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1 주님의 뜻을 이루는 길
1986년 2월 2일 주님 봉헌 축일
1. 사랑하는 아들들아, 내가 너희 모두를 ‘주님의 성전’에 데려가려고 일러 준 길을 통해, 나를 따라오너라. 그러면 너희가 오늘 주님의 성전에서 그분의 사랑과 영광을 노래할 수 있다.
2. ‘아기 하느님’을 품에 안은 나는 내 지극히 정결한 배필 요셉과 예루살렘 성전을 향해 가면서 ‘아기’와 함께 깊은 황홀 속에서 사랑과 기도에 잠겨 있었고, (그렇게 함으로써) 한편으로는 ‘율법’의 규정을 지키면서 ‘주님의 뜻’을 이루고 있었다.
3. 지금도 나는 너희 각 사람에 대해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 주님의 뜻을 온전히 이루는 길로 너희를 인도하는 것이다.
4. 나는 주님의 뜻을 (이루는) 길이다.
5. 주님의 뜻은 너희가 사제 신분 (고유)의 임무를 완전히 수행하는 데 있다.
6. 주님의 뜻은 너희가 기도 생활과 그분과 깊이 일치하는 생활에 중점을 두는 데 있다. 그래서 나는 너희를 이끌어, 빠뜨리지 않고 정성을 다하여 기도드리는 습관을 붙이게 하는 것이니, ‘성무일도’를 빠뜨리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며, 평온한 마음으로 사랑을 기울여 매일 묵상(기도를) 할 일이고, 나와 함께 날마다 ‘묵주기도’를 바칠 일이다.
그리고 ‘거룩한 미사’를 집전하며 생활화하되, 이것이 하루 일과(日課) 전체의 기준점이 되도록 해야 한다.
7. 주님의 뜻은 또한, 교회가 너희에 대해 공포한 규정에 따라 너희가 사도적 활동을 하는 데 있다. (그러니) 절대로 속된 흥행물을 관람하지 말고, 하느님을 섬기는 ‘성직자’로서의 품위에 걸맞지 않은 곳에는 가지 마라. 너희 자신의 거룩한 품위를 어떻게 보호하며 지킬지, 그 방법도 알아두어야 한다.
8. 너희는 세상에 있지만 세상에 속한 사람들이 아니다(*요한 15,19 참조). 부끄러워하지 말고 이 점을 누구에게나 분명히 증언하여라. 그래서 내가 요구하는 것이니, 늘 성직자 복장을 착용하여 너희가 하느님의 사제요 나의 극진한 사랑을 받는 아들임을 어디서나 나타내 보여야 한다.
많은 사제들과 심지어 몇몇 주교들도 일반 복장을 하고 다님으로써 사제에 관한 교회 규정을 따르지 않고 있음을 드러내는데, 이를 보면 내 ‘티 없는 성심’은 여간 슬프지 않다!
9. 주님의 뜻은 너희가 영혼 구원을 위한 뜨거운 열정으로 불타는 데 있고, 따라서 너희가 화해의 일꾼으로서 자신에게 맡겨진 중책을 언제나 수행할 태세로 있는 데 있다.
없어서는 안될 이 (화해의) 성사가 대부분의 (지역) 교회에서 이미 사라지고 만 것은, 고해소에 들어가서 하느님 자비의 성사인 이 성사를 간절히 필요로 하는 영혼들을 돌보는 사제의 수가 그만큼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10. 주님의 뜻은 너희가 언제나 이웃의 모든 영적ㆍ물질적 필요에 응할 태세로 있는 데 있다. (그러니) 사제인 너희 마음은 너그럽고 다감하고 자애롭게 열려 있어야 한다. 그래야 너희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주님의 ‘뜻’을 이루면서 성화의 길을 걸을 수 있다.
11. 그래서 주님의 뜻을 완전히 이루는 길로 내가 날마다 너희를 인도한다. 너희가 오늘날, 너희의 사제 생활이라는 거룩한 성전에서, 지존하신 성삼위께 비할 데 없이 크신 그분의 영광을 돌려드릴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