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정형외과병원·농민신문 공동기획] 건강 척추·관절, 행복한 100세(3)퇴행성관절염 딛고 다시 바로 선 고순희씨
양쪽 무릎뼈 닳고 염증 생겨 지팡이 없인 거동 어려워져
무릎에 부담되는 습관 고치고 예후 좋은 인공관절치환술과 꾸준한 재활운동으로 극복
충남 서산에 사는 고순희씨(79)는 몇달전까지만 해도 오리처럼 뒤뚱뒤뚱 걸어야 했다. 자식들을 위해 농사일부터 건설현장 막노동까지 해보지 않은 일이 없을 정도로 악착같이 살다보니 왼쪽 다리가 한눈에 봐도 티가 날 만큼 심각하게 휘어졌기 때문이다. 병원에 찾아온 고씨는 지팡이 없이는 100m도 채 움직이지 못하고 계단도 쉽게 오르내리지 못하는 상태였다.
자기공명영상(MRI)·엑스레이·골밀도 등 정밀검사 결과는 더욱 놀라웠다. 왼쪽은 물론 오른쪽 무릎도 성치 않았던 것. 퇴행성관절염을 오랜 기간 방치한 탓에 양 무릎뼈가 모두 닳아버렸고 무릎 앞쪽 슬개 대퇴관절 부위에서도 염증이 발견됐다.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의 하나다. 직업 특성상 장기간 서 있거나 앉았다 일어서기를 자주 반복하는 농어민이 많이 걸린다. 초기엔 관절내시경으로 염증 부위만 도려내면 치료할 수 있지만, 증세가 심할 때는 마모된 무릎관절을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인공관절치환술’ 적용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관절이 완전히 손상된 고씨의 경우 이 방법 말고는 마땅한 치료수단이 없었다. 인공관절치환술은 말기 퇴행성관절염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수술을 받았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사후관리에 따라 예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장기간 무릎관절염을 앓아온 사람은 통증으로 활동에 제한을 받다보니 관절 움직임이 일반인보다 자유롭지 못하다. 운동신경과 균형감각 그리고 근육량도 떨어져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지속적인 재활치료를 해야만 원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고씨도 인공관절 수술 후 한달간 전문 운동처방사의 도움을 받아 매일같이 재활운동에 매달렸다. 퇴원 후에도 무릎 건강을 지키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우선 무릎에 부담을 주는 쪼그려 앉기를 자제하고 정상체중 유지에 힘썼다. 더불어 꾸준한 운동으로 무릎 주위 근력을 강화했다. 그렇게 5개월 가량을 보내니 지팡이 없이 걸을 수 있게 됐고 변형된 다리 역시 반듯이 펴졌다. 고씨는 “이제는 손녀와 손을 잡고 함께 걸을 수 있게 됐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노령층이 운동을 게을리하면 근력 약화와 근육 퇴화가 더 빨리 진행돼 관절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평소 꾸준히 몸을 움직여야 하는데, 무릎 건강에는 수영, 실내자전거 타기, 가볍게 걷기 등이 좋다.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이러한 운동을 일주일에 4~5회, 1회 15~30분 정도 하면 퇴행성관절염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다만 운동 중이나 후에 무릎이 붓고 통증이 생긴다면 운동량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