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며 시작한 음악이라 콩쿠르도 즐기면서 하죠”
지난해 세계적 권위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레이첸. 7일 처음 내한한다. [서울바로크합주단 제공] | |
대만계 호주 국적인 첸은 이후 뉴욕 영 콘서트 아티스트 오디션 우승, 아스펜 음악제의 성공적 공연 등으로 벤게로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세계 최고 권위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스무 살의 신성(新星)’으로 이름을 알렸다.
7일 첫 내한 공연을 앞두고 있는 첸을 전화 인터뷰했다. “참가했던 모든 대회에서 우승한 건 아닌데, 사람들은 내가 이긴 것만 기억하니 참 다행”이라며 “콩쿠르에 나갈 때마다 실력이 늘어가는 것을 스스로 느낀다”며 즐거워했다.
그의 후원자인 벤게로프는 예브게니 키신·바딤 레핀과 함께 ‘러시아의 3대 신동’으로 불렸던 인물. 첸은 “‘콩쿠르 우승이나 그에 따른 명성 등 그 어떤 것보다 너 자신의 음악에 진실해야 한다’는 벤게로프의 조언을 매일 되새긴다”고 말했다. 또 “어린 나이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수많은 연주 활동을 한 후 자신의 스타일을 갖춘 연주자로 성공한 벤게로프가 롤 모델”이라고 밝혔다.
음악을 시작한 동기도 흥미롭다. “만 3세에 TV에 나온 바이올리니스트를 보고 장난감 바이올린에 젓가락으로 흉내를 냈어요. 이 모습을 본 부모님께서 생일 선물로 진짜 악기를 선물해주셨죠. 놀이로 음악을 시작했던 덕분에 연주·콩쿠르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의 입상 행진을 얼마나 계속될까. “콩쿠르는 이름을 알리고 경력을 쌓는 데 참 좋은 수단이지만 당분간은 저만의 음악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싶어요. 대만에서 태어나 호주로 이주했고, 지금은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저는 말 그대로 ‘다국적’입니다. 각국 무대에 서는 ‘글로벌 연주자’가 목표라면 목표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