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바다를 사랑한 작은 생물이 하나 있다
알지 못한 사이 오물을 뒤집어쓴 무지이며
한참 몸집을 키워가는 자만이며
이따금 사랑을 우짖는 외로운 자요
빈번히 미움을 흘려보내는 안이한 자요
여기에 크고 푸른 바다가 하나 있다
살아 숨 쉬는 모든 생명의 고향이며
영영 마르지 않을 차고 푸른 대지이며
오래도록 달을 사랑한 연인이요
하염없이 바위를 끌어안는 찬란한 색채요
그곳에 행성을 사랑한 거대한 외계가 하나 있다
새카만 미지가 끝없이 펼쳐지는 우주이며
회전하는 별 무리의 기다란 고리이며
자그마한 별의 군집을 이어 그린 회화요
두 태양 사이 공백을 이루는 검은 색채요
그곳에 푸른 점이 하나 있다
손톱만큼도 되지 않는 그 신비스러운 점 위에
무수히 많은 인간이 태어나
살아가고 존속하는 미지가 있으며
무수히 많은 무자비와 탐욕을 드러내
발아래를 더럽히는 미지가 있다
무한히 긴 시간을 넘고 넘고 다시 넘어선다 한들
이를 수 없는 바다가 있는 것
이를 수 없는 행성이 있는 것
그것은 인간이 사랑해야 할 이유이며
그것은 인간을 사랑해야 할 이유이며
그것은 인류를 존속하는 오직 하나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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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 공유방
[제 3차시] 점 30222_여지나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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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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