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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가을호 씨알 좌담회 우리 교육, 새로운 질문 앞에 서자 |
변 중 희 서울보인중학교 교사 윤 상 혁 서울한성여자중학교 교사 이 현 익 서울휘문고등학교 교사 조 연 희 교육희망네트워크 공동상임대표 / 서울가재울중학교 교사 박 재 순 씨알재단 상임이사
고 춘 식(사회) 씨알 편집위원장 / 교육희망네트워크 공동상임대표 조 은 진(기록) 작은문화공동체 ‘다솔’ 교사
일 시 : 2013. 07. 29(화) 19:00 장 소 : 재단법인 씨알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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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춘식(사회) : 날씨가 무덥습니다. 귀한 시간을 내주신 데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모신 선생님들은 우리 교육 현장에서 희망이 되고 계신 분들이십니다. 우리 교육의 희망을 함께 말해보고 싶어 이렇게 모셨습니다.
오랜만에 영화를 보았습니다. ‘마지막 4중주’라는 영화인데 괜찮았습니다. 영화 엔딩 자막이 다 끝날 때까지 많은 사람이 그대로 앉아 있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랜 만에 보는 모습이라 영화 내용보다도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씨알사상은 교육과 가장 관계가 깊기 때문에 교육 분야에서 씨알사상이 폭넓게 수용 전파되고, 씨알들을 키워내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기에 모신 분들은 씨알 중의 아주 귀한 씨알들이신 분들이십니다. 선생님이라는 직책을 떠나, 한 인간으로서의 씨알이신 분들이라 생각되는 분들이시지요.
현재 우리 교육이 당면한 어려움들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 함께 이야기했으면 좋겠습니다. 며칠 전에 교육과 관련된 어느 원탁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거기서 나온 단어를 몇 가지 뽑아보면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불행, 착취, 폭력, 난폭, 잔인, 괴물, 탐욕, 파괴, 끔직, 맹목적, 우울, 무기력, 극단 등 교육과 관련이 없는 단어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이게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을 말하는 단어들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 교육에서 가장 시급한 현안이 무엇인가부터 이야기해 보았으면 합니다.
‘교육 불가능’의 시대, 가장 큰 현안은?
윤상혁 : ‘교육 불가능의 시대’라는 책이 나왔고, 교육공동체 <벗>이라는 협동조합에서 제일 먼저 나온 책인 ‘교육 불가능의 시대’라는 책이 나왔습니다. ‘교육 불가능’이라는 말을 화두로 하여 교육공동체에서 ‘오늘의 교육’이라는 격월간지도 출간 중이고, 책 이후에 여러 강연들이 이어지며 ‘그래도 학교는 무사했다’라는 책도 최근에 나오고 있습니다. 정확한 책의 제목은 생각이 안 나지만, ‘이것이 교육이란 말인가’라는 책도 나왔습니다. ‘이것이 교육이란 말인가’ 책에서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어처구니없는 사례들이(학교의 행정의 문제, 비정규직 문제, 관리자와의 문제, 학교 재단과의 문제 등) 학교의 답답한 현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그래도 학교는 무사했다’라는 책에서는 학교 폭력 문제를 담고 있습니다. 학교에서의 아이들의 문제들이 나오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교사가 이러한 문제들에서 빠져나오려는 모습들,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문제들을 법적으로 대처하는 등의 학생은 죽어나가고 있는데 학교는 무사하다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교육 불가능이란 말을 듣는 순간에 마음으로 거부감을 느꼈습니다. 학교가 절망적인 상황이 많지만, ‘현재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지, 다 포기하란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거부감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서 이러한 것이 교만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고, 내가 처한 환경은 다른 지역, 다른 학교의 환경보다 더 좋은 환경의 학교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이혼율이 증가하고 자살률이 증가하지만 내 주위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일이기 때문에 무감각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이혼율과 자살률이 계속 증가하듯이 학교 현장에서 계속 고통의 소리가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 현재 내 일이 아니라고 하여 무감각하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수학교사이기도 하여 여러 가지 수학 통계적인 지표를 볼 때, 청소년 자살률 세계 1위, 어린이 행복지수 최하위, 성취도 평가에서 드러나는 성취도는 높지만 학교에 대한 흥미도와 자신감은 최하위라는 통계적인 지표들을 볼 때, 우리나라의 교육이 ‘비정상적이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변중희 : 앎이 많지 않아 제 경험으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저의 근무 조건이 막말로 선생님 못 해먹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생활은 아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지난 18년을 근무하며 나름대로 춘하추동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제가 느끼는 것은 적응을 잘한 거 같습니다. 저의 행복을 이야기하다 보면 약간 뜬구름 잡는 소리 같고, 시기하는 눈으로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왜 이런 상황이 왔을까를 생각해 보면 직업을 갖기 위해서 선생님을 하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시험을 봐서 선생님이 되거나, 뒷돈을 주면서까지 편한 직업을 위해 선생님을 하는 사람이 많아져서 이런 상황이 되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저는 사립학교에 있어서 공립학교에 대해 자세히는 모르지만, 공립학교의 체계가 과연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게 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예를 들면, 최근 어떤 폭력 예방을 위한 센터가 만들어지는데 개소식을 할 때 교육감이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교육감이 오는 시간에 맞추어 초대장에 시간을 조정을 하였는데, 부교육감이 온다고 했을 때 부랴부랴 다시 수정을 하는 모습을 보인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자기 출세를 위해서 줄을 서거나 점수를 따려고 하는 체제에서 과연 무슨 교육이 되겠는가. 최근 국제중학교 난리가 났을 때에도 서울시에 있는 전문 상담교사를 총 집합 시켜 해당 학교에 교감 선생님의 자살에 충격을 받은 아이들에게 투입이 되었습니다. 비록 그 학교의 학생을 위해서는 필요한 조치이지만, 그 이면에는 그 아이들의 학부모들이 쟁쟁하기 때문에 굉장히 민감하게 대처하고 수습해야 한다는 시스템이 과연 이게 정당한 교육인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몇몇의 교사의 경우 항상 낯을 세우는 데에만 초점을 둡니다. 교육감의 이름을 팔면서 하는 행동과 그 행동에 좌지우지되는 교장들의 모습이 교육을 불가능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볼 때 누구의 희생에 의해 이루어지는 사회는 안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조적인 시스템 문제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수를 갈 때에도 모두 점수화하고, 연수할 때 보면 대부분 사립학교 교사는 없는 모습입니다. 충남교육감의 사태로 몇 십 명의 교사가 징계를 받는 일을 보면 교육이 심각하게 어그러지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번 좌담회에 공립학교 교사보다 대부분 사립학교 교사가 많아서 편중된 것이 아쉽게 느껴집니다(다함께 웃음).
고춘식 : 그렇다면 이현익 선생님이 생각하시기에 가장 해결해야 할 현안이 무엇일까요?
이현익 : 얼마 전 함께 아이들과 충남의 학교에서 참여한 해병대캠프 사건의 뉴스 속보를 보는데, 놀라왔던 것은 아이들은 크게 반응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교사들은 제일 먼저 우리가 가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희도 해병대캠프가 예정되었지만 담임교사들의 반대로 무산되었는데, 우리가 갔으면 큰일 날 뻔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5명의 학생의 죽음을 슬퍼한다든지, 아니면 같이 간 친구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못했다는 측면의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지금 아이들만큼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드문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성재기란 사람이 추락을 했는데, 사람들의 반응이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아픔에 대해 함께 공감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 아이들의 큰 문제이지 않나 생각을 하였습니다.
두 번째로는 교사들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교사가 처음 가졌던 열정의 문제보다 교사 스스로가 방향성을 잃어서 비롯되는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우리 학교의 경우에도 전교조가 많이 미비하고 활동하시는 분들도 이론으로만 전교조의 벽을 높이고, 어떻게 해야 할지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선배교사가 없는 거 같습니다. 교사들 자체가 공감하지 못하는 문제가 많으니 아이들에게 그러한 부분을 잘 가르치지 못하고, 교사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는 기사들을 보기 힘듭니다. 현재 학교는 진학이 중요하게 되고, 학교의 학부모들도 그렇게 생각하여 많이 영향을 받습니다. 무엇보다 젊은 교사들이 자신이 무엇을 가르칠지 목표를 잃은 것도 큰 문제라고 생각이 됩니다.
고춘식 : 선생님들의 정체성, 목표 상실도 가장 해결해야 할 문제로 생각하시는군요. 조연희 선생님은 8년간 교직을 떠나 계셨는데, 밖에서 봤을 때 무엇을 가장 심각하게 보고 계시는지요?
조연희 : 9년 간은 학교 안에서 있었고, 해직이 된 이후 8년 간 학교 밖에 있으면서 교육운동을 계속 하였습니다. 교육기관네트워크, 풀뿌리 교육운동을 하면서 학교 안에서 있을 때와 학교 밖에서 있을 때 교육과 학교를 바라보는 모습이 많이 달랐습니다. 학교 안에서 있을 때에는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하면 많은 부분 해소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학교 밖에서 학교를 보니, 학교가 사회에서 동떨어진 하나의 섬과 같이 존재하고 있고 현재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당장의 현안, 교장 교감의 승진이나 학교 성적 등에 매몰되어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이나 힘이 없는 학교에 마음을 쓰고 지혜를 모으고, 이 학생들을 어떻게 제대로 키울 수 있을까 등의 고민이 집단적으로나 개별적으로 회자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었지만, 잘 이루어지지 않아 보입니다. 학교 밖에 있는 분들이 이러한 문제에 먼저 고민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한국의 학교는 과도하게 사립학교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학교가 한국 교육 조직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보입니다. 공교육을 위해 학교, 종교, 사회운동화 등이 집단 토론을 통해서 함께 해결하기 위해 교사들이 그런 고민을 집단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박재순 : 저는 교육현장에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제가 느끼는 교육의 문제는 우선, 교사와 학생과의 유대성의 상실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학창시절에 경험했던 졸업식과 60년대 70년대에 느꼈던 졸업식이 다릅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는 울음바다가 되는 모습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졸업식이 밀가루를 뿌리고 난장판이 되는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유를 생각해보면 일제 강점기 때는 어려운 환경에서 선생과 학생이 함께 뭉쳐서 공부하였고 그래서 선생님과 학생 사이에, 학생과 학생 사이에 공동체적인 유대감이 강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때가 더 인간적이고, 더 깊은 사랑을 갖게 되고 선생님들에 대한 깊은 존경심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대학 졸업식에서는 의자에 앉아 있는 학생도 없이 대학총장들이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대학까지 그 모양이 되었다는 것은 유대의 상실을 뜻합니다. 대학 교수와 학생들이 깊은 유대가 있었다면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교육의 문제는 군사문화가 학교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발생한거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 교육의 단절은 60년대 중후반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데 그 당시 국민교육헌장이 나와 군사문화가 학교를 지배하며 <교련>이란 과목으로 군인이 학생을 억압적으로 가르치고 돈과 경제 성장이 최고의 가치가 되면서 학교의 존엄과 교사의 존위와 신뢰가 많이 사라진 것으로 생각합니다.
고춘식 : 그 학교의 졸업식을 보면 그 학교가 3년간 어떤 수준의 교육을 했는지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학생이 주인 되는 졸업식을 보면 가슴이 뿌듯하지요.
선생님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듣고 싶습니다
고춘식 : 그렇다면 선생님들이 학교에서 절망적인 상황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아까 변중희 선생님은 행복이라는 말까지 하셨습니다. 우리나라 교육 현장에서는 기적 같은 말이기도 합니다. 학교에서 행복했던 사례를 말씀해 주십시오.
변중희 : 주관적일 수도 있지만, 교사 대상으로 연수를 진행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 학교 재단이 늘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재단의 내부 문제로 인하여 재단이 흔들리고 교육에 집중하지 못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그 아이들이 외적인 것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런 중에서도 당시 여선생들이 얼마 없는 환경이었지만, 아이들에게 많은 애정을 보이면 유별나게 보던 상황이었습니다. 30대 초반의 남자 선생님들과 수시로 부딪치는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 당시에 그만두고 싶었지만 내가 이 학교의 존재 이유는 학생이라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박재순 : 많이 부딪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변중희 : 지금 생각해보던 큰 이유는 아니었지만, 다른 남자 교사가 우리 반의 아이들에게 조개탄을 나르게 하는 일들을 시키면 참지 못하고 그런 문제로 많이 갈등을 가졌던 거 같습니다. 저는 그 당시에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며 아이들과 함께 밥을 먹고, 아이들과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지냈습니다. 그리고 작년까지 아이들의 일기 검사를 하며 그 일기에 댓글을 달며 아이들과 그 사이에 무궁무진한 대화들이 학교에서 지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저는 소년원에 다녀오는 아이들도 있지만 극악한 아이들은 없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내 새끼라는 생각을 가졌고 결국엔 뿌린 대로 거두어지는 것은 아이들밖에 없었습니다. 이게 얼마나 축복인지 모르겠습니다. 교직이 보람을 주었고, 존재 이유를 주었습니다. 저와 아이들이 부딪치며 화도 내고 여러 가지 갈등을 겪었지만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저는 교직을 희망을 가르치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번은 퇴근 시간도 다 지난 시간에 머리카락을 짧게 자른 청년이 학교에 왔던 적이 있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다른 반이어서 이름도 모르고 학생이었는데, 군대를 가기 전에 다녔던 중학교 교정을 한번 둘러보고 가려고 왔다는 것이었지요. 그 모습이 마음에 남습니다. 저는 무섭게 철저하게 하지만, 아이들은 살갑게 대합니다.
고춘식 : ‘아버지 학교’를 운영하셨다면서요?
변중희 : 저는 남성 교육에 관심이 많습니다(웃음). 남성 교육을 여성이 해야 소통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사립학교에 있으면서 ‘아버지 학교’도 하고, ‘아들 학교’도 진행합니다. 그것을 저희는 ‘아버지도 때리고 아들도 때린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웃음). 그런 것들이 하나의 정신으로 흐르는 거 같습니다.
선생님은 공평해야 합니다. 잘한 것과 못한 것은 아주 공평하게 갈라줘야 합니다. 그 다음에 일반 아이들에 대한 공평의 기준은 예의라고 이야기합니다. 예의는 모든 생활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끈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는 어떠한 사안이 생겼을 때, ‘나는 지구 끝까지 쫒아가서 해결을 할 거야.’라고 말을 합니다. 그다음에 아이들이 ‘이 선생님은 무섭구나.’라고 말할 정도로 선생님이 끈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공평하고 끈기가 있으면 나머지는 사소한 것들, 작은 것들을 볼 줄 알면 답이 보입니다. 그래서 폭력 문제의 해결도 보입니다. 학교 폭력 예방 센터가 있고, 학교 폭력 대책 위원회가 있기 전에 학교 선생님들의 이러한 끈기가 있으면 해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버지 교육을 지금 12년째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여성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지나고 보니 여성들보다 아버지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의 기회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인성교육과 함께 아버지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들처럼 순수한 학부모가 없습니다. 어머니들은 아버지들보다 복잡하고 까다롭고, 금세 변합니다. 매년 캠프를 진행하는데, 그 캠프에서 10프로만 마음을 열리면 그것이 4년 5년 지속됩니다. 이렇게 기본적인 틀을 이해하고 선생님들이 노력을 하면 희망이 있을 겁니다.
박재순 : 다른 선생님도 선생님과 비슷하신 분이 많으신가요?
변중희 : 교육법은 다르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이 계십니다. 일기 검사 같은 경우 저도 선배 교사에게 들은 방법인데, 후배 교사에게 말해도 실천하지 않더군요. 일기가 대화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소통 창구인데 하지 않는 게 안타깝습니다.
고춘식 : 검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기에 짤막하게 댓글을 달아준다는 게 중요하지요.
변중희 : 한번은 글씨를 못 쓰는 아이가 있어 글씨를 잘 쓰라는 이야기를 하였는데, 하루는 글씨를 또박또박 썼습니다. 애들이 얼마나 순진하냐면 서랍을 열어보니 껌이 한 개 있어 껌을 한 개 일기장에 붙여 선물로 주었는데, 아이가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선생님이 조금만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면 훨씬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조연희 : 잘 보면 보인다는 말씀이 참 좋네요
변중희 : 내 아이의 적성이 뭔지 모르겠다면 잘 보면 보입니다(웃음).
박재순 : 첫 번째 이야기에서 왜 공교육이 잘 안 되는 것인가에 질문의 제 답은 교사가 학생을 사랑으로 못 보고 학생도 교사를 존경하는 사람으로 못 보기 때문입니다. 학교가 사람을 보지 않고 입시만 본다면 사람관계가 형성이 안 되고 파괴됩니다. 학생과 학생사이에 관계가 형성이 안 되고 학생과 교사 사이에 관계가 형성이 안 되면 교육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변 선생님은 사람을 보고 사람으로 대접하고 사람 관계로 이루니까 다 순한 양처럼 되어 행복한 교육을 하시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고춘식 : 학교뿐 아니라 사람 관계가 잘 형성되면 아이들이 어느 정도 일탈을 하더라도 갔다가 되돌아옵니다. 몸으로 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몸으로 하는 교육을 해야 그것이 내 살이 되고 뼈가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현익 : 제 기억에 남는 것은 예전에 담임을 할 때 소위 말하는 질이 안 좋은 아이가 있었습니다. 거짓말도 많이 하고 사고도 많이 치는 아이였는데 그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보면 눈빛이 많이 불안해 보이고, 나중에 이 아이는 사회의 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보이는 친구였습니다. 다행히 크게 사고 안 치고 상담도 많이 하면서 학교 졸업은 했는데, 다음에 그 아이가 스승의 날에 찾아왔습니다. 자신이 졸업 후에 다니고 있는 학교가 아주 좋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친구가 연예인을 되고 싶은 아이였는데 학교를 매우 싫어했지만 지나가다 생각이 나서 찾아 왔고, 지금 다니는 학교에서는 장학금도 받으면서 재밌게 잘 다니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매우 부끄러웠습니다. 이 친구가 우리 학교에서는 성적만 가지고 판단하니 무기력하고 불안해하였지만, 사회에 나가서는 자기 몫을 하고 제자리에 있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이게 교육인가’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지금 생각했을 때 성공한 사례는 아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입니다.
윤상혁 : 변 선생님께서 교사의 자질에 대해서 인내와 잘 지켜보고 공평한 것을 말씀하셨는데, 올해 15년 차인데 공평하고 잘 지켜보고, 인내를 가지는 것이 부족했던 거 같습니다. 공평했던 것도 기계적인 공평이었던 것 같습니다. 나름 계획을 세우고 공평하게 하였지만 잘 안 되었던 거 같습니다. 제 자신의 자질이 그것뿐인지 모르겠지만 학생들에 대한 관심도 부족했던 거 같습니다. 저는 99년부터 한성여중에서 근무를 했는데, 굉장히 열등의식과 콤플렉스도 많았습니다. 스스로 열등감에 많이 빠져 있을 때, 한 선배 선생님이 술자리에서 칭찬을 많이 해주시며 저의 이야기를 메모하시면서 감탄을 해주셔서 ‘나한테 이런 면이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나를 다시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굉장히 감사했습니다. 사람의 내면에 있는 장점을 볼 수 있는 능력이 교사에게 꼭 필요한 능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교직 사회에서는 교사들끼리 잘하는 부분에는 깎아내리려 하고 잘 못하는 부분에서는 흉보는 모습이 많습니다. 잘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보듬어주고 격려해주는 문화, 잘 하는 것에 대해서는 칭찬해 주는 문화가 있어야 할 텐데....... 함축적으로 표현하면 교사의 동료성이 굉장히 필요하고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교사의 빛나는 자질들이 서로서로 간에 영향력을 주면서 그 학교의 교육에 대한 힘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사립이 공립보다 더 나은 교육 환경을 가지고 있다면, 공립은 재능이 있는 교사가 모이기도 하지만 흩어지기도 하는데 사립의 경우에는 훌륭한 교사들이 지속적으로 연대할 수 있고 모여 교사의 자질을 발휘하는데 도움이 되고 그러한 것들이 그 학교의 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제 이야기로 돌아가서 이야기하면, 제가 바뀌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그 바뀌게 된 계기가 먼저 2009년도에 후배 교사 들어와서 후배교사에게 모범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10년차로 접어들면서 무언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가지며 연수도 받고, 1년 동안 저의 수업을 촬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저의 개인 블로그에 수업 자료와 수업 동영상을 3월부터 12월까지 업로드 하였습니다. 그 당시에 스스로 인내가 부족하다 생각하여 아이들이 수업에 흥미를 가지든 안 가지든 끈기를 가지고 1년 동안 수업을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니, 많은 훈련이 된 거 같습니다.
고춘식 : 아이들이 카메라 앞에서는 잘 하잖아요(웃음).
윤상혁 : 처음에 아이들이 거부감을 가지더니, 계속 녹화를 하니까 많이 익숙해졌습니다. 그 후에 딸이 태어난 후에 아빠가 되어보니, 아이들을 바라보는 모습이 바뀌었습니다. 아이들 입장에서 보니, 학교에서 조금 뒤떨어지는 아이들도 가정에서는 사랑스런 자식일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 대한 인내라든지 관심이 바뀐 것 같습니다. 요즘 제가 드는 생각은 10년 정도 돌이켜 보면, 실수한 것들과 여러 가지 시행착오가 있어서 지금이 제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떤 책에서 보니 15년을 가르치면 총 10,000시간 정도 수업을 한 거라고 합니다. 그 정도 시간이 되면 어느 정도 전문가가 된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많이 봐주고 발견해 주는 교사가 되려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 앞에서 잘 되는 모습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나의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되고, 그렇게 아이들과 지내니 아이들과 편하게 지내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남은 20년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스승의 날에 들었던 생각인데, 아이들이 꽃을 주고 노래도 불러주는데 저는 마흔 살이고 아이들과 이십여 년의 차이가 나는데, 거의 동시대를 살아간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존경의 표현을 하는데 이것은 단 몇 년 먼저 태어난 것뿐이고, 그 아이들이 좀 더 머리가 커지고 철이 들어서 성인이 되었을 때에도 제가 부끄럽지 않은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깨달음을 오늘 느낍니다.
조연희 : 저는 학교에 있을 때, 학생들에게 가장 선생님 같지 않은 선생님이란 소리를 들었습니다. 대부분 사립학교의 억눌려 있는 교사들이 억눌린 채로 학생들을 다시 억압하는 그런 구조 속에서 저는 억압보다는 아이들을 존중하려고 했었어요. 제 수업시간에 제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는 아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풀어놓게끔 하려 하였습니다. 사고를 친 학생도 왜 사고를 쳤는지 제가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왜 사고를 쳤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 하게끔 학생들이 자기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하고 표현하게 했습니다. 시험까지도 그렇게 하고 싶지만 그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에 저는 교사로서 이 부분을 어떻게 풀어갈지가 고민이었지만 지금은 혁신학교가 이런 부분을 이루어주고 있는 거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교사는 학생들에게 많이 배우고 많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학교로 돌아갈 시기를 앞둔 지금 학생들과 나이 차이는 많이 나지만, 이 시대와 이 시대의 조건 속에서 예전 시대의 아이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분명 존재할 것이라고 믿음이 있습니다. 그리고 새롭게 만날 학생들이 어떤 이야기를 쏟아낼지 기대감이 상당히 큽니다. 저는 아까 변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교사로서 공평하고 인내 있는 교사는 아니었지만, 학생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스스로 클 수 있게끔 했던 교사인 거 같습니다. 앞으로 공평하고 인내심이 있는 교사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변중희 : 저도 처음부터 그랬겠어요?(웃음) 흔히 ‘초심을 잃지 말자’라고 하는데 저는 반대로 ‘초심을 잃지 말자’가 아니라 ‘초심을 성장시키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초심이라는 것 자체가 경험은 없고 의욕만 앞서고 힘 조절이 안 되는 그런 것이잖아요? 여러 실수를 하는 과정 중에서 조금씩 성장하지 않았나? 스스로 평가를 해봅니다. 아이들 하나하나 인생의 한 부분을 담당하는 것이잖아요. 5년 후에 10년 후에 아이들에게 양분을 주는 교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고춘식 : 저도 처음 교직을 사명감으로 하지 않았지만, 하다 보니 점점 사명감을 갖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가 선생님이 되는 과정이 ‘어떤 선생님이 될까’라는 고민보다 ‘어떻게 교사가 될까’를 더 고민하는 구조가 된 것입니다. 이것은 초심이 없는 교사들을 양산하는 구조입니다. 대학에서 어떤 교사가 되라고 가르치는 학교가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어떤 교사’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교사가 될 수 없는 현실, 이러한 것도 교육의 뿌리를 흔드는 요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교육 문제 해결의 핵심은 학생과 교사의 관계의 질을 높이는 것
고춘식 : 교육 문제를 말할 때,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의 질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최근 ‘혁신학교’의 성공이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정책이 학교 현장을 실제로 변화시키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많은 정책이 나왔지만 학교 현장에 안착이 되고 보람을 느끼는 정책이 기억나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박재순 : 혁신학교가 실제로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거네요?
고춘식 : 변화가 된 학교가 꽤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혁신학교 운영에 성공한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기적’이라고 표현하고 싶을 정도로 뿌듯합니다. 입학하던 1학년 때는 많은 말썽을 일으켰는데 2학년이 되면 아이들이 달라지기 시작한다는 거지요. 아이들 만나는 게 재미있다고 말하는 선생님들이 생기는 겁니다. 이건 기적이죠. 혁신학교라 해서 다들 성공한 것은 아닌 듯합니다만, 성공한 학교는 학생과 선생님의 관계의 질이 높아졌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는 어떻게 하면 학생과 선생님의 관계의 질을 높이는가에 대해 생각을 나누었으면 합니다.
윤상혁 : 관계의 질을 높이는 것은 학생과 선생님의 문제만은 아닌 거 같습니다. 요즘 어른들도 마찬가지지요. 지하철에서 보면 대부분 스마트폰만 보고 책이나 신문을 읽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 문제는 좀 더 광범위한 문제인 듯싶습니다.
박재순 : 관계가 단절되고 외적인 요소가 내적인 요소를 보지못하도록 지배하게 되니까 생명과 인간이 물질이나 권력에 종속되고 그러다보니 관계나 공동체가 다 파괴되는 것이죠. 스마트폰이나 텔레비전과 같은 사회의 물적인 요소가 사람을 지배하는-물질과 기계와 돈과 권력이 사람을 지배하는-현상이 생기면서 사람의 정신이나 생명이 훼손되고 관계는 파괴되는 것이죠. 그러면서 가족이 해체되고 공동체도 해체되어 사회가 끊어져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생명이 살아있는 한 그 생명은 선하고 아름다운 것이고 희망은 있는 것이라는 그런 근본적으로 절대적인 긍정과 희망을 가지고 사람관계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교육 여건이 나쁘다고 하더라도 또 사회 여건이 나쁘다고 하더라도 그 여건이나 상황을 탓하는 것은 이것 역시 기계적인 결정론적인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물질론적 사고는 자연과학적인, 인과적인, 원인과 결과의 법칙과 논리를 따르는 것이기에 결국 결정론이 나오는 것입니다. 물질과 그 외적인 힘이 다른 가치보다 더 위에 있고 그것이 나머지 가치들을 지배하면 필연적으로 물질이 지배한다는 결정론이 나오게 됩니다. 그렇다면 절망적인 생각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사실은 생명이라는 것은 물질을 딛고 생겨난 것이기 때문에 물질을 토대로 생긴 것이지만 생명은 물질보다 위에 있는 것입니다. 생명 자체는 물질 자체에 비해 아름다운 것이고 선한 것이니 희망이 있는 것입니다. 희망이 있는 한 불가능이나 절망이 없다고 생각하고 관계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아까 변 선생님 말씀하신 것처럼 보려 하면 보이는 것이 있으니 보이는 것으로 사람 관계가 매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변중희 : 다른 건 모르겠지만, 아이들과 공동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제대로 된 체험학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요즘 체험학습은 실적에 따르고 대량생산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런 방식이 아니라 소수 인원이라도 직접 몸으로 하는 체험학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노동의 대가에 대한 신뢰가 있습니다. 아이들한테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30대에 가졌던 것이 40, 50대가 되면 후배들에게 ‘저 선배에게 보고 배울 게 있어.’라는 소리를 들어야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랬는지 안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지금 정년을 두고 학생과 후배 교사와 학부모로부터 ‘선생님 그만 두시면 어떡해요’ 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이것은 서로 부대끼면서 함께 놀면서 지냈던 것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모르면 배워가며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근무하는 시간만큼은 아이들과 직접 부딪치는 시간을 더욱 많이 늘려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윤상혁 : 저도 선생님과 비슷한 생각을 들었는데, 저는 교사가 학생에게 배움을 주는 존재이니까 교사와 학생 관계에서 핵심이 되는 것은 호기심, 인식론적 호기심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이것이 아닐까 합니다. 참교사라고 불리는 분들이 하시는 것을 보면, 학생들과 교사의 관계 속에서 교사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접근하지 않고, 교사 역시 인생 자체에 대해서 호기심 어린 태도로 아이들과 함께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교사가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교사도 아이들과 똑같이 호기심을 갖고 교사가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태도를 아이들이 배우게 함으로써 교사와 아이들이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함께 호기심을 갖고 나아가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방법들이 교사와 학생의 관계의 질을 높여준다고 생각이 듭니다.
조연희 : 아이들이 부모에게 보고 배우듯이 교사를 보고 배우며 성장합니다. 학교에서 경쟁 심리를 가지면 아이들도 학교를 통해 경쟁 심리를 배웁니다. 학교라는 공동체 안에서 이것은 굉장히 무서운 것이라고 봅니다. 이런 경쟁 교육을 교과서가 아닌 진짜 체험학습을 하고 있는 겁니다. 학교의 교사 문화도 교사들이 서로 도와가며 팀워크를 발휘하며 같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같이 협력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그것들의 가치를 같이 공유하게 되지요. 그러다 보면 학교 공동체가 굉장히 행복한 공동체가 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교를 오고 싶어 하고, 선생님들도 학교에 가고 싶어 하는 학교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들이 서로 도와가면서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들과 함께 고민하는 모습이 굉장히 중요한 교육이라는 생각이 들고, 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한 체험학습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쪽으로 진행이 되면 굉장한 폭발력을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전교조의 예를 들면, 전교조 자체가 가진 목적이 나쁜 것이 아니지만 ‘조중동’ 등의 매체에서 전교조를 넘어서 교사 전체를 교사의 부족한 모습들만 집중하여서 학생들이 교사를 존중하지 않아요. 지금 우리 사회가 교사에 대한 존경심이 집단적으로 볼 때 없습니다. 진짜 교육이라는 것을 함께 고민한다면 교사라는 집단의 사람이 부족하더라도 우리 교육을 위해서 미래를 위해서 교사 집단에 대한 존경심이나 그 의미에 대해서 조명을 함으로 교사들의 좋은 점을 집단적으로 사회적으로 부각시켜서 드러내서 학생들이 교사라는 집단에 대해서 정말로 존경받는 참 교육자로 인정을 받으면 교육이 저절로 된다고 생각합니다. 즉, 신뢰감이 쌓이면 교육은 됩니다. 근본적으로 불신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와서 교사를 불신의 시각으로 교사를 바라보기 때문에 많은 선입견으로 교사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우리 모두가 손해기 때문에 씨알사상을 세상 밖으로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교사라는 집단이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핀란드의 경우 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존경의 대상 1위입니다. 이것이 교육의 질이 나오는 바탕이 된다고 봅니다. 한국의 교육 수준이 세계적으로 높지만, 한국의 교사들이 다른 직업군에 비해 매도되고 있는 부분이 시정되어야 하고 뜻있는 분들이 많이 목소리를 내어 교육을 위해서 방향을 잘 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재순 : 요새 드는 생각인데, 동양에서는 교사와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 매우 깊은 전통이 예로부터 있었지만 갑자기 그 존경심이 단절이 아니라 변질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학생이 교사를 때리거나 학부모가 교사를 때리는 것이 갑자기 생겨났습니다. 예로부터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지금 사회 분위기가 그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반성하는 모습이 없습니다. 본래에 스승이란 임금이나 아버지와 같은 분이고, 우러러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교(敎)’라는 말도 굉장히 중요하게 쓰이는 말입니다. 종교, 불교, 기독교, 유교같이 제일 중요하고 좋은 곳에다 ‘교’자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서양의 '페다고지(pedagogy)'라는 말은 그 유래를 보면 그리스 로마에서 ‘아이들의 길잡이’란 뜻으로 그 역할을 노예가 맡았었다고 합니다. 주인집 아이들을 학교까지 데려다주고 데려오거나 지식 있는 노예가 아이들을 가르쳤던 겁니다. 서양의 중세에서도 역시 교사가 높은 직위에 있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보면 서양에서는 교사에 대한 존경심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미 서양문화에 길들여졌다 하더라도 그런 걸 감안한다 하더라도 현대 사회에서 교육, 교사,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 무너지는 것이 당혹스럽습니다. 우리가 가진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되살려야 하는데 이것이 공론화되는 것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교사의 책임이 있겠지만 어떠한 이유를 불문하고 학생이나 학부모나 교사를 때리는 것은 교육이 불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것을 묵인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교육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교사도 반성을 하고 책임을 지는 모습을 가져야 하지만 사회 전체의 차원에서 교사의 지위와 존경과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씨알사상이 우리 교육에 어떻게 기여를 할 수 있을까?
고춘식 : 지금의 교육이 너무도 근본과 멀어져 있습니다. 선생님과 학생들 사이에 신뢰가 깨진 상황이고 보니 지금의 교육은 어떤 대안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는 아닌가 하는 절망감이 있습니다. 현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자유학기제’를 들고 나왔는데, ‘자유학기제’라는 용어도 못마땅합니다. 단지 중학교의 한 학기가 ‘자유학기’라면 나머지 다섯 학기는 ‘구속’ 학기가 된다는 것인가요? ‘자유(自由)’라는 말의 진정한 뜻이 ‘자신 존재의 이유를 아는 것’이라 한다면 그런 의미의 ‘자유’ 학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단순히 시험으로부터의 자유라면 바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겁니다. 나머지 학기와 연계가 되지 않는다면 ‘자유학기’의 의미는 반감되고 말 것입니다. 이제 끝으로 씨알사상이 우리 교육에 어떤 희망을 줄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씨알사상이 우리 교육 현장에 어떻게 신선한 샘물의 역할, 생명수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 말씀을 나눠보고 싶습니다.
윤상혁 : 먼저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제 입장에서는 씨알사상은 매우 생소한 사상입니다. 지금 씨알사상이 의미하는 것이 낯설고, 대부분의 교사들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추측합니다. 저는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와 버린 듯한 느낌이 듭니다. 좌표를 잃어버린 느낌이 드는 것이죠. 우리가 진보적인 교육이론조차도 나의 실천으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라 서구에서 접했던 이론에서 나왔고, 그것을 단순히 읊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교육적인 문제나 고민들을 외래에서 수입된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이러한 고민이 모두 자기 맥락 속에서만 펼쳐는 이야기인 것입니다. 각자 자기가 처한 환경 속에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만 공통된 용어나 이념이나 합의되거나 공유된 생각이 없습니다. 대표적으로 전교조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에서부터 전교조 선배님들이 하던 것들에 대해 존경심을 가졌지만 그들이 가진 한계를 보였고 저도 역시 비판하고 있습니다. 비판까지는 좋지만 그 이후에 새로운 대안점이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씨알사상에 대해 이야기하시고 우리나라 20세기 전반기에 교육적인 선각자 분이 겪었던 여러 가지를 전해 주실 때, 생소하면서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 사상이나 경험은 그 당시에 가진 고민에 대한 대안점인데, 지금 우리가 가진 생각과 잘 아우를 수 있는지 고민이 됩니다. 제가 아직 씨알사상에 대해 잘 모르지만 씨알사상이 좋은 활용점이 있으면 좋겠지만 현재의 맥락과는 이어지는 것이 있을까 하는 의문점이 생깁니다.
조연희 : 저도 말씀을 드리면 씨알사상은 제가 가진 생각과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교육 운동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 본다면 앞으로 우리가 교육에 있어서 방향을 잡고 이야기 할 때, 어떤 쪽으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철학적인 것과 근본적인 것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살아야하는가.’, ‘내가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영혼이 없는 기계를 만들어 내는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무시무시한 공장과 같은 학교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평가 등의 문제는 하위 분류 단계입니다. 교육의 근본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라는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 살아가는 것의 이유,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는 것 교육의 근본적인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안 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우리가 말해야 하는데 그런 이야기들이 씨알사상에서 핵심이고 우리 선생님들이 우리가 누구인지를 찾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이야기하셨던 거 같습니다. 지금이 그런 시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부분에서 씨알사상과 많은 부분이 일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 당시와 지금 찾아야 할 부분이 일치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부분이 만나야 할 지점이 있고 저는 더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재순 : 덧붙여서 이야기하면 그 당시는 나라가 망하고 식민지가 되면서 나라의 밑바닥이 보였던 시기입니다. 그 때 생각하고 실천했던 씨알사상은 근본적으로 접근하는 생명철학이고, 정신철학이고, 역사 철학입니다. 씨알을 가지고 생각하면, 쉽다면 정말 쉽습니다. 그것은 우리 몸과 역사들이 모두 집결되는 것입니다. 윤상혁 선생님이 낯설다고 하셨는데, 모든 사람에게 같을 것입니다. 왜 낯선지 설명하면 내 몸을 이야기하고 내 마음을 이야기하고 내 얼을 이야기하고 드러내는 사상이기 때문입니다. 이게 낯선 것입니다. 생명진화의 씨앗이 내 몸에 있습니다. 그러니 내 몸이 인류역사의 씨알입니다. 내 얼이 내 몸 속에 내 혼 속에 새겨져 있습니다. 자연스럽고 당연하고 과학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이게 낯선 것입니다. 그리고 안창호와 이승훈의 이야기가 낯설기 때문입니다. 낯선 이유가 학교에서 가르치는 시스템이 철저하게 외래적인 방식으로 가르치기 때문에 내 몸과 내 얼을 가지고 생각하는 것이 낯설기 때문입니다. 데카르트나 플라톤이나 칸트가 이야기하는 몸에 관한 이해는 다 분열하는 것입니다. 현실 존재의 세계와 생각의 세계가 나누어져있다고 봅니다. 그것은 생각은 관념의 세계에 속한 것이고, 존재는 현실의 세계에 속한 것이라는 이론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옳지 않은 이론입니다. 생각 속에서는 몸이 담겨 있고, 생각 속에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몸과 마음, 생각은 분리가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씨알사상에 의하면 모두 통합적인 것인데 현재의 교육에는 이 통합적인 사고가 들어날 자리가 없습니다. 특히, 철학분야에서는 교수들이 모두 분리하여 분석하고 분해하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에 씨알사상이 들어가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윤상혁 : 목사님의 말씀의 취지는 알겠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서양에서는 교육에 대해서 고민한 것을 기록을 남기면서 계속 공부하며 후세들이 또 공부하고 선배의 부족한 것은 수정하며 공부하며 발전시켜 왔지만, 안타까운 것은 그것뿐 아니라 교육학 자체가 수정되면서 발전해야 하는데 학문 커리큘럼상에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양의 교육이 직수입되어서 그대로 주입되어 왔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배워 왔습니다. 그래서 이런 교육 과정이 다르고 우리 시정에 맞는 교육이 필요한 것을 느끼지만, 지금 우리의 교육 현장에 바로 그것을 적용해서 실행할 수 있을 것인가가 걱정됩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선배 교육자들의 사상들과 우리 교육 사상이 이어져야 하겠지만 지금 당장 우리가 처해 있는 ‘교육 불가능’의 현실에서 바로 그것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일단 현재 교사들이 모두 알지 못하기 때문에 당장 활용하기에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박재순 : 씨알사상은 하나의 씨알철학이니까 교육에 관한 근본 철학이죠.
변중희 : 철학이 교육현장으로 들어오기에는 대학에서 수업으로 개설되어야 하는데, 철학과에 학문으로 개설되기에는 여러 가지 힘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씨알재단에서는 일반 선생님들이 씨알사상이 무엇인지를 잘 모릅니다. 죄송하지만 저도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왜 씨알재단에서 교육에 등한시하였나? 초중등 낮은 연령대의 아이들한테 어떻게 이것을 가르칠 것인가의 대한 행동을 안 하셨나 하는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생명 존중 사상이다, 천지인의 생각이다, 이런 말씀들을 하시는데 그걸 꼭 철학적인 용어가 아니더라도 그 정신을 살릴 수 있는 용어가 있습니다. 교사 대상의 연수를 기획한다든가 교사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한다든지 하는 현실로 와야 하는데 학교 현실과 동떨어진 거리에 씨알 사상이 있는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재순 : 지금 씨알 사상이 체계화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씨알재단이 정립해가고 토론하고 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대체로 책이 몇 권 출간한 상태입니다. 지금 초등학교 교사들에게 하기를 원했지만 만날 방법이 쉽지 않았고, 고춘식 선생님을 만나면서 씨알 사상을 시조로 만들어 놓으시고 서로 이야기하며 정립해 나가는 수준입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교육 연수원에 강좌를 개설해 주면 얼마나 고맙겠습니까.
변중희 : 질문에 씨알 사상이 우리 교육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라고 하셔서 기여를 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그게 아니겠는가 합니다. 그리고 아직 정립되지 않은 사상이라면 그 사상을 알려주기엔 시기상조인 것으로 보이기도 하구요.
박재순 : 씨알사상은 열려진 개념이라고 생각하지, 완결된 사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씨알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지금까지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다 씨알로 살았고, 그렇게 자기 삶을 우리에게 넘겨주는 삶입니다. 씨알사상을 배우지 않았더라도 일반 사람들이 씨알로 살고 있는 겁니다.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씨알사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춘식 : 오래 전부터 씨알사상을 접할 기회가 많이 있었는데도 관심과 노력을 하지 않아 씨알사상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씨알사상에 관한 책을 읽과 씨알사상과 관련이 있는 분들과 대화하면서 ‘이거다’ 하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우리의 수많은 문제, 우리 교육의 수많은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인류의 모든 사상을 포괄하고 포용하는 대단한 사상이라는 생각을 점점 하게 된 것이지요.
박재순 : 지금까지는 철학이란 꼭대기에서 규정을 할 뿐이었습니다. 민중의 삶을 형성하고 정신과 삶을 닦아내는 철학은 없었습니다. 협동조합도 원칙만 있지 철학은 없습니다. 철학이라는 개념이 밑에서 올라오고 민주적으로 협동하는 철학은 없었습니다. 역사의 밑에서 민주적으로 공동체적으로 지향하는 철학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망하면서 그 고통 속에서 위대한 교육의 선각자가 나오며 놀라운 사상이 창조된 것입니다.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지만 대단한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교육 현장에서 특히 어려운 철학 없이도 훌륭한 교육을 할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교육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근본적인 교육의 목적과 방향, 원칙. 그리고 그것을 공유하고 있으면 배우는 사람이나 가르치는 사람이나 방향을 정할 수 있습니다. 목적을 정하고 서로 신뢰하고 소통하는 하기 위해서는 교육 현장에서 철학이 필요한 것입니다. 제일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위에서부터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있는 교사 분들이 현장의 문제를 가지고 서로 공유할 수 있는 현장의 교육 철학을 만드는 것입니다. 현장에 있는 교사들이 모여서 지속적으로 사회에 씨알사상을 요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교육청에서도 움직이고 교육부도 움직이고 사회도 움직인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들이 같이 공부하여 바람직하게는 이 자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모여서 사회를 향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함께 알리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길이고 효율적인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춘식 : 오랜 시간 동안 귀한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씨알사상이 교육현장에 싹이 트고 알을 깨게 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들이 절실함을 가슴 아프게 느꼈다는 것도 소중한 결실로 생각합니다. 씨알 선생님들의 씨알의 소리가 널리 널리 퍼지고, 새로운 씨알들을 길러내는 일에 앞장서 주시기를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