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차 천인행동 - 금강에 서서 설악을 보다
공지할 때부터 '비가 와도 천인은 설악에 든다.'고 했건만
산행 당일 쏟아지는 비를 넋놓고 바라보며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오시기로 했던 분들이 취소를 하고
일부 일행을 기다리며 어디 근사한 곳에서 점심 식사나 하고,
따뜻한 차 한 잔 해야겠구나 생각하며 머리 속으로
바삐 장소를 물색하고 있었다. 하지만
단호한 박그림 선생님 말씀 한마디에 고민은 한순간에 사라졌다.
"올라가서 사진이라도 찍고 와야지!"
산행은 우려만큼 힘들지 않았다.
아주 오래 전 폭우 속에서 옆지가와 함께 했던
공룡능선 하신길의 추억이 떠오르며
비와 안개 속 운치있는 풍경으로 빠져들었다.
말라있던 계곡이 폭포로 변할 정도의 장맛비는
속옷을 적시고 지친 마음도 적셨다.
성인대 정상에서, 병풍처럼 둘러쳐진 울산바위를
심안으로 바라보며 현수막을 들고
촬영을 해내고야 만 우리는 참 대단했다.
주저함이 없는 행동을 보여주시는 박그림 선생님
그 뒤를 따라, 혹은 옆에서 선생님과 함께 나아가는 이 길에
흔들림은 없다. 그 흔들림 없는 의지로
자본의 폭력 앞 풍전등화 같은 설악산을 지켜냅시다!
아래는 산행 후 배성우님 글입니다. 함께 공유합니다.
설악에 들다 7월의 프로그램으로 성인대를 올랐습니다.
억수로 내린다는 비소식에 참가하기로 하셨던 분들이 후퇴하시고 서울에서 두명, 원주에서 세명, 속초에서 세분이 참석했습니다.
내리는 비를 맞으며 오르는 성인대, 들어는 보셨지요?
우중산행, 몇가지를 포기하면 나름 운치있는 산행이기도 합니다.
짧은 산행을 되로하고 속초 청조호변에 41층 건물이 들어선다는 곳도 지나가보고, 따뜻한 차도 한잔 마시고, 동오해변까지 가서 비바람치는 해수욕장에서 현수막도 올려보았습니다.
오늘 함께 해주신 모든분께 감사드리며, 우리의 산행을 걱정해주신 여러분께 설악의 기운을 전해드립니다.
8월 천인행동 신청은 요기로 --> https://bit.ly/1TmSqe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