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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공정여행 스크랩 캄보디아인상기17-씨엠립이라는 도시
물밥강유홍 추천 0 조회 33 15.03.22 17:3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앙코르 와트로 들어가는 대문겪인 도시가 시암레아프다.

보통 씨엠립이라고 편하게 부르지만 시암+ 레아프로 구분해서 읽어주어야만

이 도시 사람들이 이 지명에 대해서 갖는 자부심의 한자락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시암은 70년전까지도 불렸던 태국의 옛 이름이다.    

한 때 앙코르 제국의 수도가 있던 이곳은 시암의 잦은 공격과 지배를 받아야 했다.

그러다가 17세기 아유타야 왕조를 몰아내고 자유를 구가하게 되었으니 그 때의 감격을 담아 도시 이름도 아예

'시암을 물리친 마을'로 정해 버렸다.

시암 입장에서 보면 참 거시기한 동네가 아닐 수 없지만 이 곳 사람들 입장에서는 수많은 외국 방문객들이

시암을 물리친 사람들이라고 불러 줄 때마다 절로 기분이 좋아질 법한 그런 지명이다.

(우리 나라에 이런 역사적 의미를 가진 지명이 있을까? 황산벌? 위화도? 동래? 삼전도? 우금치? 짧은 기억을 떠올려도 없다.

모두가 다 외세로 인해 비극적인 결말을 맞은 곳이다.

이 참에 퇴일시 척중면 용미리라는 새 지명을 지으면 주변국들이 가만히 있을라나, 참 걱정도 팔자다.)

 

아무튼 시암레아프 사람들의 자존심은 역사적 근거가 분명하다.

가장 찬란했던 앙코르제국의 유산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풍경1- 캄보디아 내전승리 기념탑

 

1979년 1월 7일,

 

베트남군의 지원을 받는 캄보디아 반군 훈센부대는 4년여 동안 캄보디아를 킬링필드로 만든

'크메르 루즈 폴포트 정권'을 정글지대로 몰아내고 정권을 잡는데 성공한다.

그 뒤부터 이 날은 전승기념일이 되어 공휴일로 지정하고 이렇게 전승기념탑 참배도 이어진다.

현 정부에 우호적인 사람들에게 이 날은 공산 독재 정부를 몰아낸 민주회복의 날이지만,

현 정부에 반대하는 이들 입장에서는 베트남의 식민지가 시작된 치욕의 날로 기억된다.

 

이 날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 가에 따라 입장이 갈라 지는 것인데,

세간에서 '앙코르와트의 운영권을 베트남에 갖다 바쳤다더라'

'똔레삽에서 잡은 물고기는 대부분 베트남 사람들 입으로 들어 간다더라' 같은 '카더라'방송의 진원이

바로 이 날에 대한 입장 차이인 것이다.  

식민지배를 겪은 나라에서 벌어지는 이같은 갈등은 결국 심해지면 내전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것이 지난 역사의 기록이다.

                                

 

풍경2- 앙코르와트 입구

 여기서 부터는 입장권을 끊어야만 갈 수 있는 곳이다. 성역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나이든 외국인들은 느긋하게 툭툭으로, 젊은 외국인은 오토바이나 자전거로 앙코르 와트를 찾는다.

 걸어서 볼 수도 있겠지만 뜨거운 날씨 때문에라도 사람들은 엄두를 내지 않는 것 같다.

 최근 앙코르 와트 입장료 횡령 사건이 벌어지면서 하루 입장객 수가 얼마나 되나하고 발표를 했는데

 대략 사천 명이 다녀간다는 것이다.

 그러자 택도 없는 소리라며 최소한 만 명은 된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 차이 만큼의 수입이 어딘가로 증발했다는 주장이기도 하다.

 

 앙코르 유적의 하루 입장료는 이십 달러.

한 해에 이곳을 찾는 한국인만 해도 사십 만이나 다녀 간다고 하는데, 

죽은 조상들이 이 도시와 캄보디아의 부자들을 먹여 살리는 복덕을 베풀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은 아니겠다는 생각이다.  

 

 

                                   

 

 

풍경3-여행자거리 주변

시엠레아프 시내는 관광도시 답게 주요 동선은 깔끔하다는 인상을 준다.

선거가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여행자의 눈에는 야당인지 여당인지 구분이 안되는 선거 입간판 같은 것이 자주 눈에 들어온다.

흐름이 거의 없는 이 강줄기를 기준으로 여행자 구역의 안과 밖을 나누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된다.

그만큼 강 이쪽의 풍경과 강 저쪽의 풍경은 차이가 있다.

여행자 거리는 이곳 사람들에게는 생존의 거리이기도 하다.

주민들은 여행을 위해서가 아니라 일하기 위해서 이 다리를 건너 이 거리로 들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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