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읽고
‘아버지의 해방 일지’는 실제 빨치산의 딸로 살아온 작가 정지아의 자전적 소설입니다.
고난의 세월을 살아오면서도 사상의 전향없이 냉철하고 고집스럽기만 했던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 치뤄지는 장례식에서 주인공은, 지인들과 조문객들을 만나며 듣게 되는 아버지의 정 많고 따듯했던 인간적 면모를 통해, 사회주의라는 사상의 틀에 가두고 재단하여 그 속에 존재했던 순수한 인간애를 가진 아버지를 보지못했던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결국, ‘빨치산 아버지’는 우리시대가 거쳐온 사상의 전쟁을 통해 만들어진 허울이었고 껍데기였을 뿐, 사람에 대한 깊은 신뢰와 애정을 가졌던 가슴 따듯한 한 인간으로서의 아버지야말로 진짜 아버지였음을 온 가슴으로 받아들입니다.
우리가 살아온 시대는 자신과 다른 이념, 사상을 재단하여 편가르고 색깔 입히고, 차별과 혐오로 덧씌워 파괴시키는 과정을 거쳐왔습니다. 이 책은 그렇게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 되었던 빨치산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서, 사상과 이념에 대한 편견과 오해로 점철된 우리의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는 반성과 함께, 박제된 이념과 사상의 굴레에서 벗어나, 주인공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가슴 따듯한 인간애를 실천하는 여정에 함께해야 한다는 숙제를 남깁니다.
첫댓글 역시! 대단.
책일 읽으면서 30년 전에 돌아가셨고 이제는 잊고 살아갔던 아버지의 존재를 새삼 생각해 보게 되었네요.
아버지는 지리산 같이 깊은 존재였다는 것을.
모든 아버지가 그랬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드네요.
따뜻한 책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