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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해운대 좌동 유통업에 무슨 일이?] 고래 싸움에 등 터진 동네슈퍼 | ||||||||||||
대기업 유통업체 규제 피해'황금어장'우회 출점 | ||||||||||||
대형할인점 1곳에 중·소형 5곳 등 혈투 | ||||||||||||
부산일보 2008/07/12일자 006면 서비스시간: 10:05:33 | ||||||||||||
부산 해운대구 좌동 신도시는 거주자들의 구매력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다. 아파트촌이 밀집해 상주 인구만 10만여명의 거대 상권을 이뤄 대기업 유통업체들에겐 그야말로 '기회의 땅'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사이 한층 강화된 규제로 대형마트들은 눈 앞의 황금어장을 두고 추가 출점을 할 수 없었다. 대기업 유통업체들이 3천㎡ 이하 '중·소형 슈퍼마켓'의 우회 출점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 지난 6월초 롯데슈퍼가 들어선데 이어 6월말에는 서원유통의 탑마트가 들어섰다. 이에 앞서 2월말에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동부점이 문을 열었다. 홈플러스는 지난 2004년 문을 연 익스프레스 1호점과 함께 좌동내에서만 2개의 익스프레스를 가동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좌동 신도시의 가능성을 보고 일찍이 문을 연 GS마트까지 포함하면 좌동 내에는 대형 할인점 1곳과 중·소형 슈퍼마켓 5곳 등 6곳의 대기업 유통업체들이 영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자영업 형태의 소형 슈퍼마켓은 어떻게 되었을까. 익스프레스 동부점에서 200m 떨어진 곳에 60여㎡ 규모의 S슈퍼를 운영하는 김모(46)씨는 최근 가게를 내놓았다. 지난 2월 익스프레스 개점 이후 한달 170여만원 정도이던 매출이 4개월 연속 100만원을 넘기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사정은 박모(50)씨도 마찬가지다. 익스프레스 1호점과 GS마트 사이에 끼어 가뜩이나 힘들었는데 최근 탑마트까지 들어서자 아예 장사할 의욕을 잃고 말았다. 이씨는 "구매력과 영업력을 앞세운 대기업 슈퍼들의 공세에 밀려 비디오가게까지 같이 운영해 봤지만 역부족이었다"면서 "가게를 내놓았는데 인수하겠다는 사람이 전혀 없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계속 영업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동네 슈퍼마켓과 재래시장에 두부, 어묵, 우유 등을 대는 중소 납품업자들도 비상이 걸렸다. 좌동내 자영 슈퍼에 물건을 대는 이모(48)씨는 "동네 슈퍼의 사정이 어려워져 10%대이던 납품대금 미수율이 30% 중반대까지 치솟았다"면서 "돈이 제 때 돌지않아 부도가 난 납품업자들도 속속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좌동내 동네 슈퍼들의 어려움은 수치로도 잘 나타나고 있다. 해운대구청에 따르면 2004년 52개이던 165㎡ 이하 동네 슈퍼는 2005년까지 변화를 보이지 않다 2006년 46개, 2007년에는 39개로 줄어들었다. 올해 6월말 현재 영업중인 동네 슈퍼는 28개에 불과해 불과 4년여사이 반으로 줄어들었다. 영세 슈퍼마켓 업주들은 집단 행동 태세다. 지난 5월 좌동 내 영세 슈퍼마켓 업주들과 재래시장 상인들 170여명은 비상대책위를 마련했다. 대책위 이정식 위원장은 "대기업 유통업체들이 규제를 피하기 위해 중·소형 슈퍼마켓을 잇따라 출점시키는 소위 '쪼개기 출점'을 앞세워 좌동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면서 "부산시나 해운대구청이 이 같은 대기업 유통업체들의 편법 출점을 규제할 조례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ilbo.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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