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캠프의 인원은 대략 80명 정도였다.
삼무곡의 여름과 겨울 캠프를 통틀어 제일 많았던 인원이었다.
그 많은 인원의 음식을 만들어 내기엔 넉넉하지 않은 주방에서.
80명이 한 번에 먹기엔 턱없이 부족한 식당에서.
그리고 80인분이 먹고 나온 설거지를 하기에 번거로운 환경에서도
충분히 소화해냈다.
오히려 지금까지의 캠프 중에서도 평탄했던 편이었다.
평탄했다기 보다도 흐름에 몸을 잘 맡겼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살림을 이끌어 나가시는 여공과 함께 식당팀이었던 나와 일곡과 민들레, 시은이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흐름을 놓지 않았기에 힘에 부치지 않을 수 있었다.
식재료를 씻고 다듬는 일.
아이들이 먹을 음식을 맛있고 든든하게 만들어 내는 일.
그 음식을 보기 좋게 담고 아이들에게 나뉘어주는 일.
아이들이 먹을 상에 수저를 일일이 놓는 일.
먹고 난 자리를 치우는 일.
나온 설거지들을 깨끗이 씻어내는 일.
그 어떠한 일이든 자기 수행으로 삼고 즐길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였다.
그런 이들을 보며 나도 내 수행을 끝까지 놓지 않을 수 있었다.
하루에 잠자는 시간 6시간을 빼고는 눈을 뜰 때부터 감기 전까지 식당에 있는동안
힘들고 지겨울 수 있었던 4박 5일이
어느새 빛나는 순간들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들은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 숟갈이 되고
풍요로운 놀이가 되고
신나게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되고
그리운 엄마의 품이 되었을거라 생각한다.
첫댓글 와~~ 보기만해도 군침이 도네요~~^^ 아이들이 먹는 즐거움도 실컷 느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심린 심홍이는 삼무곡 밥이 엄지척이랍니다. 여름에도 밥 먹으러 또 갈게요. 잘~~~ 먹여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
참으로 대단합니다!! 80명분의 식탁! 간식까지 포함 하루 5번의 식탁차림!!
주방팀 모두에게 존경과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