章表第二十二 (장표제이십이)
夫設官分職(부설관분직) : 관리를 두어 직무를 분담시켰으니
高卑聯事(고비련사) : 상하의 관리들은 그 사무에 서로 관련을 맺는다
天子垂珠以聽(천자수주이청) : 천자는 관에 진주를 드리우고 정사를 들으며
諸侯鳴玉以朝(제후명옥이조) : 제후들은 패옥을 울리며 조회에 참석한다
敷奏以言(부주이언) : 천자는 제후들에게 각국의 정치 상황을 진술시켜
明試以功(명시이공) : 그것을 명백히 시험하여 공로로 삼았다
故堯咨四岳(고요자사악) : 그러므로 요임금은 사악(四嶽)의 제후들에게 자문을 구했고
舜命八元(순명팔원) : 순임금은 8명의 재사들에게 명을 내렸는데
固辭再讓之請(고사재양지청) : 이 요청을 굳게 거절하거나
俞往欽哉之授(유왕흠재지수) : 임무를 부여하거나 하는 말들은
並陳辭帝庭(병진사제정) : 어느 것이나 궁정에서 구두로 했고
匪假書翰(비가서한) : 문서의 형식은 취하지 않았다
然則敷奏以言(연즉부주이언) : 이렇게 볼 때 정치상황의 진술은
則章表之義也(즉장표지의야) : <장(章)>이나 <표(表)>의 내용에 해당하며
明試以功(명시이공) : 명백히 시험하여 공로로 삼은 것은
即授爵之典也(즉수작지전야) : 작위를 수여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至太甲既立(지태갑기립) : 은나라의 <태갑(太甲)>이 왕위에 오르자
伊尹書誡(이윤서계) : 이윤은 그에게 주는 훈계(訓戒)의 글을 썼고
思庸歸亳(사용귀박) : 변하지 않는 진리를 생각하며 <호(毫)>에 돌아왔는데
又作書以贊(우작서이찬) : 다시 글을 지어서 찬양하였다
文翰獻替(문한헌체) : 여기서는 문서에 의해서 군주에게 선행을 제시하고
事斯見矣(사사견의) : 일하는 것을 이것에서 엿볼 수 있다
周監二代(주감이대) : 주나라는 하나라와 은나라 2왕조에서 배워
文理彌盛(문리미성) : 문리(文理)가 더욱 왕성하게 되었다
再拜稽首(재배계수) : 신하는 최대의 경의를 되풀이하여
對揚休命(대양휴명) : 왕의 빛나는 명(命)을 찬양했고
承文受冊(승문수책) : 칙명(勅命)을 받고는
敢當丕顯(감당비현) : 명(勅命)에 감히 의견을 진술했다
雖言筆未分(수언필미분) : 비록 언어와 문필의 구별이 나눠지지는 않았지만
而陳謝可見(이진사가견) : 은혜를 갚는 진술을 가히 볼 수 있다
降及七國(강급칠국) : 아래로 내려와 전국칠국(戰國七國)에 이르러도
未變古式(미변고식) : 고대의 방식은 변하지 않앗다
言事于王(언사우왕) : 군주에게 일을 말한 것은
皆稱上書(개칭상서) : 모두 <상서(上書)>라고 일컬어 졌다
秦初定製(진초정제) : 진라라 초기에 이르러 조서(詔書)가 정해져서
改書曰奏(개서왈주) : <상서(上書)>를 바꾸어서 <주(奏)>라고 했다
漢定禮儀(한정례의) : 한나라 시대에 예의(禮儀)가 정해져서
則有四品(즉유사품) : 사품(四品)이 있게 되었으니
一曰章(일왈장) : 첫째를 <장(章)>라고 하고
二曰奏(이왈주) : 둘째를 <주(奏)>라고 하고
三曰表(삼왈표) : 셋째를 <표(表)>라고 하고
四曰議(사왈의) : 넷째를 <의(議)>라고 했다
章以謝恩(장이사은) : <장(章)>은 사은(謝恩)을 나타내고
奏以按劾(주이안핵) : <주(奏)>는 죄악을 고발하고
表以陳請(표이진청) : <표(表)>는 요구사항을 진정(陳情)하고
議以執異(의이집이) : <의(議)>는 이의(異議)를 제출한다
章者明也(장자명야) : <장(章)>은 <명(明)>이다
詩雲為章于天(시운위장우천) : <시경(詩經)>에 “하늘에 장(章)을 이룬다.”라고 한 것은
謂文明也(위문명야) : 문채의 밝음을 말하고 있다
其在文物(기재문물) : 공예품에 있어서
赤白曰章(적백왈장) : 홍백(紅白)의 자수(刺繡)를 <장(章)>이라고 부른다
表者標也(표자표야) : <표(表)>는 <표(標)>이다
禮有表記(례유표기) : <예기(禮記)>에 <표기(表記)> 1편이 있는데
謂德見于儀(위덕견우의) : 미덕(美德)이 질서에 나타난 것을 말한다
其在器式(기재기식) : 측량기에 있어서는
揆景曰表(규경왈표) : 그림자의 길이를 잰 것을 <표(表)>라고 했다
章表之目(장표지목) : <장(章)> <표(表)>의 명칭은
蓋取諸此也(개취제차야) : 아마 이러한 데서 취했을 것이다
按七略藝文(안칠략예문) : 생각하건데 <칠략(七略)>이나 <한서(漢書)>의 예문지(藝文志)에
謠詠必錄(요영필록) : 시가류(詩歌類)는 다 수록되었는데
章表奏議(장표주의) : 장(章)·표(表)·주(奏)·의(議)는
經國之樞機(경국지추기) : 정치의 기축(機軸)인데
然闕而不纂者(연궐이불찬자) : 빼 버리고 편찬하지 않은 것은
乃各有故事(내각유고사) : 곧 각각 관례가 있어
布在職司也(포재직사야) : 소관의 직장에서 보관되었기 때문이다
前漢表謝(전한표사) : 전한시대의 표(表)는
遺篇寡存(유편과존) : 그 유편(遺編)의 존재가 극히 소수에 불과했으나
及后漢察舉(급후한찰거) : 후한시대에 이르러서는 인재의 등용에는
必試章奏(필시장주) : 반드시 장(章)·표(表)의 능력을 시험했다
左雄表議(좌웅표의) : <좌웅(左雄)>의 표(表)·의(議)는
台閣為式(대각위식) : 내각에서 모범으로 삼았고
胡廣章奏(호광장주) : <호광(胡廣)>의 장(章)·주(奏)는
天下第一(천하제일) : 천하제일이었는데
並當時之傑筆也(병당시지걸필야) : 그들의 작품은 모두 당시의 걸작이었다
觀伯始謁陵之章(관백시알릉지장) : 백시 <호광(胡廣)>의 <알릉(謁陵)의 장(章)>에서
足見其典文之美焉(족견기전문지미언) : 족히 그 전아한 문장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昔晉文受冊(석진문수책) : 옛날 진문후는 천자의 임용을 받음에
三辭從命(삼사종명) : 세 번을 사양한 후에 명령에 따랐다
是以漢末讓表(시이한말양표) : 그래서 한나라 말기의 “사의의 표.”도
以三為斷(이삼위단) : 세 번까지를 한도로 했다
曹公稱為表不必三讓(조공칭위표불필삼양) : 조식은 “표(表)를 만드는데 세 번이나 사퇴할 필요도 없었으며
又勿得浮華(우물득부화) : 또 실속 없는 화려함을 배제해야 한다.”고 했다
所以魏初表章(소이위초표장) : 이런 까닭에 위나라 초기의 표(表)·장(章)은
指事造實(지사조실) : 사실대로 착실히 전하는 것을 중시하고
求其靡麗(구기미려) : 화려하고 아름다운 것을 추구하는 것은
則未足美矣(즉미족미의) : 족히 평가 받지 못했다
至如文舉之薦檷衡(지여문거지천니형) : 문거 <공융(孔融)>의 <니형(檷衡)>을 천거하는 표(表)는
氣揚采飛(기양채비) : 의기가 높고 문채가 생동하고
孔明之辭後主(공명지사후주) : 제갈공명의 <출사표(出師表)>는
志盡文暢(지진문창) : 뜻이 지극하고 문장이 유창하다
雖華實異旨(수화실이지) : 위 두 가지는 비록 표현과 내용에 있어서 취지는 다르나
並表之英也(병표지영야) : <표(表)>에 있어서 걸작이다
琳禹章表(림우장표) : <진림(陳琳)>과 <완우>의 장(章)·표(表)는
有譽當時(유예당시) : 당시에도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孔璋稱健(공장칭건) : 공장 <진림(琳禹)>은 건실하다고 일컬어져
則其標也(즉기표야) : 당시의 표준이 되었다
陳思之表(진사지표) : 진사왕 <조식(曺植)>의 표(表)는
獨冠群才(독관군재) : 수많은 재사(才士) 가운데서도 걸출한 재사였다
觀其體贍而律調(관기체섬이률조) : 그 내용은 풍만하고 율조가 �穿爭じ�
辭清而志顯(사청이지현) : 문사(文辭)는 청순하고 사상은 현저하며
應物制巧(응물제교) : 사물에 대응해서는 기교를 발휘하여
隨變生趣(수변생취) : 변화에 따라서 묘취를 생성시켰으나
執轡有餘(집비유여) : 고삐를 잡음에 여유가 있었으므로
故能緩急應節矣(고능완급응절의) : 완급을 자재하여 속도를 조절할 수 있었다
逮晉初筆札(체진초필찰) : 진나라 시대 초기의 상주문(上奏文)은
則張華為俊(즉장화위준) : <장화(張華)>가 뛰어났다
其三讓公封(기삼양공봉) : 그가 제후를 세 번 사퇴한 표(表)는
理周辭要(리주사요) : 내용이 주도면밀하고 표현은 요령을 얻어
引義比事(인의비사) : 인용이나 비유는
必得其偶(필득기우) : 반드시 대우(對偶)의 묘법을 얻었다
世珍鷦鷯(세진초료) : 그러나 사람들은 그의 <초료부(鷦鷯賦)>는 진기하게 여기면서
莫顧章表(막고장표) : 그의 장(章)·표(表)에 대해서는 돌아보지도 않는다
及羊公之辭開府(급양공지사개부) : <양호()>가 개부(開府)를 사퇴할 때 지은 표(表)에 이르러서는
有譽於前談(유예어전담) : 당대에 좋은 평가를 받았고
庾公之讓中書(유공지양중서) : <유량(庾亮)>의 중서감을 사최한 표(表)는
信美於往載(신미어왕재) : 왕년의 뛰어난 작품으로
序志聯類(서지련류) : 주장의 서술은 체계적이며
有文雅焉(유문아언) : 문학적 풍취가 있다
劉琨勸進(류곤권진) : <유민(劉琨)>의 <권진표(勸進表)>나
張駿自序(장준자서) : <장준(張駿)>의 <자서표(自序表)>는
文致耿介(문치경개) : 문장이 경개(耿介)하다
並陳事之美表也(병진사지미표야) : 이들은 모두 서사의 훌륭한 표(表)이다
原夫章表之為用也(원부장표지위용야) : 대개 장(章)이나 표(表)의 기능은
所以對揚王庭(소이대양왕정) : 왕궁에서 진술하여
昭明心曲(소명심곡) : 자기의 마음에 있는 곡절을 분명히 피력한 데 있다
既其身文(기기신문) : 이것은 필자의 일신을 장식할 뿐만 아니라
且亦國華(차역국화) : 국가를 장식하는 명화인 것이다
章以造闕(장이조궐) : 장(章)은 천자 앞에 내놓은 것이므로
風矩應明(풍구응명) : 그 풍격과 규준이 명확해야 할 것이다
表以致策(표이치책) : 표(表)는 조정에 내놓는 것이므로
骨采宜耀(골채의요) : 표현의 구조가 광채로 빛나야 할 것이다
循名課實(순명과실) : 장(章)·표(表)의 명칭을 따라 본질을 추구하면
以文為本者也(이문위본자야) : 문채가 그 기본이 된다
是以章式炳賁(시이장식병분) : 이런 까닭에 장(章)의 법식은 빛남에 있고
志在典謨(지재전모) : 그 뜻은 고전적인 정통에 있으므로
使要而非略(사요이비략) : 요점을 찌르면서도 소략해서는 안 되고
明而不淺(명이불천) : 명쾌하면서도 천박해서는 안된다
表體多包(표체다포) : 표(表)라는 양식을 여러 가지 것을 내포하지만
情偽屢遷(정위루천) : 인정은 끊임없이 변하고
必雅義以扇其風(필아의이선기풍) : 정통한 주장으로 그 풍격을 강조하고
清文以馳其麗(청문이치기려) : 청징한 문장에 의해서 미려성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然懇惻者辭為心使(연간측자사위심사) : 그러나 간칙한 사상은 언어를 마음의 쓰임으로 사용하지만
浮侈者情為文屈(부치자정위문굴) : 부박하고 사치스러운 것은 심정의 문식을 위해서 이용당한 것처럼 된다
必使繁約得正(필사번약득정) : 번거로운 것과 간략한 것이 중정(中正)을 얻고
華實相勝(화실상승) : 형식과 내용이 서로 어울려
唇吻不滯(진문불체) : 변설이 유창해야
則中律矣(즉중률의) : 비로소 규준에 맞게 된다
子貢雲心以制之(자공운심이제지) : 자공은 “마음으로 제정하고 언어로 맺는다.”고 했는데
言以結之(언이결지) :
蓋一辭意也(개일사의야) : 결국 언어와 사상의 통일을 뜻한 것이다
荀卿以為(순경이위) : 또 <순황(荀況)>의
觀人美辭(관인미사) : “사람들의 아름다운 문사를 보면
麗于黼黻文章(려우보불문장) : 보불(黼黻)의 무늬보다 아름답다.”라고 한 술회도
亦可以喻於斯乎(역가이유어사호) : 이러한 도리를 비유한 것이다
贊曰(찬왈) : 찬한다
敷表降闕(부표강궐) : 궁궐에 나아가 펼쳐 알리어
獻替黼扆(헌체보의) : 임금의 앞에서 가부(可否)를 올린다다
言必貞明(언필정명) : 언어는 바르고 명석하고
義則弘偉(의칙홍위) : 주장은 넓고 위대하게 하며
肅恭節文(숙공절문) : 경건하게 절도를 지키고 조리(條理)를 세워서
條理首尾(조리수미) : 조리가 시종(始終)이 일관(一貫)된다
君子秉文(군자병문) : 군자가 문집을 잡으면
辭令有斐(사령유비) : 사령(辭令)은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