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신앙인이 되기까지
2구역 5반 백창헌 안드레아
2017년 11월 19일 일요일. 드디어 명동성당에서의 견진성사 받은 날, 돌이켜 보면 우리 집안 내의 종교사는 조금은 특별했던 것 같습니다. 어려서부터 친할머니의 적극적인 신앙생활로, 홍은동에 위치한 백련사에 행사 때마다 아버지를 포함해서 식구들이 예식에 참여하였고 결혼해서도 자연스럽게 집안 내의 모든 행사는 불교 예식으로 진행되었으며 그것이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우리 집 아이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쯤, 어머니께서 기독교로의 개종을 제안하셨고 저 또한 중고등학교를 기독교 계통의 미션스쿨을 졸업해서인지 거부감보다는 친숙함이 들어 어머니의 말씀에 동의하였습니다. 동네 권사님의권유도 있었지만, 교회에서의 초등부 커리큘럼이 아이들의 인성교육에 상당히 좋다는 막연한 기대감에 집에서는 조금은 멀지만 압구정동에 있는 광림교회에 교적을 두게 되었고, 주일마다 아이들과 함께 교회에서의 시간을 보낸 게 10여 년. 아이들도 교회에서의 또래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밝게 생활하는 것이 좋아 보였습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부터 학업에 지장을 받아서인지 교회에 나가는 횟수가 줄어들었고, 아내와 저 또한 처음과는 달리 교회에 대한 열정이 식은 듯하였습니다. 아이들이 교회 활동을 그만두고, 아내와 둘이 약 2년간 교회 활동을 하다가 교회 출석이 뜸해지며 그간에 들인 시간이 진정한 신앙인으로 보낸 기간이었던가 하는 마음에 의문도 들면서 아내와 원만한 합의하에 교회 나가는 것을 그만두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2015년 10월 지금 거주하고 있는 갈현동으로 이사 오면서 우리 집안 내 종교의 전환기를
맞이할 생각으로 아내에게 제안하였습니다. 우리 가족의
구심점을 찾는 의미에서라도 천주교로의 개종은 어떠하냐고...
아내는 집에서 가까운 성당에 다니는 것을 제일 큰 장점으로 여겼는지 흔쾌히 받아들였고, 바로 12월에 등록하여 6개월간 교리 과정을 마치고 다음 해 6월 11일 세례성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천주교인으로서의 첫발을 디디고 시간이 되는대로 서울 근교의 성지순례 코스를 답사하였고 회사 산악회에서 가는 등산 코스에 성지가 있다면 코스를 달리해 가서 확인해 보는 열정도 보였습니다.
견진성사를 받을 때 가톨릭에서 이야기하는 견진성사의 의미를 돌아보게 되었으며, 어린아이에서 성인식을 치른 느낌과 좀 더 성숙한 신앙인이 되어야 된다는 마음속의 무게감을 느꼈습니다. 딸아이도 아빠의 생각에 동참해 1년 늦게 성당에 입문하였지만, 견진성사는 초스피드로 받을 수 있는 행운이 따라 그해에 셋이 함께 견진성사를 받을 수 있어 더욱 보람됐던 것 같습니다.
현재는 레지오 단원으로서 행동하는 신앙인으로서의 소양을 갖추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더 희망사항으로는 대학원 시험 준비 중인 아들이 진로문제, 취업문제 이것저것 고민할 것도 많겠지만, 우리 네 식구가 천주교라는 구심점을 통해 또 다른 영적인 세계로의 초대에 멋지고 활기찬 일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