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교회 한맘교회(막 2:13-17)

[박정철]

이상한 교회 한맘교회(막 2:13-17)

한번은 일기장에 이래저래 뭔가를 긁적이고 있는데, 하루의 삶이 너무 평이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냥 하루가 갔나.’ ‘그냥 일주일이 다 갔나.’ 싶었습니다. ‘왜 그럴까?’ 싶은 생각을 하다가, ‘그래, 이야기를 엮어가자.’ 순간순간 일어나는 사건을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흘려보내지 말고 이야기 형식으로 써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 좀 더 내 삶이 풍성해지지 않을까. 이야기가 있는 삶, 스토리가 있는 인생이 되도록 힘써가야겠다.

요즘 수요일 목요일 9시가 되면 TV 앞으로 갑니다. 채널 DNA가 아니라 ENA에 맞춰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시청합니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역삼역과 같이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똑같은 이름인 우영우 변호사의 이야기에 빠져듭니다. 이전에 사람들이 그렇게나 열광했던 ‘오징어 게임’도 저는 보지 않았습니다. 아내가 꼭 보라고 권해주었던 ‘나의 아저씨’도 보지 않았습니다.

그랬던 제가 요즘에는 자원해서 이 드라마에 끌리고 있습니다. 배우들이 저마다 맡은 배역에 충실하게 연기를 해내는 모습도 참 보기가 좋습니다만 그것보다 저는 그 대본을 쓴 작가에게 더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 작가에 의해 탄생 된 대본이 어떻게 이렇게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적으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그저 놀랍습니다.

그 작가가 쓴 이야기의 전개를 보면 많은 부분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서 그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여성이나 장애인, 탈북민, 어린이와 같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아주 극적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들이 많은 이들에게 정서적으로 따뜻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오늘 이 설교의 제목을 ‘이상한 교회, 한맘교회’로 잡았습니다. ‘한바다(큰 바다)’라는 법률사무소에 속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우영우 변호사가 작가의 대본에 따라 그 배역을 멋지게 소화해 내듯이 한맘교회(큰맘교회)에 속한 우리 교우들 역시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멋지게 살아내는 삶이었으면 해서 제목을 정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써가시는 이야기를 보면 대부분 밑바닥 사람들에 대부분 그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병든 자,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자, 슬픈 자, 약한 자, 여러 이유를 들어서 차별을 받은 밀쳐진 자들의 이야기입니다.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 아멘.

주님께서는 천국에 들어가는 자들의 표상으로 그 기준을 어린이들로 삼아주셨지요. 현장에서 간음을 하다 잡혀서는 돌아 맞아 즉결 심판을 받아 마땅한 여인의 편을 들어 변호해 주셨지요. 소경 바디매오의 눈을 뜨게 해 주셨습니다. 베데스다 연못가에서 38년 된 병자를 치유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예수님의 눈길과 손길이 어디에 있는 누구를 향해 펼쳐졌는지를 보게 되지요.

그러니 여러분, 우리가 가져서는 안 될 생각이 있습니다. ‘나 같은 사람한테 주님께서 신경을 쓰시겠나.’ ‘나 같이 못난 사람에게까지 신경 쓸 겨를이 있으시겠나.’ 어떤 사람은 그럽니다. “하나님께서 나 같은 사람이 드리는 기도를 들으시겠나.” 누가 누구를 걱정해 주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도 나약하고 미련한 나를 어떻게 주님께서 쓰시겠나.’

그것은 여러분, 주님께서 공생애 동안에 보여주신 주님의 사역을 전적으로 부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사도 바울이 고린도교회를 두고 한 말씀이 있습니다. ‘형제들아, 너희를 부르심을 보라. 육체를 따라 지혜 있는 자가 많지 아니하며 능한 자가 많지 아니하며 문벌 좋은 자가 많지 아니하도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하나님께서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고전 1:26-29) 했습니다.

오늘 본문의 주님께서 계신 곳이 어디입니까? 바닷가입니다. 13절에, ‘예수께서 다시 바닷가에 나가시매 큰 무리가 나왔거늘 예수께서 그들을 가르치시니라.’ 우리 교우들 중에서 바다를 끼고 살아가시는 이들이 있으시죠. 월포, 양남, 울진 등. 주님의 주 사역지는 대부분 갈릴리 바닷가였습니다.

‘또 지나가시다가 알패오의 아들 레위가 세관에 앉아 이는 것을 보시고 그에게 이르시되 나를 따르라 하시니 일어나 따르니라.’ 이렇게 주님께서 관심을 가지시고 눈여겨보는 자가 누구냐는 것이지요. 레위는 세리였습니다. 천하게 여겨지던 자였습니다. 그의 또 다른 이름은 마태복음의 저자 마태입니다.

세리라는 직업군에 속한 자들은 유대 사회 내에서 매국노였고 창기와 개와 같이 아주 천하게 여겨졌습니다. 나쁜 인간, 몹쓸 인간이라는 낙인이 찍힌 자들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세리를 두고 더럽다고 침을 뱉으면서 눈을 흘기고 손가락질하면서 피하여 비껴갔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주님께서는 그런 세리 레위를 향해서 ‘나를 따르라’ 하신 것입니다. 얼마 전에는 생선 비린내를 풍기는 어부들 몇 명을 제자로 삼으시더니 어쩌자는 것인지 거기에다가 세리까지 따르게 하셨습니다. ‘도대체 뭐 하는 거야.’ ‘저들로 뭘 하겠다는 거야.’

보십시오. 여러분, ‘하나님 나라’ ‘주님께서 이 땅에 오심으로 해서 열어젖히신 하나님의 나라’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벅차고 놀랍고도 신비로우며, 다 헤아릴 수조차 없는 그 위대한 하나님 나라의 주역을 삼으시는데 있어서 주님께서는 그 사회 내에서 가장 못나고 몹쓸 인간으로 낙인이 찍혔던 자에게 맡겨주셨습니다.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게 주님 안에서는 안 될 사람도 없고 몹쓸 사람도 없습니다.

‘가가와 도요히코’ 일본의 장로교 목사였습니다. 1945년 일본이 항복하고 맥아더 장군이 군정관으로서 일본에 상륙하기 전, 미주리 전함으로 가가와 목사를 초청하여 자문을 받았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을 만큼 그는 세계적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출생 배경은 매우 비천하였습니다. 가가와는 일본 고베시에서 고위공직자와 기생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아버지는 도쿠시마현의 상류층 집안사람이었습니다. 가가와가 네 살 때 아버지가 죽고 다섯 살 때에는 어머니마저 돌림병으로 죽었습니다. 다섯 살에 졸지에 고아가 된 가가와는 아버지의 고향에서 자라나야만 했습니다. 첩의 자식이 아버지도 없는 본부인의 집에 들어와 의붓형제들 사이에 얹혀살게 되었으니 그 힘든 것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가 12세 되던 해 어느 날, 길가 담장 밑에 쪼그리고 앉아서 따스한 햇볕을 쪼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앞을 북을 치며 나팔을 불고 지나가는 전도행렬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외치기를, “예수를 믿으면 당신도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 소리를 들은 가가와는 순간 몇만 볼트의 전기에 감전된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가가와는 달려가서 묻기를, “나 같은 기생의 자식도, 첩의 아들도 하나님의 아들이 될 수 있습니까?”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영접하였습니다. 이후 가가와는 누군가 자기의 이름을 물으면 “내 이름은 가가와 도요히꼬로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나는 이제 기생의 자식도 아니고, 첩의 아들도 아닌 당당한 하나님의 아들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주님 안에서는 안 될 사람도 없습니다. 그리고 너무 늦은 때도 없습니다. 십자가 한 편의 강도를 우리가 성경에서 보잖습니까. 그 강도는 누가 봐도 안 될 사람이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안 될 인생을 살아왔던 인물입니다. 그런데 어떻습니까. 그는 마지막 죽는 그 순간에 이르러서 주님을 영접했습니다.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하소서.” 이에 주님께서는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고 화답해 주셨습니다.

보십시오. 그가 누구이든 그때가 언제이든 주님께서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낙원과 구원의 문을 열어주십니다. 이 사실을 알아 우리는 한 영혼의 구원을 위해서 끝까지 기도할 수 있어야 하겠으며 마지막까지 주님을 증거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내 스스로 판단하지 말아야지요. 세상은 비록 낙인을 찍어놓았을는지 모르지만 성령께서 인 쳐 주시면 되는 것입니다.

세상사에서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보였던 세리 레위를 주님께서는 구속사에 있어서는 그를 우뚝 세워주셨습니다. 그를 세워 마태복음의 저자가 되게 해 주심으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구원의 역사를 계속해서 써갈 수 있는 은혜를 허락해 주셨습니다. 이 얼마나 크신 은혜인지 모릅니다. 그 은혜 속에서 우리가 인생을 살고 영생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 주위에는 언제나 레위와 같은 사람들로 북적거렸습니다. 예수님께서 계신 바닷가에 큰 무리가 모여들었습니다. 더하여 레위를 제자 삼으신 후에 보니까 15절에 ‘그의 집에 앉아 잡수실 때에 많은 세리와 죄인들이 예수와 그의 제자들과 함께 앉았으니 이는 그러한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예수를 따름이러라.’ 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이들이 주님과 함께였습니다. 주님께서는 많은 이들로 서로 묶어 주시고 엮어 주셨습니다. 브리지(다리) 역할을 하셨습니다. 죄로 말미암아 단절된 하나님과 이어주신 주님께서는 사람들과도 서로 간에 이어지게 하셨습니다.

사도 바울이 고린도후서에서 전해주는 말씀입니다. ‘그가(하나님께서)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를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고 또 우리에게 화목하게 하는 직분을 주셨으니 곧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 계시사 세상을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며 그들의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아니하시고 화목하게 하는 말씀을 우리에게 부탁하셨느니라.’(고후 5:18,19)

여러분, 우리 성도들이 이렇게 주님처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과 이어지게 하고 사람들과도 이어지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교회가 주님을 닮아 한 심령 한 심령을 보듬어 주면서 세워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들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받아주면서 그 어떤 누구라도 일어날 수 있도록 일으켜 세워줄 수 있는 교회여야 하겠습니다. ‘웃어라.’ ‘힘내라’는 말과 함께 웃을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힘이 날 수밖에 없는 환경을 형성해 주면서 기도해주고 격려해주고 응원해 줄 수 있는 교회의 모습을 갖추어갈 수 있어야만 합니다.

살면서 좀 더 느끼게 되는 것이지만 연대가 참 중요합니다. 함께 웃어줄 수 있는 사람이 귀하고 함께 울어줄 수 있는 사람이 귀합니다. 누군가와 정서적 영적으로 공감하면서 연대를 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지를 알게 됩니다.

지난주에 옆집 목사님네가 이사를 했습니다만 교회당을 팔고 사는 과정에서 너무 힘들어합니다. 그 과정에서 저희 내외와 여러 이야기들을 주고받았습니다. 어떤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서 직접적인 역할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때 드는 생각입니다. ‘아, 이웃 간에도 연대가 참 중요하구나. 서로 믿고 신뢰하는 사이에서 주고받을 수 있는 힘이 참 크구나!’

그런데 악한 것들은 어떻습니까. 붙이려 하지 않고 떨어뜨려 놓으려 합니다. 분리를 시키려 합니다. 함께 하는 것을 아주 못마땅하게 여깁니다. 험담을 늘여놓으면서 이간질 시킵니다. 갈등을 조장하고 부추깁니다.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습니다.

16절에 나오는 바리새인들이 대표적이지요. ‘바리새인의 서기관들이 예수께서 죄인 및 세리들과 함께 잡수시는 것을 보고 그의 제자들에게 이르되 어찌하여 세리 및 죄인들과 함께 먹는가.’ 예수님과 함께 하는 이들을 두고서 좋게 보지를 않습니다. 그들 역시 주님과 함께 앉아서 먹고 마셨으면 얼마나 보기가 좋았겠습니까. ‘이렇게 사는 것이 인생이지.’ ‘이렇게 사는 게 좋은 거지.’

그런데 그러지를 않습니다. 자기들은 저들과는 격이 다르고 아주 고상한 척 합니다. 하나님 앞에 기도하면서도 ‘세리와 같지 아니함을 감사하다’고 합니다. 돌을 들고 여자를 내리치려 했을 때에 주님께서는 “너희 중에 죄가 없는 자가 먼저 치라.”고 하셨지요. 그러자 그 누구도 그 여인을 향해서 돌을 던지지 못했습니다.

우리 사회 내에서도 갈등을 조장하고 부추기는 세력들이 있지 않습니까. 지역주의를 조장합니다. 남녀를 차별합니다. 세대를 두고서도 그렇지요. 어리다고 놀리고 늙었다고 제쳐놓습니다. 인종을 차별하고 장애인을 차별합니다. 모든 것을 다 갈라치기를 합니다.

왜 그렇게 합니까. 그래야 자기들에게 이익이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전쟁이 일어나야 무기를 팔아먹을 수 있기 때문에 분열을 조장하고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입니다. 세대를 갈라놓고 남녀를 갈라놓아야 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지역 갈등이 심해져야 국회의원이 되기 쉬운 것입니다. 말뚝만 박아도 거저먹을 수 있는 것입니다.

오래전에 어떤 연세 드신 목사님은 교인들을 갈라놓습니다. 자기 편을 만듭니다. 그 교인들을 자신의 방패막이로 이용합니다. 그러면서 은퇴까지 갑니다. 그래서 본인은 좋을지 모르지만 교회는 풍비박산이 되어 버립니다.

우리 한맘교회의 모습은 어떠해야 할까. 오늘날 이 세대를 보면 갈갈이 찢어져서는 밥도 혼자 먹고, 술도 혼자서 마시고, 놀기도 혼자서 하는 족속들이 생겨나면서 개별화되고 파편화되고 있지 않습니까. 공동체성이 점차 파괴되어가는 이 세대에서 우리 교회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우리 이상한 교회 한맘교회가 교우들 간의 신앙적인 연대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이웃 간 지역 간에 있어서도 소통과 연대의 좋은 구심점의 역할을 감당해 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집니다.

아내가 양탕국에서 커피를 내리고 있는데, 이웃하고 있는 4호집 종태 형제네가 와서는 같이 앉은 이들을 향해서 하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우리 동네는 매주 토요일마다 같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아주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하더라는 것이지요.

다음 주일에는 이웃 주민들과 한맘교인들과 함께 ‘마을 음악회’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9월 초에는 프리마켓도 예정 중에 있습니다만 이런 기회를 통해서 서로 만남의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좋을 성 싶습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프로를 보면서 힐링이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우변의 활약상이 돋보이기도 합니다만 그녀가 돋보일 수 있도록 주위 사람들의 따뜻한 모습들이 봄날의 햇살처럼 받쳐주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지요. 함께 세워가는 것입니다.

제가 옥수수 씨앗을 심을 때 한 구덩이에 세 알씩 넣습니다. 한 알을 넣으면 나중에 자라다가 쓰러진다는 것이지요. 세 알 정도 넣어야지만 비바람에도 잘 쓰러지지 않고 꿋꿋하게 잘 버텨낸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전 4:12) 아멘.

이제 주님의 제자로 부르심을 받아 따라나서기로 한 레위의 집에서는 큰 잔치가 벌어졌습니다. 이런 풍경은 그간에는 볼 수 없었던 광경입니다. 흔치 않은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전에 레위의 삶이라는 것은 돈이 목적이요 전부였었기 때문입니다. 돈에 혈안이 되었기에, 돈이 된다면 로마의 앞잡이가 되는 것도 서슴지 않았지요. 자기 민족을 배반하고 동포들의 고혈을 짜는 것까지도 마다하지 않았던 그였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주님의 부르심을 입어서는 이웃들을 불러들여 거나한 잔치를 벌인 것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그 사람이 맞나’ 싶습니다. 이렇게 주님을 모신 저들의 삶은 현격히 변화되었습니다. 그들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확연하게 바뀌었습니다. 움켜쥐기만 했던 저들이 베풀고 나누는 삶이 되었지요. 나밖에 모르고, 그래서 나밖에 없었던 저들이 이제는 자기를 넘어 이웃과 민족이 있는 삶이 되었습니다.

이런 비슷한 상황을 우리가 삭개오에게서도 볼 수 있습니다. 세리의 장이었던 삭개오 역시 주님께서 자신을 영접해 주시면서 구원해 주셨을 때 그가 결단하면서 드렸던 고백이 있습니다. ‘주여, 보시옵소서. 내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주겠사오며 만일 누구의 것을 속여 빼앗은 일이 있으면 네 갑절이나 갚겠나이다.’(눅 19:8)

어느 한 시인은 ‘시인은 숫자를 모른다.’라고 적어주고 있습니다. 그 구절 속에서 가열찬 삶을 살아가고픈 그 시인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며칠 전에 미장원에 들러서 원장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설교를 했습니다. “우리네 삶이라는 것이 가짐으로서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나눔으로서 채워지는 것이다.”

물질이 필요 없다는 말이 아닙니다. 참으로 귀하고 소중한 것이 물질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제 우위에 놓여져서는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일 순위가 아닙니다. 그것으로 세상을 보고, 그것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모습이지는 말아야 합니다.

지지난주에 오랜만에 한결이가 성결이가 만났습니다. 얼마나 신나게 이야기들을 주고받는지 모릅니다. 그러다 성결이가 먼저 전남 광양으로 가고 한결이만 며칠 더 있었습니다. 한번은 설거지를 다 끝냈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누워서는 다리를 만져달라고 합니다. “아빠, 힘들어서 안 된다.”고 했더니 “야 아빠, 그럴 수 있나. 성결이는 만져주더니 나는 돈도 못 번다고 만져주지도 않네.” 그 말에 어쩔 수 없이 또 만져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부모는 그 어떤 자식이라도 그저 안쓰럽고 사랑스러운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한 생명을 천하보다도 더 귀하게 여기셨지요. 거라사 지방에 가셨을 때에 거기에서 군대 귀신이 들린 사람을 만납니다. 그때 주님께서는 그 사람 속에 있는 귀신들을 명해서 이천 마리 돼지 떼 속으로 들어가게 하시고서는 바다에 다 몰살되도록 하셨습니다. 두 마리도 아니고 이천 마리입니다.

이렇게 주님에게는 한 영혼이 무엇보다 중요하셨습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은 한 영혼이 이 세상의 그 어떤 가치들보다 귀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어떠한 삶을 살다 가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을 주님께서는 가르쳐 주셨습니다. 저는 우리 한맘교회가 계산적이지 않다는 것이 큰 자부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질 때가 참 많습니다. 돈으로 따지면 돈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없지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아내가 핸드폰을 보고 있는 저를 두고서 그럽니다. “또 우영우 보나.” 그녀가 가진 생각과 말투, 몸짓, 그리고 그녀와 함께 이들의 따뜻한 모습까지. 봐도 봐도 또 보고 있습니다. ‘이상한 목사 박정철’이 되고 싶은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이상한 성도들 한맘이네’ 세상의 가치가 아닌 신앙의 가치로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살아갈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