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0일 대구구장 1차전. 삼성의 ‘20년 숙원’은 풀릴 것이가. 프로야구 최고 명문구단 중 한팀이면서도 한국시리즈 타이틀을 한번도 차지하지 못했던 삼성이 7번째 한국시리즈 패권 도전만에 ‘한’을 풀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20일 대구구장에서 개막한 두산과의 코리안시리즈(7전 4선승제) 1차전.
지난 19년동안 6차례나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1차전에서 1무 5패만을 기록하며 모두 준우승에 그쳤던 삼성은 1차전에서 7:4로 승리, 팀 창단이후 첫 우승에 한발 가까이 다가섰다. 지난해까지 열린 18차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팀이 15차례나 패권을 차지한 바 있어 삼성으로선 일단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셈.
삼성은 프로원년인 1982년 이후 19년만에 코리안시리즈에서 재격돌한 두산과 동점 두번 역전 두번을 주고받는 명승부를 펼친끝에 4:4로 맞선 8회말 2사 3루에서 터진 김태균의 적시타로 짜릿한 재역전승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김한수의 좌익선상 2루타에 이은 희생번트로 만든 2사 3루에서 김태균은 이경필의 몸쪽공을 잡아당겨 천금같은 좌전 역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삼성은 계속된 공격에서 박한이의 중전안타로 2사 1-2루의 추가득점 찬스를 만든 후 2번타자 김종훈이 두산의 추격의지에 쐐기를 박는 2타점 중전적시타로 7:4로 달아났다.
6회부터 마운드를 지킨 배영수는 3이닝 1안타 무실점의 ‘깔끔투’로 1차전 승리투수의 영광을 안았고 9회 등판한 마무리 투수 김진웅도 1안타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올렸다.40여일동안 팀을 이탈했던 선발 갈베스는 4이닝동안 5안타, 2사사구로 3실점한 뒤 강판됐다. 삼성의 ‘간판타자’ 이승엽은 4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3:4로 역전을 허용한 5회말 반격에서 동점홈런을 날리며 두산쪽으로 기울어가던 분위기를 다시 삼성쪽으로 가져오는 결정적인 역할로 이름값을 했다.
선취점도 삼성이 올렸다. 삼성은 1회말 김종훈의 좌전안타와 볼넷 2개로 만든 1사 만루에서 매니 마르티네스가 중전적시타를 터뜨려 2점을 먼저 뽑았고 3회에는 상대 실책과 볼넷으로다시 1사 만루의 기회를 잡아 김종훈이 희생플라이를 날려 3:0으로 앞섰다. 침묵하던 두산은 4회 선두타자 우즈가 잘던지던 삼성 선발 발비노 갈베스로부터 우월 1점을 뽑아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뒤 5회초 무사 1,2루에서 정수근이 우중간을가르는 3루타와 우즈의 좌전안타로 4:3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그러나 삼성은 5회말 선두타자 이승엽이 135m짜리 중월 1점홈런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 승기를 잡았고 2번 타순에 기용된 김종훈은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두산 우즈는 이날 포스트시즌 개인통산 10홈런째를 날려 신기록을 수립했고 양팀은 7차례나 병살플레이를 당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한국시리즈 2차전은 21일 오후 2시 대구구장에서 열리며 삼성은 임창용, 두산은구자운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한편 대구구장을 가득메운 관중들은 열렬한 응원으로 삼성의 사상 첫 한국시리즈 타이틀 획득에 힘을 불어넣었고 이날 시구는 이만섭 국회의장이 맡아 이채를 띠었다.
▲22일 대구구장 2차전. 전문가들은 두산의 전력이 열세지만 대구 원정 2연전에서 1승1패만 하면 승부는 모른다고 내다봤다.
이제 1승1패를 했으니 두산으로선 앞으로 정말 ‘해볼 만하게’ 됐다. 두산이 22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01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9-5로 대승, 1승1패로 삼성과 균형을 맞추고 기분 좋게 서울행 버스에 올라탔다.
임창용(삼성)과 구자운(두산)의 선발대결로 펼쳐진 이날 경기는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임창용은 올시즌 두산전 3경기에서 2승1세이브 평균자책 0.55에다 피안타율 0.143을 기록했던 두산의 ‘천적’.
하지만 공의 구위가 시즌과 전혀 달랐다. 5회까지 스피드건에 140㎞ 이상을 찍은 게 세 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스피드가 떨어졌다. 130㎞대의 평범한 구속은 두산 타자들의 ‘입맛’에 딱 맞는 구질.
두산은 2회 3안타로 2점을 선취한 뒤 2-1로 앞선 5회 1사후 연속안타로 1, 2루를 만들어 임창용을 마운드에서 쫓아버렸다. 2사후 김동주가 배영수를 상대로 2타점짜리 2루타를 터뜨려 스코어는 4-1.
하지만 두산 구자운의 호투에 침묵하던 삼성은 6회 이승엽의 솔로홈런을 신호탄으로 김동수의 2타점짜리 적시타까지 터져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가 갈라진 것은 곧 이은 7회초. 두산은 장원진과 우즈의 안타로 만든 1사 1, 3루에서 우즈의 2루도루 뒤 심재학의 땅볼과 김동주의 적시타로 2점을 뽑아냈다. 8회 터진 장원진의 3점홈런은 삼성의 추격의지를 꺾어놓은 ‘쐐기포’.
그동안 발목부상으로 타격 슬럼프 기미를 보였던 두산 김동주는 5타수 3안타 3타점의 시원스러운 타격으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고 삼성 주포 이승엽은 2경기 연속홈런을 때려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3차전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대구〓김상수기자>ssoo@donga.com
▲24일 잠실구장 3차전. 올 프로야구의 최대 화두는 해태 시절 ‘V9’에 빛나는 우승청부업자 김응룡 감독을 영입한 ‘한국시리즈 7수생’ 삼성의 우승 여부. 24일 잠실 3차전은 삼성의 한국시리즈 악령과 우승 확률 100%를 자랑하는 김 감독의 행운이 치열한 힘겨루기를 벌인 한판이었다. 결과부터 말하면 포스트시즌 사상 최장시간인 4시간36분의 난타전 끝에 두산이 11-9로 승리. 초반 볼넷을 남발하는 삼성 투수진과는 달리 두산엔 행운이 따랐다. 두산은 0-1로 뒤진 2회 선두 심재학이 볼넷을 얻은 뒤 김동주의 빗맞은 타구가 좌익수 앞 안타로 연결되며 무사 1, 2루의 기회를 잡았고 안경현이 두 차례나 번트 실패를 한 것은 전화위복이 됐다.
포스트시즌 들어 맹타를 터뜨리고 있는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 안경현은 좌중간에 떨어지는 동점 적시타로 명예회복을 했고 두산은 홍성흔의 좌익수 앞 역전타와 이도형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보태며 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두산은 우즈와 마해영이 1점홈런을 주고 받아 4-2로 앞선 6회 홍원기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루에서 정수근의 땅볼타구가 삼성 1루수 이승엽의 키를 넘기는 2루타가 되며 대량득점의 포문을 열었다. 장원진의 유격수 앞 땅볼 때 1점을 뽑은 두산은 우즈가 고의볼넷을 얻어 만든 1사 1, 3루에서 심재학과 김동주의 연속안타로 2점을 보탰고 안경현의 땅볼 때는 삼성 3루수 김한수가 1루에 던진 공이 3루로 들어오던 심재학의 헬멧을 맞고 튕겨나가 손쉽게 2점을 더 달아났다.
결국 두산은 홍성흔의 2타점 2루타가 이어지며 6회에만 7득점, 한국시리즈 사상 한 이닝 최다점수 타이기록을 세우며 스코어를 11-2로 벌렸다.
그러나 삼성도 10월만 되면 주눅이 들던 예전의 모습은 아니었다. 삼성은 곧 이은 7회 2사후 박정환의 2루타를 시작으로 8명의 타자가 볼넷 1개를 포함해 7연타수 안타를 터뜨리며 6득점하는 불같은 추격전을 펼쳤다. 두산은 7회에만 5명의 투수를 바꾸며 마무리 진필중을 일찌감치 투입하는 총력전을 벌인 끝에야 겨우 불을 끌 수 있었다. 막판 혼쭐이 나긴 했지만 두산은 이날 승리로 1패 후 2연승을 따내 7전4선승제의 단기승부인 한국시리즈에서 절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프로야구 20년 사상 먼저 1패를 한 팀이 2연승한 경우는 네 번째. 두산의 전신인 OB가 82년(1무 포함)과 95년, 해태가 89년에 1패 후 2승을 거둔 기세를 몰아 우승컵까지 안았다. 반면 2패를 먼저 당한 팀이 역전 우승을 한 경우는 93년 해태가 유일하다. <장환수·김상수기자>zangpabo@donga.com
▲25일 잠실구장 4차전. 한국프로야구 20년 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일이 생긴 때문일까. 한동안 삼성 벤치엔 ‘우승청부업자’ 김응룡 감독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감독이 한국시리즈 경기중 자신의 ‘옥좌’를 버리고 코치의 뒷자리로 숨어버리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진 25일 잠실 4차전. 3차전보다 더한 타격전이 벌어졌지만 달라진 게 있다면 삼성은 전날 경기를 뒤집지 못한 반면 두산은 이날 한국시리즈 사상 최다점수차 역전승을 거뒀다는 점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조화를 부리는 듯했다. 삼성은 1회말 두산의 포스트시즌 홈런왕 우즈에게 선제 2점홈런을 내줬지만 2회초 폭발적인 타격이 되살아나며 이승엽의 2루타 등 7안타와 몸에 맞는 공 2개, 상대 실책 2개를 묶어 단숨에 8득점, 연패의 늪에서 벗어나는 듯했다. 그러나 삼성의 상승세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두산은 곧 이은 2회말 무사 만루의 기회에서 정수근의 안타로 1점을 보태는데 그쳤지만 우즈로부터 시작된 3회말 16명의 타자가 나가며 삼성 마운드를 초토화시키는 신들린 방망이를 휘둘렀다.
무사 만루에서 안경현의 밀어내기 볼넷, 그리고 홍성흔이 2타점 적시타, 전상렬이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7-8의 1점차까지 추격한 두산은 이날의 영웅 정수근의 2타점 안타로 역전에 성공했고 장원진의 1타점 안타에 이은 김동주의 쐐기 만루홈런과 안경현의 연속타자 홈런으로 3회에만 12득점을 올리는 신기록을 세웠다.
두산의 3회말 공격이 끝났을 때의 시간은이미2시간6분이 소요됐고 분을 삭이지 못한 김응룡 감독이 일시 자리를 뜬 것도 이맘때. 이후 더 이상의 역전 드라마는 생기지 않았다.
결국 이날 승부는 ‘핸드볼 스코어’인 두산의 18-11 대승으로 끝났다. 두산은 1패후 3연승을 내달리며 ‘V3’에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5차전은 27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장환수·김상수기자>zangpabo@donga.com
▲27일 잠실구장 5차전. 삼성이 벼랑끝에서 탈출, 대반격을 예고했다. 한국시리즈 7수생 삼성은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2001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선발투수 임창용의 호투와 솔로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2타점 3득점으로 펄펄난 이승엽의 방망이가 빛을 발해 두산을 14:4로 물리치고 3연패의 충격에서 벗어났다. 삼성은 선발타자 전원안타 전원득점의 진기록을 세우며 지난 84년 한국시리즈 6차전부터 이어진 한국시리즈 잠실구장 10연패의 지긋지긋한 징크스에서도 탈출하며 잠실벌에서 17년만에 웃었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한’이 맺혀있는 삼성은 시리즈 전적 2승3패를 기록, 남은 두경기를 모두 승리하면 프로야구 출범 20년 만에 사상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릴 수 있게 됐다. 또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제1회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1승 1무 4패로 진 빚도 깨끗히 갚게된다.
한국시리즈 6차전은 28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열린다.삼성은 노장진 두산은 박명환을 각각 선발 등판시킨다. 삼성 선발투수 임창용과 간판타자 이승엽이 벼랑끝까지 내몰렸던 삼성을 구해냈다.
먼저 한국시리즈 첫승을 챙긴 임창용.
임창용은 지난 2차전에서 시속 140㎞에도 미치지 못하는 직구에 제구력 불안까지 겹쳐 4⅔이닝동안 4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던 아픈 기억을 잊고 눈부신 호투로 팀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임창용은 이날 140km후반대의 빠른공과 오른손타자의 몸쪽으로 오다가 활처럼 휘며 바깥쪽으로 달아나는 예리한 슬라이더를 앞세워 두산타선을 압도했다. 6이닝 7안타 3볼넷 1사(死)구 3실점(2자책) 4삼진.
비록 7회 선두타자 우즈에게 안타를 맞고 투구수가 115개로 많아 배영수와 교체됐지만 임창용의 눈부신 피칭은 삼성을 승리로 이끌기에 충분했다. 해태 유니폼을 입고 있던 지난 97년 한국시리즈에서 3경기에 등판, 무실점으로 3개의 세이브를 따낸바 있는 임창용은 이날 한국시리즈 첫승의 짜릿한 감동을 맛봤다.
타석에선 ‘간판타자’ 이승엽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승엽은 4:2로 쫓긴 5회말 두산선발 구자운으로 부터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105m짜리 솔로아치를 그려 3연패에 빠진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번 한국시리즈들어서만 3번째 홈런으로 우즈와 함께 한국시리즈 최다홈런 타이.또다시 두점차로 쫓아온 6회 2사 3루에서도 좌전적시타를 터뜨려 두산의 추격의지를 꺾으며 ‘이름 값’을 톡톡히 했다.
이승엽은 이날 3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초반 기선은 두산이 먼저 잡았다.
두산은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3회초 공격에서 김호와 정수근의 연속안타와 우즈의 희생플라로 선취점을 뽑았다.
그러나 삼성은 3회말 반격에서 곧바로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중전안타, 이승엽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마해영은 깨끗한 중전 적시타를 때려 동점을 만들었다.후속 마르티네스의 안타로 무사만루의 역전찬스를 잡은 삼성은 김한수가 좌익선상 2타점 2루타를 때려 경기를 뒤집고 두산의 송구에러를 틈타 1루주자 마르티네스 마저 홈을 밟아 4:1로 달아났다.
삼성은 두산이 한점씩을 따라붙은 5회와 6회말 공격에서 이승엽이 솔로포와 좌전적시타를 쳐 한점씩을 달아나는 집중력을 발휘, 두산의 힘을 뺐다.7회에 한점을 더 달아난 삼성은 8회 11명의 타자가 나와 5안타와 볼넷 4개 투수 와일드 피치 등으로 대거 7득점 승리를 굳혔다. 삼성은 이날 선발타자 전원아타를 기록하며 장단 16안타로 두산 마운드를 초토화 시켰다.
반면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상승세를 주도한 장원진과 홍성흔이 무안타로 침묵, 우승축배를 하루뒤로 연기했다. 두산은 선발 구자운이 4이닝 5실점(4자책), 구원투수로 나온 차명주가 2이닝 1실점, 이혜천과 정진용이 각각 1이닝 4실점 하는 등 투수진이 전체적으로 난조를 보였다.
▲28일 잠실구장 6차전. 김병현이 활약 중인 미국프로야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커트 실링-랜디 존슨의 ‘원투 펀치’가 있다면 두산 베어스에는 정수근-장원진으로 이어지는 국내 8개구단 최고의 1, 2번타자가 있었다. 두산이 정수근과 장원진의 ‘원투 펀치’를 앞세워 5차전 선발 승리투수 임창용을 마무리로 또다시 기용한 삼성에 6-5의 재역전승을 거두고 4승2패로 정상에 올라 82년과 95년에 이어 한국시리즈 ‘V3’의 영광을 안았다.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1한국시리즈 6차전. 두산은 1-2로 추격한 5회말 ‘흑곰’ 우즈가 한국시리즈 사상 최초의 잠실구장 장외홈런을 날려 3-2로 역전시켜 손쉽게 승리를 확정하는 듯했다. 하지만 삼성의 반격이 만만찮았다. 삼성은 7회초 대타 강동우의 2루타와 바에르가의 몸에 맞는 공으로 만든 1사 2, 3루에서 김종훈의 2타점 왼쪽 적시타와 이승엽의 오른쪽 안타로 순식간에 5-3으로 재역전시키며 전날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두산은 7회말 심재학의 볼넷과 김동주의 좌월 2루타로 구원투수 김진웅을 끌어내린 뒤 바뀐 투수 임창용을 상대로 홍성흔이 2루땅볼을 쳐 1점을 만회하며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이어 임창용은 전상렬의 몸을 맞힌 뒤 송원국 타석 때 통한의 폭투를 던져 두산 3루주자 김동주에게 동점을 허용했다.
5-5의 원점에서 마침내 두산의 ‘원투 펀치’가 작렬했다. 두산은 8회말 톱타자 정수근과 장원진이 연속 안타를 날리며 무사 1, 2루의 기회를 잡았고 우즈의 3루 땅볼로 만든 1사 2, 3루에서 심재학의 좌익수 앞 희생플라이로 정수근이 홈을 밟아 귀중한 결승점을 올렸다.
이로써 두산은 92년 롯데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정규시즌 승률 3위 이하의 팀이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 우승컵까지 안는 경사를 누렸다. 올 한국시리즈에서만 23타수 9안타(타율 0.391)에 4홈런 8타점 9득점을 터뜨린 우즈는 기자단 투표에서 59표 중 55표를 얻어 98년 정규시즌, 올해 올스타전에 이은 ‘트리플크라운 MVP(최우수선수)’가 됐다.
반면 ‘만년 준우승팀’ 삼성은 7번이나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또다시 대구로 무거운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한편 27일 5차전은 삼성이 선발타자 전원안타 전원득점을 기록하며 두산을 14-4로 대파, 84년 롯데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부터 이어진 잠실구장 10연패를 벗어났다. <장환수·김상수기자>zangpabo@donga.com

우즈(두산 베어스) 성적-타율 0.391(23타수9안타) 4홈런 8타점 9득점
MVP 우즈, “한국 올때 꿈꿨던 모든것 이뤘다” 두산의 거포 타이론 우즈(32·사진)는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MVP에 대한 기쁨보다는 팀이 한국시리즈 정상을 차지했다는 감격이 더 했다. 그는 “4년 전 한국에 올 때 꿈꿔왔던 모든 게 다 이뤄졌다. 팀 동료들과 함께 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98년 두산에 입단한 우즈는 ‘코리안드림’의 대표적인 케이스. 느린 발과 불안한 수비 때문에 메이저리그에는 못 올라갔지만 방망이 파워 하나만은 메이저리그급. 98년 한국야구에 입문하자마자 홈런왕과 페넌트레이스 MVP에 오르면서 한국무대에서 그의 야구를 꽃피웠다. 기량도 기량이지만 다른 용병선수들과는 달리 집과 운동장을 오가는 성실함에다 동료들과도 잘 어울리는 깨끗한 매너가 코리안드림의 배경. 여기에는 ‘한국사람이 다 된’ 아내 셰릴씨의 내조도 큰 도움이 됐다.
“우승에 굶주려 있다”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갈망하던 우즈는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그야말로 신들린 듯한 타격을 했다. 1, 3, 4차전에 이어 28일 6차전에선 1-2로 뒤진 5회말 잠실구장 지붕을 넘기는 145m짜리 역전 장외홈런을 날려 승리의 디딤돌을 놨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그려낸 아치만 무려 4개. 물론 시리즈 최다홈런기록이다. 그는 또 역대 포스트시즌 개인 최다홈런(13개)과 통산 한국시리즈 개인 최다홈런(7개) 신기록도 세웠다. 최근 일본프로야구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우즈는 “난 어리지 않다. 돈이 모든 걸 설명해 주진 않는다”고 말해 내년에도 ‘두산맨’으로 남을 의사를 내비쳤다. <김상수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