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소고기의 추억은 아마도 성남에 징기스칸이라는 경양식집에서 먹어본 뷔프스테이크일것이다. 두꺼운 소모양 철판에 구워나오는 그 스테이크야 말로 그때까지 먹어본 어떤 고기들보다 환상이었다. 그 후 보통 다른사람들이 그당시 즐겨 먹지 못했던 등심을 아버지 친구분이 청계산장이라는 걸출한 등심전문점을 운영하시는 덕에 자주 먹을수 있었다. 그때부터 나에겐 소고기중 최고는 등심이며 두께는 1센티 이상되어야한다는 것을 진리로 삼고 있었다. 지금도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시는 고기는 최고급 등심이다.
그런데 우리 민족이 먹는 한우의 경우는 등심말고도 무려 120가지의 부위를 먹는다고 하니 참 대단한 일이다. 한우는 특히 고기 고유의 풍미를 좋아지게 하는 지방산의 일종인 올레이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맛이 더 좋은것이라고 한다. 또한 수소보다 암소가 맛있는 이유가 근내지방이 월등히 많고, 근섬유가 얇고 섬세하기 때문에 고기를 씹을때 부드러움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여러가지 이유로 국내 한우시장엔 암소와 닯게 만든 거세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결론은 거세우보단 물론 암소가 맛있다는 것이다.
한우암소의 부드럽고 풍부한 맛.
오늘 일산에서 번개모임이 있어 참석하게 되었는데 농장주가 직접 운영하시고 더군다나 한우암소를 먹을수 있다는 한우전문점이다.
일산 오래간만에 왔는데 더 복잡해진 느낌이다. 상가 2층에 위치한 집이다.
이름이 옥천소장수..이름에서 예사롭지 않아보인다.
식당 입구.
식당입구에 사진 두장이 아주 인상깊다.
농장주이신 사장님의 옛날 사진이 소만키운 자신감이 묻어 나온다.
입구엔 요런 문구와 함께 생수를 제공한다고 하는데
소비자 입장에선 암튼 엉터리 정수기물보다 좋다. 세심한 배려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넓직하고 시원스런 실내이다. 고깃집 분위기로는 이보다 더 좋을수 없다.
냉장고엔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고기들이 진열되어 있다.
가격. 일단 등심 가격으로만 봐서는 괜잖은 편이다. 200그램에 34,000원이니 말이다.
특별히 예헌이라는게 무엇인지 여쭈어보니 특별한 부위로 "예를 다해 바친다" 뜻의 옛날 말을 쓰신 건데
이건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게 느껴진다. 특수부위니까..
소고기 구워먹는데 무엇이 더 필요하겠는가. 좋은 소금이 필수이다.
반찬들은 특별하지 않다. 어차피 고기 먹을땐 잘 먹지도 않는다.
농장을 30년 하셨다는 소밖에 모르는 촌놈이시라는 사장님이 생각외로 아주 젠틀하시다.
키우는 소에 대한 자부심이 아주 남달랐던 거 같다.
테이블마다 찾아다니시며 직접 고기에 대해 설명해주시는 모습이 아주 적극적이신데
소에 대해 많은것을 배울수 있었다.
고기 좋은 곳이니 일단 육회 한접시부터 시작한다.
달기만 하고 양념맛만 강한 육회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풍부한 고기향이 입안에 가득하다. 스타트 아주 좋다.
소고기의 맛이 키우는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어떻게 무엇으로 구웠느냐도 참 중요하는 걸 요즘 실감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고기라도 후라이펜에 구워먹으면 왜이리 맛이 없는지..
소장수 모듬이다. 안심, 설깃살, 채끝등심, 부채살, 갈비살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고보니 마블이 엄청 우수하진 않지만 꼭 마블이 좋아야만 맛있지 않다는 것을 이것들이 보여준다.
기름기 적은 안심부터 구워준다.
구리석쇠라 더욱 좋다.
화력이 좋으니 정말 몇초만에 뒤집어야 한다.
이날 정말 잘 구워주신 내가 보기엔 굽기에 노하우를 가지고 계신 지인께 감사드린다.
너무 낼름 먹기만 한거 같아서..
레어인 상태로 먹는다. 육즙이 가득하고 부드러우면서 단맛까지 느껴진다.
설깃살이다. 기름기가 적은 부위지만 살작 익혀먹으니 부드럽다.
그릴마크 선명할때 뒤집어주고
지방이 적은 부위가 질길거라는 생각되는데 암소라 그런지 아주 부드럽다.
고기에서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가득하게 느껴진다.
한국적인 깔끔함으로 된장이나 김치를 먹을때와 비슷한 한국적인 감각이 느껴진다.
거세우의 경우 넘길때 약간의 비린내가 나는데 그런걸 느낄수 가 없다.
갈비살이다. 지난주 먹었던 갈비살에 비하면 근내지방이 휠씬 적다.
갈비살은 상당히 고소한 풍미가 가득하다.
이건 확실히 알겠다. 등심..ㅎㅎ
등심에 마블링이 장난이 아니다.
오늘은 등심도 세부위로 나누어 비교하며 구워먹어본다.
역시 등심의 경우에는 소고기중 당연 최고의 단맛이 느껴진다.
입안에 넣었을때 풍부한 육즙과 입안 가득한 단맛..
쓰면서도 힘들어진다. 역시 나에겐 아직 등심이 최고인가 보다.
이제 그 비싼 특수부위인 소장수예헌도 맛본다. 차맛살과 갈비살이다.
역시나 고기의 육질이나 풍미가 처음 모듬보다는 한단계 위인거 같다.
육즙 가득한 상태로 먹어준다.
벌써 다 먹었나..정말 다양한 부위를 맛있게 먹은거 같다.
마무리할 시간 식사메뉴로 된장찌게와 뚝불을 시킨다.
그렇게 먹고도 뚝배기 불고기 고기가 들어간다.
한우암소의 부드럽고 담백한 맛을 제대로 느끼는 집인거 같다.
요즘 본인 농장소로 장사하는 한우집이 얼마나 될까..
자존심을 가지고 암소만을 팔고 있는 옥천소장수. 그 이름만큼 인상깊었던 집이었다.
맛 : 고소하며 달콤하면서 깔끔한 뒷맛.
분위기 : 넓고 깨끗한 실내.
서비스 : 종업원분들도 사장님 마인드라면..
가격 : 암소구이를 감안하면 적당한 가격.
첫댓글 이집은 다들 칭찬이 자자해서.. 담에 꼭 가보고싶어요.. ^^
1,,,추천임다,,ㅋ
인도에서 먹고 싶었던 소고기 ㅠㅠㅠㅠ 난 아직 포스팅 못했을 뿐이고... ㅎㅎ
인도에는 발에걸리는게 소괴기인데...기차역에 박스주워먹는...도치램프 하고 나이프만 있으면 좋은부위만 한첨씩 ....ㅋㅋ
아~~~~~~~이집의 고기맛은 잊을 수 없어~~~~~~~~~~
음.. 이거 내용.. 제 블럭에 수정해서 퍼갑니다.. ^^ 언제 올릴진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