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카페는 함평 장년길 40.
평소에 자주 가지 않았던 함평에서 갈만한 카페를 검색하던 중 발견한 곳.
폐교를 개조한 카페란다.
우리들의 카페 선택 제 1조건은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곳이거나 통창뷰가 훤한 곳이다.
광주에서 40여분 거리
무안고속도로를 따라가면 거침없이 시원스럽게 차를 달릴 수 있다.
함평만 해안도로에 접어들 때 쯤 오른쪽으로 살짝 꺾어 들어가면 만나는 곳
폐교임이 여실히 보인다.
하늘에는 날개 쭉 편 솔개 예닐곱 마리가 자유스럽게 활공하고 있다.
운동장이었던 곳에는 글램핑장이 가득 들어서 있다. 무려 17개 동
지금은 썰렁하다. 과연 얼마나 채워질까
여름 가족단위 내방객들이 많을 것 같다.
카페로 들어서니 별관이었음직한 2층짜리 교실을 몽땅 개조해 놓았다.
출입구에서 양쪽으로 나뉘어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메뉴가 퍽이나 다양하다
브런치를 겸하고 있어 식사 대용 음식들도 넘쳐난다.
우리는 카페라떼와 백향과 유자청을 섞은 수제차 주문.
차가 나오는 동안 구석구석 구경하기.
2층 뷰가 시원스러운데 관리가 힘들어서일까 그저 구경만 하란다.
음료를 갖고 올라갈 수도 없고 테이블도 없다.
2층에 오르니 오래된 레코드판 표지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모조품이긴 하지만 르느와르, 고흐의 작품들도 액자에 담아 놓았다.
통창에는 큼직한 소나무, 꽃봉우리를 내밀고 있는 벚나무가 가득 담겨있다.
멀리 뻘밭을 품은 바다도 보인다.
2층 한 칸은 교실처럼 책걸상 칠판 모두 갖춰져 있다.
무료 이벤트 교복입고 사진찍기를 할 수 있다.
여고생의 상징 하얀 칼라와 깜장 교복 치마
남고생의 각진 모자, 교련복도 걸려져 있다.
꼬마 손님을 위한 작은 크기의 교복까지~
생각보다 깔끔하게 준비해 놓았다. 정성이 엿보인다. 모자만 쓰고서 한 컷
점심나절이 되니 한 두명씩 손님들이 찾아 오더니
브런치를 시켜 먹고 있다.
다음엔 브런치도 시켜 먹어 볼까나
약 4킬로 남짓한 곳에 돌머리 해수욕장이 있다.
안보고 갈 순 없지
상상 이상의 썰울이다.
이렇게 물이 모두 밀려가 버린 적은 처음이다
재미있는 풍경이 펼쳐진다.
뻘밭을 가로질러 단단히 굳은 모래톱 사이로 산책하는 이들, 심지어 의자를 가져다 놓고 쉬고 있는 사람들도 보인다.
무지개 빛으로 단장한 다리를 걷는다.
끄트머리에서 바라보니 부지런히 손을 놀리며 뭔가를 채취하는 분들이 보인다.
그 분들이 타고 온 세발 달린 오토바이들도 세워져 있다.
마을 분들인가 보다.
한 분이 바구니 가득 담아 오시는데 소리쳐 물어보니 자연산 굴이란다.
추운 날씨에도 쭈그리고 앉아 언 손 녹여가며 굴을 캐는 분들이 존경스럽다.
어렸을 적 영광 칠산 앞바다로 조개를 캐러갔던 추억이 떠오른다.
아마 초등학교 5학년 쯤 됐으려나 여름방학 무렵이었을 게다.
조그만 바구니랑 호미를 들고 마을 사람들을 따라 바다로 향했다
바닷물이 멀리 물러난 뻘밭은 까마득하게 넓게 보였다.
부지런히 뻘밭을 헤치면 고개를 내미는 조개들이 퍽이나 재밌고 신기했으리라.
그 재미에 푹 빠져 사람들이 하나 둘 사라지는 줄도 모르고 열중하고 있을 때 맨 마지막 아주머니가
"물 들온다 가자"
했을 때야 엉덩이를 들고 겁에 질려 총총거리며 바다를 빠져 나왔다.
바구니 거의 가득 찬 조개들로 의기양양 집에 돌아왔는데 엄마는 크게 역정을 내시며
"누가 너한테 이런 거 하라고 했냐"
라시며 조개 바구니를 대차게 팽개치셨다.
그 서러움이란...
지금 생각하면 곱게만 키우고 싶은 엄마의 소망, 행여 일어날지도 모를 불의의 사고를 염려한 것이리라.
아직도 그 장면들은 선명히 기억속에 파묻혀 있다.
서해안답게 해질녘 노을은 가히 일품이다.
지난해 붉게 물든 하늘 풍경을 싣는다.
어떤 시간에 오더라도 걸을 만한 멋진 곳이다.
해수찜을 할 수 있는 곳도 보인다.
여름날 찾아오면 원두막을 빌려 앉아 쉬어도 되고 해수풀장에서 아이들이랑 놀아도 딱 좋은 곳 돌머리 해수욕장이다.
첫댓글 학생이 없어서 학교가 카페로 바뀌다니요 ㅉㅉ
40살 넘기 까지 결혼 안 하고 애 안 낳는 젊은이들에게 세금을 잔뜩 물려야겠어요.
그나저나 누구랑 가셨나요.
사진은 누가 찍어줬나요.
저는 항상 남편이랑 함께~
찍사는 남편이랍니다^^
좋습니다. 좋아요.
바늘 가는데 실가고, 검은 머리 파 뿌리 될 때까지, 금슬 좋은 천생연분 부부군요.
평일에 남편분이 일 안 하고요. 남편분 연세가 아직은 팔팔하실텐데요.
은퇴후의 시간을 즐기고 있지요~
팔팔함을 여행으로 채우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