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학생비자를 받지 못해서 언어학원에 다니지 못하고 있으니 좀 답답한 마음이 든다.
물론 어떤 분들은 비자를 받지 못해도 그냥 언어학원에서 공부를 하면서 비자를 기다리곤 한단다.
그래도 그것이 불법은 아니더라도 학원측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우리는 꺼려진다.
여하튼 그것으로인해 참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간간히 유튜브로 무료 인니어강의나 인도네시아와 이슬람에 대한 논문을 읽으니 그것만으로도 참 좋다.
근데, 무료로 영상을 통해 공부하는 인니어는 참 재미없다ㅠㅠ
이곳에 오고 난 이후로 보게되는 것 중에, 아침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우리집을 지나가는 한 어르신이 계신다.
연세는 대략 6~70대로 보이는 남성이며 무슨 걱정인지 생각인지 고민인지 모르지만 굳은 얼굴로 출근을 하는 모양이다.
키도 작고 왜소하며 고개를 푹 숙이고 어깨는 움추려 굽은 채로 걸어가는 모습이 참 안쓰럽기 그지없다.
'저 분은 무슨 사연이 있길래 저런 모습으로 늙어가고 계실까?'
어느날 한번 내가 알고 있는 인니어로 말을 걸어보기로 했다.
"슬라맛 빠기~", "좋은 아침이에요^^"
그 어르신이 깜짝 놀라며 나를 쳐다본다.
그 누구도 인사를 건네지 않았던 것처럼 약간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들어 보인다.
웬 외국인이 자기에게 인사를 거나 싶나 보다~
참 감사한 것은 이곳에서는 현지인들이 서로 만나면 만날때마다 환하게 웃으면서 인사를 한다.
특히 우리 마을의 경비아저씨들은 우리를 볼때마다 환하게 웃으면서 인사를 해준다.
혹시나 서투른 인니어 인사를 하는데 틀릴 경우에는 웃으면서 고쳐서 인사를 받아준다.
예를들면, 오후4시쯤에 "슬라맛 시앙~"하면 경비아저씨가 웃으면서 "슬라맛 소레~" 하신다^^
그러면 앗차 내가 틀렸구나 생각하며 나도 "소레~"외치며 다시 인사한다.
그 어르신을 볼때마다 내가 알고 있는 인니어로 인사를 했다.
어떤 때에는 "아빠 까바ㄹ?", "안녕하세요?" 또는 "어떻게 지내세요?"라고 인사한다.
그 어르신이 환하게 웃으시면서 엄지척을 하면서 "바익~", 즉 "좋아요"라 대답한다.
어느 순간엔가 나를 먼저본 그 어르신이 나에게 인사를 건넨다.
"빠기~", "좋은 아침이에요"
놀래서 처다보면 환한 웃음으로 엄지척을 하면서 나를 바라보신다.
나도 환하게 웃으면서 화답한다. "빠기~"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라는 인니어를 빨리 배우고 싶다.
그래서 그 어르신에게 꼭 그렇게 말해 주고 싶다.
오늘 아침에도 아내랑 함께 밖에 앉아 있는데, 그 어르신이 먼저 보고 인사를 하신다.
나의 부족한 인니어 레파토리를 다 아시는 듯 웃으시며 "빠기~ 바익~"하시며 엄지척을 하신다.
이제 인사는 튼 것인가??ㅋㅋㅋ
잠시나마 환하게 웃으시는 그 어르신을 보면서 나도 아침부터 기분이 참 좋아진다.
건강하시게 오래오래 인사를 나누는 사이게 되면 좋겠다^^
첫댓글 '아빠 까바ㄹ'는 매일 만나는 사람에게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오랜만에 만난 사람이나 처음만난 사람에게 사용한다고 합니다.
매일 만나는 사람에게는 그냥 일반적인 인사인 '슬라맛 빠기'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비자변경차 한국에 다녀온 후로는 그 어르신을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어떻게 계시고 있는지 안부가 궁금한데도 알아볼 방법이 없네요ㅠㅠ
얼마 전에 그 어르신을 만났습니다.
점심을 먹고 난 이후에 문밖으로 나갔더니, 그 어르신이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고개를 푹 숙이고 바닥만 쳐다보며 걷고 계셨습니다.
너무나 반가운 나머지 큰소리로 "슬라맛 시앙 빡!" 소리쳤습니다.
그 어르신이 저를 쳐다보니 환하게 웃으시면서 "시앙~ 시앙~" 화답해 주셨습니다.
"아빠 까바ㄹ~빡!" 어떻게 지내셨어요?라고 물으니 아주 잘 지냈다고 웃으시면서 좋아하시면서 가셨습니다.
그 어르신의 웃는 얼굴을 뵈니 좀 안심이되고 반가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