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아이 19차시 걷기수업
10월 22일(일요일)
오늘 수업은 나주아이 교실에서부터 난파고택(정의관집)까지 걷는 수업이다.
학부모님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걸으며 몽피의 설명을 듣는다.
정수루를 지나 현재 이화아파트가 들어서 있는 자리인 옛 최부선생의 생가터로 향한다.
아파트 옆 면에는 작년 몽피와 내가 그렸던 그림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표해록’의 저자 최부가 도망친 노비를 잡기위해 제주도로 가지만 부친상을 당해 다시 돌아오는 도중, 풍랑으로 인해 중국으로 표류하게 된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아파트 한 면에 떡하니 크게 그림이 걸어져 있어 아이들은 입을 벌리고 쳐다본다.
걸어서 서성문 옆 나주천을 따라 난파정을 들리고 일본 건축양식인 난파고택(정의관집)에 다다랐다.
난파정과 난파고택은 남우진대표에 의해서 8개월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3917 마중’이라는 나주의 문화공간으로 일반에게 일부가 공개되었다
이번 천연염색문화관 ‘청출어람전시회’가 2017년 10월 18일부터 10월 22일까지 난파고택에서 열려 구경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쪽으로 염색한 한복, 구두, 천 등이 건물 방 안마다 전시되어 있다.
계단을 올라 첫 번째 장소인 난파고택에 도착했다.
전시회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모여든다.
아이들은 재밌고 신기한지 가이드를 붙잡고 쪽 염색에 대해 질문한다.
건물 옆에 위치한 계단을 올라 정의관집과 이어져 있는 길을 따라간다.
길 중간에 쉼터로 만들어놓은 의자에 앉아 잠시 쉬면서 아이들은 숲을 돌아본다.
몽피를 따라 정의관 집으로 이어진 계단을 내려간다.
우물이 보이고 정의관 집 지붕이 보인다.
정의관 집에 도착한 아이들은 하나 둘 씩 신발을 벗고 눈을 커다랗게 뜨며 전시관을 구석구석 살펴본다.
눈으로만 보기에는 아쉬운지 사진을 찍는다.
한 번 봤던 작품을 또 보고 다시 또 본다.
몽피는 아이들을 집결해 손에 매직을 하나씩 쥐어준다.
대나무와 소나무 피죽으로 만든 가림막에 그려보고 싶은 그림이나 말을 쓰라고 한다.
아이들은 가림막으로 얼른 뛰어가 무엇을 그릴지 고민한다.
바쁘게 손을 움직인다.
시간이 지나고 수업이 끝나고도 아이들은 매직을 손에서 놓질 않는다.
한 손엔 남우진대표가 간식으로 후원한 왕꽈배기를 한 손에는 매직을 집고 그림에 집중한다.
그렇게 가림막은 바닷속 풍경, 하늘, 집, 자신의 모습 등. 다양한 그림들로 꾸며진다.
아이들은 다음에 정의관 집에 놀러왔을 때도 자신의 그림이 남아 있을거라는 생각에 절로 흐뭇해한다.
이 가림막이 ‘3917마중'에 다녀가신 분들의 기록판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 여기. ‘오늘‘이 기록이고 역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