라는 인칭,
내가 전부 살 수는 없는 시점들을 살면서
물기가 없는 벽은 이별을 살다 간 흔적이다
우리의 차가운 발자국들이 이토록 다정할 줄이야
여백에 손을 담가보면
이번 죽음이 얼마나 거짓될지, 가늠할 수 있다
외면할 수 없는 무언을 발음해야 한다
뜨거운 미음에 잠긴 숟가락처럼
당신의 몸 안에 나의 일부가 흘러들어갈 때
수명을 다한 치아들을 골라 깨문다
죽은 짐승들이 머무는 묵음에는 혼이 있다
표정에 기생하고 있는 저 입술 같은 문장
당신을 만지려면 얼마나 많은 손이 나를 잃을까
고독을 다독이는 삶
얕은 기침을 시작하는 생애의 저녁.
수증기를 지우지 않는 먼 거리를 허락할 것이다
투명한 당신에게 뼈를 끼워주고 싶다
우리는 그리워할 수 없다
ㅡ 시집『인간이 버린 사랑』(문학과지성사,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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