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가족
황경순
아빠 따라
깊은 산골로 이사 온 우리 가족
앞마당 빨랫줄은
줄줄이 황태덕장 같아요
무지갯빛 양말들이 나란히 나란히
언니와 내 티셔츠도 나란히 나란히
대롱대롱 고드름 맺힌 아빠 작업복이
우리를 햇볕 잘 드는 양지 쪽으로 밀어요
썰매 타고 온 오빠 청바지가
슬슬 발을 걸치고
동생 티셔츠는 엄마 블라우스에
팔을 얹고
서로서로 온기를 느껴요
우리가 바스락바스락 춤을 추는 동안
아빠는 그늘에서 얼었다 녹았다
한겨울을 보내요
2025 제15회 천강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 황경순
카페 게시글
동시와 동시조
황태가족 / 황경순
김수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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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5.17 10:4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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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편의 동화책을 읽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