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25.
85. 증계대승경證契大乘經 상권
입일체불경지배로자나장경(入一切佛境智陪盧遮那藏經)
唐天竺三藏地婆訶羅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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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산(능가주성의 성주, 나찰왕)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모든 중생은 무엇으로 근본을 삼으며, 어디에 머물며, 또 어디로 흘러갑니까?”毘毘產復白佛言:“世尊!彼諸衆生以何爲根?何所止住?復何流運?”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중생은 무명(無明)으로 근본을 삼으며, 애착에 머물고, 업을 따라 흘러간다.”佛言:“一切衆生無明爲根,止住於愛,隨業流運。”
비비산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업에는 몇 가지가 있습니까?”毘毘產言:“世尊!業有幾種?”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주(비비산)여, 업에는 세 가지 종류와 세 가지 모습[相]이 있다. 무엇이 세 가지 종류인가? 몸으로 짓는 업과 말로 짓는 업과 뜻으로 짓는 업이다. 무엇이 세 가지 모습인가?
선한 모습[善相]과 선하지 않은 모습[不善相]과 선하고 선하지 않은 모습[善不善相]이다.”佛言:“楞迦主!業有三種、三相。云何三種?謂身業、語業、意業。云何三相?謂善相、不善相、善不善相。”
비비산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중생이 죽고 나서 어떻게 다시 생(生)을 받으며, 어떻게 몸을 버리고 다시 새로운 몸을 취(取)합니까?”毘毘產言:“世尊!云何衆生死已而更受生?云何捨身更取新身?”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주(비비산)여, 중생의 몸이 죽으면 식(識)이 옮겨져 업풍(業風)을 따라 움직이다가, 선하거나 선하지 않거나, 선하고 선하지 않는 등의 자기의 업과(業果)를 받아, 업이 이끄는 대로 몸이 받는 과보를 취한다.
그리하여 난생(卵生)을 받기도 하고, 혹은 태생(胎生)이나 습생(濕生)이나 화생(化生)을 받으니, 모두 업풍이 움직여 수고하지 않고도 받게 된다.”佛言:“楞迦主!衆生身死識遷,隨業風運受已業果,善及不善、善不善等,如業所引以取身報,或受卵生,或受胎生、濕生、化生,皆業風運不勞而至。”
비비산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중생이 죽고 나서 중음신(中陰身)을 받으면, 새로운 몸을 받기 전에 어떻게 머뭅니까?”毘毘產言:“世尊!衆生死已受中陰身,新身未受,云何而住?”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주(비비산)여, 네 생각은 어떠하냐? 씨앗에서 싹이 틀 때 먼저 씨앗이 없어진 후에 싹이 생기느냐, 먼저 싹이 생긴 후에 씨앗이 없어지느냐, 씨앗이 없어지고 한참 지나고 나서 싹이 비로소 생기느냐?”佛言:“楞迦主,於意云何?如種生牙,爲先種滅而後牙生?爲先牙生而後種滅?爲種滅經久而牙乃生。”
비비산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씨앗이 없어지고 나서 그 후에 싹이 생기는 것이 아니며, 싹이 생기고 나서 그 후에 씨앗이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동시에 생기고 없어지므로 먼저도 없고 나중도 없습니다.”毘毘產言:“世尊!非種滅已而後牙生,非牙生已而後種滅,生滅同時無先無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능가주여, 옛 몸의 후식(後識)이 없어지고 나서 새로운 몸의 초식(初識)이 생기는 것이 아니며, 또한 새로운 몸의 초식이 생기고 나서 옛 몸의 후식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동시에 생기고 없어지므로 먼저도 없고 나중도 없다. 佛言:“如是。楞迦主!非舊身後識滅已,而新身初識生,亦非新身初識生已,而舊身後識滅,生滅同時無先無後
능가성주(비비산)여, 마치 길미충(吉彌土)이 움직여 갈 때, 머리가 닿는 곳이 있으면 몸 전체가 따라가므로, 한 번 붙으면 걸음을 옮기지 않아도 쉽게 가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먼저 식(識)이 의탁하면 몸과 식이 모두 따라가며, 한번 의탁하면 떠나지 않다가 죽어야 비로소 버리고 옮겨 간다.”楞迦主!如吉彌虫行,頭有所至身摠隨之,一著不移步易乃去,如是,先識託身識摠隨之,一託不離死方遷捨。”
비비산이 아뢰었다.
“만약 그와 같다면 중음(中陰)이 있는 것입니까?”毘毘產言:“若如是者,有中陰不?”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주(비비산)여, 난생(卵生)과 같이 중생이 몸을 버리고 알[卵]에 기탁하면, 업풍(業風)의 힘으로 알 속에 있으면서 엉기어 모르고 있다가[無知], 알이 성숙할 때 식(識)이 비로소 깨닫게 된다. 佛言:“楞迦主!如卵生衆生棄身託卵,以業風力在於卵中凝沍無知,至卵熟時,識方有覺。
그 까닭은 무엇인가?
업의 법(法)이 그와 같기 때문이다. 업력(業力) 때문에 알로 태어나는 중생은 성숙할 때가 되지 않으면 각지(覺知)가 없게 된다. 所以者何?業法如是。以業力故,卵生衆生,熟時未至無所覺知;
또 전륜왕과 전륜왕의 아들은 복업(福業)이 있으므로 몸을 받을 때는 태(胎)의 더러움에 더럽혀지지 않고, 태의 더러움과 섞이지 않으니, 태의 더러움에 물듦이 없는 까닭에 대부분 화생(化生)이며, 혹은 태로 태어나지만 곧 태란(胎卵)이 있어 태의 더러움에 물들지 않다가 성숙할 때가 되고 나서 알을 깨고 나온다.
능가주여, 이로써 중음(中陰)을 있다고[表] 하여야 할 것이다.”又轉輪王及轉輪王子,以福業故,受身之時,不爲胎穢所污,不與胎穢和雜,無胎穢染故,多化生。如或胎生便有胎卵不染胎穢,熟時至已剖卵而出。楞迦主!應當以是而表中陰。”
비비산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식(識)은 어떻게 헤아리며, 어떤 형상[形]과 색(色)을 짓습니까?”毘毘產言:“世尊!識量如何?作何形色?”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주(비비산)여, 식은 한량없고 색도 없고 형상도 없으니, 현현(顯現)할 수가 없다. 장애도 없고 비슷한 것도 없으며 머묾도 없고 표시도 없다.”佛言:“楞迦主!識無限量,無色無形,不可顯現,無㝵、無似、無住、無表。”
비비산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식(識)의 체(體)가 만약 한량없고 색도 없고 형상도 없어 현현할 수 없으며, 장애도 없고 비슷한 것도 없고 머묾도 없고 표시도 없다면, 어찌 이것이 단절된 모습[斷相]이 아니겠습니까?”毘毘產言:“世尊!識體若無限量、無色、無形不可顯現,無㝵、無似、無住、無表,豈非是斷相耶?”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니다. 능가주여, 내가 지금 비유로써 너의 마음을 열어 네가 깨우치도록 해 주겠다. 佛言:“不也。楞迦主!我今以譬開喩汝心,當令汝悟。
만약 네가 너의 궁전 안에서 당(堂)이나 전(殿) 위에 있으면서 채녀(婇女)와 기녀와 권속들이 둘러싸고 시봉하며, 상과 좌구[床座]와 와구(臥具)를 깔고 즐거워하며, 온갖 묘하고 좋은 것으로 몸을 장엄하고 있을 때, 무우대원(無憂大園)에는 초목이 무성하고 많은 꽃들이 피어 있으므로 따뜻한 바람이 적당히 불거나, 혹은 맹렬한 바람이 사납게 불어 무우림(無憂林)의 향기가 궁전에 흘러 들어왔다고 하자. 如汝在己宮中,處堂殿上,婇妓部屬侍奉圍繞,牀座、臥具敷施適樂,種種妙好以莊嚴身。是時,無憂大園,卉木敷榮,衆花舒發,或和風調吹,或猛風暴激,無憂林香流入宮殿。
능가 성주여,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 바람에 날려 온 향기를 맡고 알 수 있겠느냐?”楞迦主!於意云何?其風之香可嗅知不?”
비비산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향기를 맡아 알 수 있습니다.”毘毘產言:“世尊!香可嗅知。”
“능가 성주여,
또 어떤 꽃의 향기인지 구별해서 알 수 있겠느냐?” “楞迦主!亦可別知某花香不?”
비비산이 아뢰었다. “구별해서 알 수 있습니다.”毘毘產言:“可分別知。”
“능가주여,
냄새로 알 수 있다면, 곧 향기의 체(體)와 한량(限量)과 형상과 색(色) 등을 볼 수 있느냐?”“楞迦主!以嗅可知,而便能見香體、限量、形色等不?”
비비산이 아뢰었다.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향기의 체를 나타낼 만한 색이 없으며, 잡을 수도 없고, 같거나 비슷한 것도 없으며, 표시도 없고 머묾도 없기 때문입니다. 어찌 그 양(量)이나 색 등을 볼 수 있겠습니까?”毘毘產言:“不也,世尊!何以故?香體無色可顯,不可執持,無有同似,無表無住,寧得見其量色等也?”
“능가주여,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네가 향기의 체와 양과 색을 볼 수 없다고 해서, 곧 이 향기가 단절된 모습이라고 하겠느냐?”“楞迦主!於意云何?豈以汝不能見香體量色,卽是斷相?”
비비산이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이것이 단절된 모습이라면 어찌 냄새를 맡아서 알 수 있겠습니까?” 毘毘產言:“不也。世尊!若是斷相,豈可嗅知?”
“바로 그와 같다. 능가주여, 식(識)의 체(體)가 만약 끊어진다면 곧 생사를 요별(了別)할 수 있는 모습이 없을 것이다. “如是如是。楞迦主!識體若斷,卽無生死了別之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