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장 인상깊게 읽은 책은 정채봉의 '오세암' 이라는 책입니다. 저는 이 책을 중학교 때 읽었지만 아직도 여운이 많이 남아서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이 책에서는 장님인 누나 '감이'와 엄마를 많이 그리워하는 '길손'이라는 조그만 5살 남동생이 있습니다. 이 둘은 부모님을 찾기 위해서 계속 떠돌아다니고 있지만, 사실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을 동생에게 누나가 말하지 못한 사연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한 지나가는 스님이 떠돌아다니는 둘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둘을 백담사 절로 데려가게 됩니다.
그리고 스님의 권유로 절 생활을 하게 되는데요, 누나는 금방 적응하지만, 길손이는 게속 말썽을 피웁니다.
어느 날, 스님은 길손이와 같이 있었는데 절의 식량이 떨어졌다고 길손이를 놔두고 혼자 남쪽으로 식량을 가지러 갑니다.
길손이는 스님을 기다리다가 심심해서 한 불화를 보고 있었는데 홀린 듯이... 길손이는 잠들었고, 길손이는 꿈을 꾸다가 엄마의 손길에(부처님의 손길) 잠이 깨서 엄마를 따라서 하늘로 갔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는 지금 바위가 되었다는 설화입니다.
제가 봤을 때 가장 인상깊었던 구절은 길손이가 꿈을 꿀때 어머니 품에서 안기면서 "엄마...."라고 했던 부분이 가장 감명깊고 울컥했던 것 같습니다.
그토록 보고싶었던 어머니를 꿈에서라도 봤다는 것이 다행스러우면서도 안쓰러웠습니다.
그리고 어릴 때 부모님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큰 아픔이며, 내적으로도 얼마나 슬픈지 감정 이입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 책을 보고 1학년때 배웠던 제망매가가 떠올랐습니다. 제망매가도 가족을 잃은 슬픔을 도를 닦으며 다시 만나겠다는 다짐을 가지고 있는 향가인데,
여기서도 불교와 가족의 그리움을 연결 짓는 것으로 보아 그 작품과 많이 유사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오세암의 작품 배경이 겨울이므로 저는 길손이와 감이의 애절함과 그리움이 좀 더 심도있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