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총동창회 창립이래 처음으로 육사인 한마음 등반대회를 2017년 11월 11일(토)에 실시하였다. 18기생부터 46기까지 200여명이 참석하였으며, 지하철 4호선 상계역에 집결하고 불암산 관리사무소로 이동하였다. 각 기수별로 참석한 인원에게 간단한 음식(김밥, 바난, 식수 등)과 기념으로 스카프와 양말 두 컬레를 나누워 주었다.
총동창회장(육사 28기 김병관 예비역 대장)의 간단한 인사말과 스트레칭체조를 실시한 후 각 기수별로 불암산(508m) 등산을 하였다. 불암산은 1967년 생도시절부터 자주 오르락 내리락 했던 친숙한 산으로, 큰 바위로 된 봉우리가 여승의 모자를 쓴 부처 모습 같다고 하여 불암산이란 명칭이 붙었으며, 필암산(筆岩山) 또는 천보산(天寶山)이라고도 한다.
불암산은 남북 방향으로 능선이 길게 뻗어있어 시원한 경치를 맛볼 수 있고 산길도 험하지 않아 가볍게 오를 수 있는 곳이다. 화강암으로 된 주봉 남쪽에는 높이 420m의 제2봉에 불암산 성지가 있다. 불암산은 한강 지류인 한천(漢川)을 끼고 이루어진 한천평야의 동쪽에 있으며, 평야를 사이에 두고 서쪽으로는 북한산을 마주보고 북쪽으로는 수락산과 이웃하여 있다.
불암산 등정 코스는 10여개로 다양하며, 이번 코스는 불암산 관리사무소에서 깔딱고개를 경유하여 오르는 코스를 선택하였다. 불암산 관리사무소에서 불암산 정상까지는 대략 2km 내외로 가까운 거리이기는 하지만 비교적 경사가 가파르다. 아침 기온이 쌀쌀하여 두꺼운 옷을 입고 왔으나 가벼운 옷차림으로 하고 출발하였다.
등산 코스길은 대부분 돌과 바위길로 이루워졌으며. 심한 경사길은 목재계단을 설치하여 편의를 도모하였다. 등산 코스 주변에는 붉게 물든 단풍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어 등산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깔딱고개에서 잠시 숨을 고른 다음 물만 마시고 정상을 향하여 발길을 옮겼다. 깔딱고개에서 불암산 정상까지는 급경사 바위길로 목재계단을 설치하였으며,
정상 부근에는 고정로프를 설치하여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도록 하였다. 초등학생부터 70대에 이르는 다양한 세대들이 등산을 즐기고 있었다. 정상에 오르자 시야가 동서남북으로 확 터져 서울 시내 뿐만 아니라 경기도 남양주시와 하남시, 롯데 월드타워, 남산타워, 육군사관학교가 한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북한산과 도봉산, 수락산, 관악산, 청계산 등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어
도시와 어우러진 그림같은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새로운 신도시가 들어서고 거미줄같이 얽힌 도로들이 시원스럽게 뚫려있다. 정상에서 사진을 찍고 아래 부분으로 내려와 동기생들과 단체 사진을 담았다. 그리고 목재로 만든 넓은 판자위에 앉아 김밥과 과일, 고구마, 견과류 등을 시식하고 깔딱고개를 거쳐 불암사 방향으로 하산하였다.
불암산의 대표 사찰인 불암사는 작고 아담한 절이며, 824년 지증대사가 세운 절로 예로부터 신성시되어 왔다. 불암산과 어우러진 불암사의 풍경은 가을색을 받아 더욱더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전인구 동기생은 모범적이고 착실한 불교 신자라 절에 가면 경건한 마음으로 절을 올리고 불전함에 헌금하기도 한다.
불암사를 지나 내려오다 보면 6.25 당시 육사 생도 1,2기 들이 포천과 태릉일대에서 전투를 벌인 작전개요 간판이 눈에 띄인다. 생도 1.2기들은 6.25 당시 학생으로서 학업과 병행하여 군사훈련을 받는 생도 신분이었다. 6.25가 터지자 계급 군번도 없이 전선에 바로 투입되어 전투에 직접 참여하였다. 생도 1기 10여명과 생도 2기 3명은 국군 사병 7명을 규합,
'호랑이'라는 유격대를 편성하여 불암산일대의 동굴들을 유격기지로 삼아 불암사 윤용문 주지스님과 석천암 김한구 주지 스님의 지원하에 1950년 6월29일부터 서울 수복 1주일 전인 동년 9월 21일까지 적의 후방을 교란하는 유격작전을 전개하였다. 동 유격대는 네차레의 전투를 감행하여 적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고 납북되어 가던 주민 100여명을 구출하는 등 혁혁한 전과를 거두고
마지막 전투에서 중상을 당한 강원기 생도를 제외한 전원이 계급도 군번도 없이 오직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장렬하게 산화하였다. 산화한 선배 생도들에게 잠시 묵념을 올렸다. 태릉 숯불갈비 식당에서 돼지갈비살 구이에 파전, 그리고 풍부한 반찬과 함께 맛있게 점심식사를 하였다. 태릉 숯불 갈비는 50여년 전에도 유명한 음식으로 손님들이 자주 찾는 식당이었으며 맛이 가히 일품이었다.
식당 전용 밴 차량에 탑승하고 태릉입구역에 하차하여 전철에 몸을 싣고 각자 둥지를 향하여 헤어졌다. 모처럼 육사인 단체 산악등반행사를 실시 함으로서 선후배간에 우의를 더욱더 돈독하게 도모하고 결속을 다짐하는 좋은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