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공원, 관모산,상아산, 은계호수의 여름 아침
1. 일자: 2023. 7. 15 (토)
2. 장소: 인천대공원, 관모산(162m), 상아산, 운계호수
'밤은 조용 조용히 깊어갔고 두 시가 지났을 때는 다시 밤은 조금씩 조금씩 아침을 향해 기어가는 듯 느껴졌다.' (토지 5부 4권 3장 청춘의 향기 중에서)
오늘은 더 일찍 눈이 뜨인다. 연초부터 읽고 있는 토지가 20권에 들어섰다. 끝을 향해 가니 조금씩 더 찬찬히 음미하며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마 비가 그칠 기세가 아닌다. 어제 저녁 마음 먹은 곳으로 차를 몬다. 인천대공원이다. 정문에는 비를 맞으며 한 무리의 마라토너들이 워밍업을 하고 있다. 나보다 더 부지런한 사람들이 많다.
공원의 첫 인상은 무척 넓다는 게다. 키 큰 나무가 호위하는 우측 숲길로 들어선다. 정해진 곳은 없다. 그저 걸 발 가는 대로 걸어볼 작정이다.
광장 뒤로 호수가 보인다. 물가를 따라 걷다, '백범광장'이란 이정을 보고 그리로 향한다. 인근 산 검색 시 트랭글에 자주 등장하던 이름이다. 기억이란 참 묘해서 연결되면 자석처럼 발길을 이끈다. 개울을 잇는 출렁다리를 넘어서자 관모산으로 오르는 산길이 이어진다. 162미터이니 제법 치고 오른다. 비옷 안이 땀으로 범벅이다. 정상에서도 풍경은 없다.
길은 상아산으로 이어진다. 산 이름 치고는 무척 곱다. 정상에는 작은 정상석이 있었다. 비록 공원 안에 위치한 낮은 산이지만 봉우리 둘을 올랐다는 성취감을 안고 다시 호숫가에 선다. 올 때와 반대 방향으로 길을 잡고 호수를 한 바퀴 돈다. 그 끝에는 수석공원이 있었다.
아침 운동을 나온 이들이 하나 둘 늘어난다. 비는 여전히 오락가락 흩뿌린다.
다음에 이곳에 오면 아주 오래 전 인연을 맺은 소래산과 연계산행을 해 볼 생각이다.
은계호수는 얼마 전 TV에서 소개된 곳이라 찾았는데, 주변 신도시의 상징적 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분수가 물을 뿜고 어둠이 깃들면 야경이 꽤 근사한 곳이라 상상된다. 호수를 한 바퀴 도는데 1.4km 밖에 되지 않았다. 다녀 갔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