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환 | 2009-06-26 16:25:59, 조회 : 1,221, 추천 : 1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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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1일
오늘은 남체를 거쳐 죠르살레까지 가야 하기에 아침 일찍부터 서둔다. 치링이 김을 섞은 주먹밥 한 덩이와 삶은 감자 두개를 주며 오늘 점심이라고 한다.
이것들이 다 끝났다고 벌써부터 푸대접을 하는 것 같다.
탱보체에서 부터 풍기탕가까지 계속 내리막이다. 풍기 탕가를 지나 계곡의 다리를 건너 이제는 또 계속 오르막이다.
마침 오늘 에베레스트 마라톤 대회가 열렸나 보다. 제일 선두 주자가 사람들 환호를 받으며 뛰어 지나간다. 이고도 이 경사에서 달리기를 하다니 대단하다. 선두는 거의가 네팔 셀파들 같다.
한참 후에는 서양인도 보이고 가끔씩 동양인도 보인다.
에베레스트베이스캠프부터 남체까지 가는 마라톤이다.
점심때쯤 남체에 도착한다. 공터에서 환호성이 울린다. 마라톤 주자들이 속속 도착 하나보다.
대원들 먼저 남체에 도착하여 오래간만에 빵집에 들어가 빵을 시켜 먹고 아침에 치링이 준 주먹밥으로 점심을 때우며 좁교와 네팔 일행들을 기다린다.
이곳에서 쓰레기를 보여주고 신고를 하여야 카투만두에 돌아가 쓰레기 예치금 2000불을 돌려 받을 수 있다.
추운 SPCC(Sagarmatha Pollution Control Committe) 사무실에서 한참을 기다리니 옹추가 도착한다.
좁교에 실려온 쓰레기를 확인 시키고 확인서를 받는다. 건전지, 가스연료통등은 개수까지 파악하고 나머지 쓰레기는 저울로 무게를 달아 기록한다. 다시 가파른 남체의 내리막길을 내려 와 조르살레로 향한다.
저녁때쯤 조르살레에 도착하여 허름한 롯지에서 하룻밤을 묵는다. 이 롯지는 아예 전깃불이 들어오지 않아 촛불과 등잔을 피워 놓고 저녁을 먹는다. 저녁을 먹는 도중 치링이 이 롯지에 야크 치즈가 조금 있으니 맛좀 보라고 하기에 구워서 조금씩 맛을 본다.
11월 22일
아침 8시 20분경 루크라를 향해 다시 출발한다.
이번 좁교 주인은 좁교들을 잘 다루지 못해 애를 먹는다. 전에는 쿡을 했었다고 하였는데 이번이 좁교로 짐을 나르는 것이 두 번째라고 한다. 어제도 남체에서 내려올때 좁교들하고 거의 씨름을 하다시피 하며 내려오더니 오늘도 아침부터 좁교들과 실갱이 하기에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내려오다 트래킹으로 올라가는 한국 사람들을 만나 반갑게 인사한다.
사가르마타 구립공원 입장료 받는 곳에 도착하여 간단히 하산 신고를 한 후 조금 더 내려오니 트래킹 첫날 묵었던 팍딩에 도착 한다.
내려올수록 날씨가 점점 구름이 끼더니 1시쯤 루크라에 도착하자 안개와 구름에 날씨가 상당히 않좋다. 비행기가 끊겼다고 한다.
올라갈 때 비행기표를 맡겼던 히말라야 롯지에 도착하여 차와 점심을 시켜 먹고 한참을 기다리니 치링이 온다. 내려오면서 한잔 했는지 입에서 술 냄새가 난다. 한마디 해주고 내일 스케줄과 묵을 방을 알아보라고 하니 내일 두 번째 비행기에 탑승 예약이 되어 있다고 한다.
날씨가 어둑할 때쯤 좁교와 포터들이 도착 한다. 분명히 어디선가 놀다 내려 온 것 같았으나 모른 체 하고 좁교 비용과 포터 일당을 계산해 주고 그동안 수고 했다고 말하고 모두 보낸다. 이들은 우리나라 돈으로는 얼마 되지 않는 금액 이었지만 현지 네팔의 수입 면으로 볼때는 상당한 금액 이었기에 그동안 고생한 것에 대한 생각은 잊고 상당히 좋아 하였다.
저녁때쯤 루크라 구경을 나간다. 후미진 구석 집에 들어가 모모(만두)를 사 먹는데 따뜻한 물 값까지 받아 황당해 했으나 이들은 막무 가내였다. 이곳 사람들도 슬슬 상업화에 찌들어 순수성을 잃어버리는 것 같아 돈이 아까운 것이 아니라 마음이 안타까웠다.
히말라야 롯지로 돌아와 오늘은 롯지에서 저녁을 사 먹고 방으로 돌아간다.
정말 오랜만에 비누로 세수를 한다. 비누 냄새가 정겹기까지 하다.
이곳 전기사정도 좋지 않다. 방안의 5촉짜리 전구는 졸리운 듯 껌뻑껌뻑 거리더니 이내 눈을 감아 버린다.
* NEPAL TIP
-에베레스트 마라톤대회
에베레스트지역 고락셉(5140m)에서 출발하여 남체까지 42.195km를 달리는 대회이다. 보통 사람이 남체바자르(3450m)에서 트래킹을 고락셉까지 시작하여 3-4일정도 걸리는 거리 이다. 내려오는 길이라지만 고산에서 내리막 오르막을 달린다는 것은 보통 사람들은 상상하기 힘들다. 보통 셀파들이 우승하며 기록이 3시간 30분 정도 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선 박희선옹(84세, 2003년)이 10시간에 걸쳐 완주를 하여 특별상을 받은 적이 있다.
(사진설명 : 박희선옹과 마라톤 완주후 받은 특별상)
- 동, 서, 남, 북
티베트 어로 동쪽은 샤르, 서쪽은 눕, 남쪽은 로, 북쪽은 창이라고 한다. 그래서 눕체는 에베레스트 서쪽에 있는 산이고 로체는 에베레스트 남쪽에 있으며 로체샤르는 로체의 동쪽에 있는 산이라고 해석 할 수도 있을 것 같은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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