毘盧遮那佛願力周法界 (비로자나불원력주법계)
비로자나 부처님의 원력이 법계에 두루 미쳐
以最後勝體詣菩提道場 (이최후승체예보리도량)
마지막엔 수승하신 몸으로 보리도량 나아가
圓解脫深因登金剛寶座 (원해탈심인등금강보좌)
원만한 해탈 깊은 인행으로 금강보좌 오르셨네
伽倻山中成就無上正覺 (가야산중성취무상정각)
가야산 가운데에서 위없는 바를 깨침 이루시고
海印三昧常說大華嚴經 (해인삼매상설대화엄경)
해인삼매 속에서 언제나 대화엄경 설법하시네
一百四十功德不共二乘 (일백사십공덕불공이승)
일백사십 공덕은 이승과 함께 못할 불공덕이요
八萬四千法門高超十地 (팔만사천법문고초십지)
팔만사천 법문은 십지를 뛰어넘는 법문이라네
* 해인사의 일주문一柱門과 봉황문鳳凰門을 지나면
제 3문인 해탈문解脫門이 나온다.
이 문은 중문에 속하는 문으로써 일반 사찰의
불이문不二門에 해당한다.
‘해동원종대가람海東圓宗大伽藍’이란 해탈문의 편액은
추사체秋史體로 유명한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선생이
존경해 마지않던 만파萬波스님께서 고종 2년에 쓴 친필이다.
해동원종海東圓宗이란 우리나라 선종구산禪宗九山 13종宗을
통합 일원화한 진실 원만한 교리를 말하는 종파,
화엄종華嚴宗이란 말이니 ‘해동원종대가람海東圓宗大伽藍’이란
말은 ‘우리나라 화엄종의 큰 절’이란 뜻이다.
해탈문을 지나면 완전한 불법의 세계는 주 · 객, 세간과
출세간, 선과 악, 옳고 그름, 나고 죽음 등 대립하는
상대적인 것들을 초탈한 불이법문의 세계로써
삼존불을 모신 건물 앞으로 나아감을 뜻한다.
해탈문은 본당으로 들어서는 마지막 문이다.
해탈문을 지나면 중생의 속박을 벗어나 해탈의 세계로 들어서게 된다.
내용상 1~3행은 수행으로 부처님이 되어 금강보좌에 오름을,
4~7행은 해인사에서 공덕을 쌓고 설법하는 내용이다.
1행의‘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은 큰 광명光明으로 중생을
제도하는 부처님이다.
‘법계法界’란 평등하고 차별이 없는 절대 진리의 세계
곧 진여眞如의 세계를 말한다.
2행에서‘승勝’은 수승殊勝의 준말로 매우 뛰어남을 말하는데,
정예精詣즉, ‘정수한 학문의 수양이 깊음’의 뜻을 가진 말이다.
3행의‘원해탈圓解脫’은 원만한 해탈, ‘인因’은 인행因行으로
불도를 닦는 것을 말한다.
‘금강보좌金剛寶座’는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자리이다.
4행의‘가야산伽倻山’은 본래 석가모니가 해탈한 인도의 산이지만,
해인사가 있는 가야산도 여기에 비길 만한 산이란 뜻이다.
5행의 ‘화엄경華嚴經’은 대승불교의 최고 경전으로,
석가가 이레가 되던 날에 깨달은 바를 설한 경문經文이다.
‘해인삼매海印三昧’란 말은 바로 화엄경華嚴經에 나오는 구절로
모든 법이 부처님의 마음에 나타남을,
바다에 만상이 투영되는 모습으로 비유한 말이다.
신라 화엄십찰華嚴十刹의 하나로 세워진 해인사의 이름은 여기에서 비롯했다.
6행의‘일백사십공덕一百四十功德’이란 여타의 수행자들과
다른 부처님만이 갖고 계신 140가지의 뛰어난 공덕을 말한다.
‘불공不共’은 함께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승二乘’은 부처의 설법을 듣고 아라한의 깨달음을 얻는 성문승聲聞乘,
홀로 수행하여 깨달음을 얻는 연각승緣覺乘을 말한다.
7행의 ‘팔만사천법문八萬四千法門’은 중생의 팔만사천 가지 번뇌를
다스리기 위한 부처님의 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