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깨끗한 축산 농가 지정서 -
- 농림 축산식품부 장관 -
- 해당 농장 악성 민원에 시달려 -
- 마을 주민·양돈업계 깊은 애도 -
전남 보성군 웅치면의 한 60대 양돈농가가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농장주는 1733마리 규모의 양돈장을 운영해온 농가로, 지난 5월부터 사망일(7월21일)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축산냄새 관련 민원을 받고 당국의 현장 점검 등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대한한돈협회 등 한돈업계에 따르면 해당 농장은 2021년 12월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깨끗한 축산농장’으로 지정받았다. 2021년 12월 24일부터 2026년 12월 23일까지 5년간 유지되는 이 지정서를 보면 농식품부 장관 명의로 ‘위 농장은 가축의 사양 관리, 환경오염 방지 및 주변 경관과의 조화 등 축사 내·외부 관리가 지정기준에 부합해 깨끗한 축산농장으로 지정합니다’라고 적시돼 있다.
실제 깨끗한 축산농장은 청소 상태, 악취 여부 및 분뇨 관리 상태, 악취 저감 시설 가동현황, 깔짚 관리 상태 등 농가의 축산 환경관리 전반(12개 항목)에 대한 서면·현장평가를 실시해 지정된다. 또 환경 관리 등 사후 점검을 상하반기 연 2회 실시하고, 관리가 미흡한 농가는 지정 취소되거나 컨설팅도 진행된다.
해당 농장은 이에 앞서 2019년 8월 전남도로부터 ‘동물복지형 녹색축산농장’ 지정도 받았다. 해당 지정서엔 ‘전남도 동물복지형 녹색축산 육성조례 제 16조 1항에 따라 상기 농장을 전라남도 동물복지형 녹색축산농장으로 지정한다’고 기록돼 있으며 2019년 3월과 2018년 5월에 각각 받은 ‘무항생제 축산물’과 ‘농장 안전관리’ 인증 번호도 게재돼 있다.
이 농가는 1999년부터 23년간 양돈업을 하며 나무 심기, 지역사회 기부 등 나눔 활동도 활발히 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장 입구부터 내부 곳곳에 조경수와 다양한 꽃을 가꿨고, 농장 주변엔 냄새 저감을 위한 편백나무도 심었다. 또 돼지고기부터 현금, 쌀, 라면 등 수시로 지역사회 기부 활동도 이어왔다. 이런 내용이 언론 매체에 조명받기도 했다.
하지만 사육두수 감축 지시 등을 받은 해당 농가는 결국 7월 21일 ‘민원 때문에 너무 힘들다, 가족들한테 미안하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기고 농장 뒤편 야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보성군은 최근 4차례 민원이 제기됨에 모두 5차례에 걸쳐 해당 농장 및 인근 마을에 대한 현장 점검을 했지만 과도한 행정 규제를 내리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보성군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되다 보니 현장 확인을 했고 7월21일 마지막 점검 당시 악취가 확인돼, 전화상으로 ‘냄새 관리를 철저히 해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행정 규제를 위한)악취 포집까진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백형 koreamk1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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