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기 발달의 과정과 특징을 체계적으로 깊이 이해하는 것은 아이의 성공적인 훈육과 육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유아기의 발달 특징에 관한 유용한 자료를 주요 주제별, 연령별로 나누어서 차례 차례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첫 번째 순서로 유아의 정서적 발달 중, 부모와의 애착 형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애착'이란 무엇인가? '애착'은 넓은 의미로 한 사람이 다른 사회적 대상과 1:1로 형성하는 '정서적 친밀함의 거리'가 매우 가까운 상태를 말하지만, 좁은 의미로는 영아기와 유아기에 아이가 각각의 부모 또는 다른 양육자와 형성하는 지속적인 유대를 말합니다.
영아기에 부모와 애착이 형성되기 시작해, 유아기에 이르면 애착행동이 능동적이고 분명해지며 확고해지게 되는데, 이처럼 영아기를 거쳐 유아기에 형성된 애착행동은 ‘내적작동모델’을 형성하게 되며, 이 내적작동모델을 통해, 성장기와 성인기를 지나 인생 전반에 걸쳐 대인관계 형성에 영향을 줍니다.
‘내적작동모델’은 개인이 자신을 포함한 주변 사회 환경에 대해 형성하는 표상 또는 인식의 개념을 말하는데, 생애 첫 양육자와의 관계와 애착을 통해 형성되고 발달합니다. 즉 영유아기 때, 양육자인 부모와의 애착행동이 부정적인 경우 부정적인 내적작동모델이 형성되게 되며, 이렇게 형성된 내적작동모델을 통해 세상을 대하기 때문에 인간관계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내적작동모델은 애착의 상태가 기록되는 저장장치 같은 것인데, 이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게 됩니다. 또한 유아기에 내적작동모델이 일단 형성되면 쉽게 변하지 않는 속성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영유아기에 부모와 친밀한 관계를 수립하여 유아의 정서적, 심리적, 사회적 발달 상태를 안정되도록 이끄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애착의 유형 에인스워드는 ‘낯선 상황 실험’을 통해 유아들의 애착 형성의 유형을 분류했습니다. 유아에게 낯설고 불안한 환경을 조성하고 애착형성자인 엄마와 떨어지게 하고, 20분 후 부모가 돌아왔을 때의 반응을 살펴 세 가지의 유형으로 분류했습니다.
안정 애착 부모를 안전기지로 활용하는 경우입니다. 유아가 낯선 상황에 봉착했을 때, 낯선 상황을 살피고 관찰하기도 하고, 또는 불안해하며 울기도 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반응을 보이다가도 다시 엄마가 돌아오면 엄마에게 달려가 신체 접촉을 하고 바로 정서적 안정을 찾는 경우입니다. 60%가 넘는 과반수의 유아가 이 유형에 해당하며, 양육자와 긍정적 상호작용을 하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불안정 회피 애착 엄마가 있어도 엄마에 무관심하고, 떨어져 있거나 낯선 상황에 놓여도 불안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엄마가 돌아와도 접촉 시도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약 20%의 유아가 이런 반응을 보였으며, 양육자와의 상호작용이 적은 경우에 해당합니다.
불안정 저항 애착 엄마와 떨어진 후, 주위를 살피거나 하는 다른 행동이 없고 매우 불안해하며 엄마만 찾습니다. 엄마를 다시 만났을 때, 접촉을 시도하지만 접촉만으로는 안정을 찾지 못합니다. 엄마에게 안겼다가도 이내 화를 내거나 엄마를 때리고 공격하기도 합니다. 양육자에 매우 의존하지만 양육자에게 저항하기도 하는 양가적인 행동을 보이는데, 미국의 경우 약 10~15%가 해당되지만, 문화권에 따라 비율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부모와 깊은 접촉을 추구하는 아시아에서는 더 높은 비율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애착이 전혀 형성되지 않은 경우도 약 5~10%가 있다고 합니다. 가장 바람직한 애착의 유형은 역시 ‘안정 애착형’입니다.
애착의 발달 단계 볼비의 연구에 의하면, 애착은 양육자와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되는데, 다음과 같은 4단계의 발달 과정을 거친다고 합니다.
전 애착 단계 (출생~3개월) 출생에서 2~3개월까지의 영아는 욕구를 채워주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울기, 빨기, 미소짓기, 움켜잡기 등 본능적인 신호를 보내 양육자를 가까이에 머무르게 하려는 행동을 합니다. 지각 능력이 없기 때문에 엄마와 애착관계가 형성됐다고 볼 수 없고 애착의 전 단계 행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애착 형성 단계 (3개월~8개월) 생후 3개월~8개월까지의 시기로, 변별된 사회반응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친숙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합니다.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안정감을 느끼고 부모에게 적극적인 신호를 보냅니다. 신뢰감이 형성되어 부모와 격리되어도 반항하거나 거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완전한 애착이 형성된 것은 아니며, 아직은 애착대상과 자신을 분리된 존재로 인식하지 못합니다.
완전한 애착 단계 (8개월~18개월) 생후 8개월~18개월까지의 시기로 영유아의 애착행동이 특정한 사람을 향해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나타납니다. 이 시기를 분명한 애착이 형성된 시기로 봅니다. 매달리기, 따라다니기 등과 같은 신체적 애착을 표현합니다. 애착대상을 인지적으로 표상하고 애착대상을 안전기지로 삼아 주변환경을 탐색하고 활동 반경을 넓혀 나갑니다.
호혜적 관계의 형성 단계 (18개월~36개월) 18개월~3세경까지의 시기로 다양한 사람에게 애착관계를 확장하는 단계입니다. 의사소통과 인지능력이 발달하여 부모가 돌아올 것을 인지하고 분리반항과 같은 부정적 행위가 줄어듭니다. 자기 중심적 행위도 줄어들고 조망능력과 예측능력도 발달합니다. 부모가 독립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부모가 자신의 목표대로 행동하도록 부모에게 영향을 주거나, 스스로 부모의 기대에 맞추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됩니다.
'반응성애착장애'란 무엇인가?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 부모와 친밀한 유대가 어긋나게 되어 아무에게나 강한 애착반응을 나타낸다든지 접촉을 거부한다든지 하며, 신체적 발달장애를 초래하기도 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주로 생후 12개월 안에 애착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관찰로 알 수 있는데, 아기가 엄마와 잘 반응을 하지 않고 적극적인 사회적 상호반응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잘 먹지 않고 복통을 호소하기도하고 음식을 뱉어내는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기도 합니다. 아무에게나 강한 애착을 보이기도 하고 반대로 접촉을 완강히 거부하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성장이 지연되고 체중이 늘지 않고 자주 아프고 감염에 약하며 영양실조에 걸리기도 합니다. 신체적인 발달지연 뿐 아니라 지적,정서적인 발달도 지연되기도 하며, 아이가 성장했을 때 다른 사람과 애착을 형성하거나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 장애를 겪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애착의 과정을 잘 관찰하고 이상이 느껴지면, 발달 관련 전문가나 전문의의 지도와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좋은 애착 형성을 위해서 주의할 점들 애착 기회의 균형 엄마와 아빠가 적극적으로 아이와의 신체적 접촉과 상호 반응의 기회를 늘리고 아이의 행동을 잘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꾸준히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고 애착 형성에 좋은 놀이를 같이 하는 등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너무 과민하게 행동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습니다. 특히 반응성애착장애에 대한 필요 이상의 공포심에 너무 과한 애정표현을 한다든지 아이가 상처받을 일을 아예 만들려고 하지 않는 등, 종일 아이만 바라보는 과잉보호도 문제가 됩니다.
특히 맞벌이 등의 이유로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는 죄책감에 아이가 원하는 것을 무조건 들어주고 강박적으로 애정표현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 준다고 해서 강한 애착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고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적다고 애착 형성에 실패하는 것도 아닙니다. 적은 시간이라도 꾸준히 아이와 접촉하며 적당한 애착행위를 균형있게 이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양육환경의 질 애착의 안정성은 양육의 안정성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보고도 있습니다. 아이에 관심을 가지고 민감하게 반응하며 일관된 원칙을 가지고 꾸준하게 긍정적인 양육을 하는 부모들은 영유아기 뿐 아니라 아동기, 청소년기에도 꾸준하게 그런 양육방식을 유지하기 때문에, 그 환경적 요소가 아이를 계속 긍정적 사회관계를 성취하도록 돕는 다는 것입니다. 꾸준하고 일관된 양육환경의 질이 중요합니다.
부모의 영아기 애착관계 부모 자신의 어린 시절 애착 형성의 정도가 아이에게 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부모가 어릴 때 긍정적 애착을 형성했다면 자녀와도 긍정적인 애착을 형성하지만, 반대의 경우 자녀와 부정적 애착을 형성할 확률이 높습니다.
먼저 부모가 어린 시절 양육자로부터 상처가 있는 경우라면, 스스로 자신에 대해 더욱 성찰하고 그 관계를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부모 자신의 어린시절 양육환경을 되돌아보고 잘 정리한 후, 아이를 위해 어떻게 해야할지 숙고하여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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