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금구초등학교 4-6학년 친구들이 괴산으로 일일 독서캠프를 나왔네요.
오전에는 이웃한 여우숲에 가서 김용규 선생님의 숲 이야기를 듣고,
오후에는 책방나들이를 왔어요.
어린이들이 골라가면 좋을 책들을 데크에 전시해놓고...
다같이 책방에 모여앉아 재미있는 팝업북도 보여주고, 그림책도 읽어주었어요.
책읽기를 마친 다음에는 데크에 골라놓은 책들 가운데 각자 사고 싶은 책 한 권씩 고르고,
아이들이 골라온 책을 책봉투에 담아 마지막 돌아갈 때 나눠주었어요.
약 한 시간 반 동안 책방에서 가진 즐거운 시간...
책방 정원에서 자유롭게 책을 보거나 해먹을 타거나 만화를 읽거나 혹은 놀면서...
보고 싶은 책을 직접 고르는 건 무엇보다 즐거운 일.
아이들이 책을 싫어한다고 누가 그랬을까요...
학교에서 한 권씩 책선물을 해준다고 하니, 고르고 싶은 책이 너무 많은 아이들은 즐거운 고민에 빠졌지요.
내 손으로 직접 고른 책 한 권...아이들은 책방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며 이 책을 꼭 끝까지 다 읽을 거라고
몇 번이고 약속해 주었습니다.
책 속에는 무엇보다 책방지기의 마음을 담은 귀한 선물이 들어있습니다.
40명 어린이들을 위해, 전날 밤늦게까지 한 장 한 장 손으로 직접 쓴 시엽서 편지...
밤늦게 혼자 앉아, 얼굴 모르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고운 시 한 편 적고
짧은 편지글을 담았습니다.
어린이들을 만났을 때, 이런 이야기를 하며 시편지를 읽어주었더니 아이들이 "와.." 탄성을 지르며 크게 박수를
쳐주었어요. 그순간 감동이 왈칵...!
그래...작은 책방에서, 한 권의 책으로,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 건 바로 이런 거야...참 따뜻하고 뭉클한 무엇 !!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 조각을 주우러 숲으로 가자
그믐밤 반딧불은 부서진 달 조각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 조각을 주우러 숲으로 가자"......윤동주
"책은 우리들 마음에 환한 등불을 밝혀 줍니다.
언제나 책을 읽고 시를 외우는 멋진 어린이가 되면 좋겠네요."
윤동주와 이안 시인의 시 몇 편을 골라 적었고, 편지글 내용은 조금씩 조금씩 다르게...
그러나, 이 시편지를 받은 아이들이 언젠가 살면서 오늘의 책방 나들이를 귀하게 추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첫댓글 책방사장님이 아니라 선생님이라고 불러야겠습니다.
선생님의 손편지 정성이 없으면 불가능한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저희 아이들의 친구들과 함께 가보고 싶네요.
미리 말씀드리면 저희도 손편지 선물받을수 있을까요?
저의 아이들과 아이들의 친구들의 마음속에 한편의 시가 추억으로 자리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