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을 붙잡아 보려는 여정이다.
일교 차이가 깊어가는 가을 만큼이나 큰폭으로 차이가 난단다.
이런 가을이면 단풍색도 곱게 물든다니 올 가을의 화려한 수채화가 기대가 된다.
벌써 설악산 대청봉에서 시작된 단풍이 차츰 남하를 시작했을텐데 여기 부산에는 언제 쯤 올련지?
지난번 목요일날 경주 무장산 억새 산행이 우천으로 취소되어 많이 아쉬웠는데 오늘도 그리 썩 맑고 쾌청한 가을 날씨는
아니고 스모그가 잔뜩 낀 우중충한 날씨다.
지난주에도 무릎 때문에 갈까 말까 하다 큰 용기를 내어 갔다 와서 무릎 통증이 심해 고생을 했어면서도 이번주에도 갈등을 느끼다 에라 아프라면 아프라지 하는 자포자기식 오기도 발동했고,산이 낮겠거니하는 막연한 기대로 산행에 동참케 되었다.
이번엔 가을을 대표하는 꽃인 코스모스 축제장과 진주 유등 축제도 관람하는 코스로 산행지를 잡은 탓에 원래 계획했던 변산반도행은 자연 무산되었다.
아마도 올해엔 변산반도는 포기해야할 산행지가 되지 않을까 싶어진다.
변산반도는 예약 인원이 너무 적은 탓에 몇번인가 무산이 되더니 이번 산행에는 무려 63명이나 동참을 하여 부득이 인섭씨 승합차가 동원이 되고도 버스에 4명이 좌석이 없을 만큼 최대의 만석을 기록했다.
먼 길이 아닌데도 이번 산행은 1시간을 앞당겨 8시에 차가 출발을 해서 시간을 맞추기가 많이 힘들다.
백수의 아침 중 가장 큰 자유로움은 여유로움인데 오늘 아침엔 일어나자 말자 번개 세수에다 밥도 먹는둥 마는둥 부산을 떨고서도
겨우 제 시간에 도착할수 있을 만큼 빡신 아침이였다.
매번 짝꿍으로 같은 자리에 앉아갔던 첫사랑님과도 오늘은 예외로 자리 이별을 할수 밖에 없을 만치 만석이라 매주 동참을 하였던 나로서도 엄청 기분이 좋은 산행이다.
좌석을 꽉 메운 탓이지 오륙도 관광 버스가 힘겨운듯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만덕터널을 넘고 마지막 회장님 일행을 태운 뒤 질주 본능의 속도를 내며 싸늘해진 아침 공기를 가른다.
문산휴게소에서 만난 산수산악회의 설렁한 분위기완 너무 대조적이라 내 어깨도 어썩 해진다..
산지 들머리인 곤양 다솔사 주차장에 도착이 10시 15분.
대형 버스에서 솥아져 내린 산객이 텅빈 주차장을 금새 북적이게 한다.
조금 뒤늦게 인섭씨가 몰고온 카니발이 도착하고 점호를 하면서 삥둘러선 모습이 내가 무심에 동참한 이후 최대의 산객이다.
10시40여분경에 산행 시작..
다솔사 경내 정면에서 좌측으로 난 등로에 봉명산 군립 공원이라는 아치형 간판이 이채롭다.
첨부터 가파른 경사다.
천천히 무릎을 아껴가면 한발 한발 내딛는 걸음이 힘겹다.
오늘따라 컨디션도 별로인게 금새 지쳐서 호흡도 가빠져 오는게 하늘이 노래진다.
다솔사를 아늑하게 감싸고 있는 봉명산은 봉황이우는 산이라는 뜻을 품고있는 나즈막한 산인데 산세가 가파른게 쉽게 오를수 있는 만만한 산은 아니다.
도저히 완주는 무리다 싶어 중간에서 B코스를 택했다.
아쉽지만 내 스스로 자위도 해보고 아위움을 달랠수 밖에...
뜻밖에도 B코스를 택한 산우님들이 모두 15명이나 된다.
그중에서도 오랫만에 동참을 하신 산벌레님도 젤 뒷에 오르시다 우리랑 합류를 하신다.
봉명산을 지나 첫갈림길에서 B코스를 열어놓아 일단 그곳에서 하산하기로 하여 합류한 일행들을 모아 내려 갈려니 여성회원님들 일행중에 먼저 오르신 분들이 있어 기다려 합류하고, 그곳에서 점심을 먹고 가자는 분들이 많아 조금 이른 점심을 먹기로 했다.
장소가 점심 식사하기에 평상데크도 완벽하게 시설이 되어 있다.
점심을 펼치니 완벽한 일류 한정식이다.
문어에다 상치,아삭고추랑 보통 식단이 아니다.
사진으로 인증샷을 남기고 허겁지겁 정신없이 음식을 흡입시킨다.
다른 이들이 이런 내 모습을 봤으면 꼭 걸신이 들었나 싶었을 게다.
식사후에 이명산쪽 보안암에 있다는 석굴을 보기로 하고 작은 오름을 오르는데 숨이 가파온다.
풍만해지게 부른 배탓이다.
식사를 했던 곳에서 불과 600지점이라 금새 오른다.
올라가서 보안암 석굴을 보니 오랜 세월이 지난 흔적이 묻어 있다.
납짝한 돌들로 너와집을 짓었듯이 층층으로 포개서 벽과 지붕을 만들어 두어평 남짓한 공간에 조금 특이한 형상의 돌부처상이 가운데 앉혀져 있고 한사람이 겨우 절을 할수 있는 협소한 공간이다.
보안암은 신라시대 때부터 있었다는데 정확한지는 알길이 없었다.
진주에서 이곳엘 1주일에 2~3번을 들린다는 어느 처사님이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신다.
내려갈려는데 떡바위가 있다면서 먼저 가이드도 자청해 앞장을 서준다.
너무 친절하여 평소 이런 친절이 몸에 베지 않은 나로선 조금 어색했으리라.
나도 낮선 이들이 내가 아는 곳에서 이런 기회가 주어 진다면 과연 이런 친절을 베풀수 있을련지 쉽게 정의하지 못하겠다.
차로 코스모스 축제장인 하동 북천으로 이동 한 시간이 2시경....
전코스를 완주하여 하산을 기다리고 있는 일행들과 합류하여 이병주 문학관에 들러 코스모스 속에서 가을을 실컨 느끼고 북천 행사장이였던 곳으로 이동하여 터널식으로 만든 세계 박을 관람하며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진귀한 세계 여러곳의 박을 잘 키워 오롱조롱 메달려 있는 모습이 너무 신기하고 멋져 보인다.
내년엔 꼭 가족들과 함께 이곳으로 구경을 오리라 마음속에 다짐도 새겨본다.
돌아오는 길에 진주 유등축제도 관람한단다.
저녁식사도 제공받고 유등 축제도 볼수 있다니 오늘은 호시절에 호사를 다누리는 행복한 날이다.
몇년전에 와서 본 유등 축제때완 완전히 차원과 규모가 다르다.
이젠 가을 축제로 완전히 자리메김을 한듯하고 혁신도시 진주시의 문화 관광으로 유명세를 탄듯하다.
예전 왜장과 함께 순절한 기생 논개의 애절함은 이젠 먼 역사속으로 사라진건 아닌지 조금은 안타까워 진다.
논개가 왜장을 끌어안고 죽은 의로운 바위인 의암바위가 예전에는 뚝 떨어져 있었는데 요즘은 겨이 붙어버려 천지 개벽이 일어난다고 하는 전설이 있다는데 그건 기우일테고 더욱 진주가 발전하는 모습이 보기가 좋다.
많은 관람객들이 넘쳐나는 축제장을 뒤로하고 귀가하는 버스가 아침보다 훨 가볍게 달리는듯 하다.
모두 피곤했던지 잠시 깊은 단잠에 빠진듯 한데 벌써 마지막 휴게소엘 들렸다.
오늘 손선배님과 내 오랜 지우인 제덕씨랑,그리고 향시 밝은 미소를 가진 병규씨랑 즐거운 여행이였고 오랫만에 동행을 했던 미소천사님과 인의예지님,박 영옥님등등 늘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 하길 기원드리며 이 가을에 못다한 일들이 다 잘 이루어지길 빌어본다.
2011,10,7
명품 똥배를 가져 행복한 소담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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