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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아 브라짜에가면 마음이 여유롭습니다.
왜 왜 ?
물가가싸니까 ?
호텔식당에서 전식, 본식, 후식을 다 챙겨먹어도 러시아는 물론이고 유럽의 본식 1끼보다 쌉니다.
또는
한국만한 땅덩어리에 인구가 8백만도 안되니 복잡하지 않아서 여유로울까?
어렴풋이 이유를 찾았는데 서로 시기하거나 경쟁하지 않아서 인것 같습니다.
예를들면
불가리아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이렇습니다.
연습중에 첼로수석단원이 없어서 임시로 신입단원이 솔로를하는데 실수를 했습니다.
그러자 모두들 잘했다고 박수를 보냈습니다.
또 하프단원이 처음으로 오케스트라와 마추었는데 중간중간에 실수도 하고 ...
그런데도 모두들 잘했다고 박수를 칩니다.
월급이 50만원도 안되는데도 생일이나 기념일에는 꼭 초코렛을 하나씩이라도 단원들끼리 돌립니다.
단원들이 시기나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서로 감싸줍니다.
지난해에 처음으로 브라짜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와 인연을 맞었는데
첫 연습후에 지휘자에게 박수를 보내는 오케스트라를 처음 봤습니다.
공연을 마치고나서는
다음에 꼭 다시와서 자신들을 가르쳐달라고 하면서 모두와서 인사를 하더군요.
사실 불가리아 브라짜는 저에게 경제적으로는 별로 도움이 안되지만
단원들이 간절히 원하니까 이후에도 계속 찾게됩니다.
어느 날부터 제가 상징적인 음악감독이 되었습니다.
5월초는 러시아와 불가리아는 거의 쉬는 분위기입니다.
연휴때문에
브라짜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연습 일정이 미루어져서 수도 소피아에서 3일을 머물게 되었습니다.
호텔을 가려는데 불가리아분이 방을 비워두었다고 굳이 자기집을 권하기에 현지인집에 민박을 하게되었는데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수입은 많지 않는것 같은데, 여유롭게 살고있었습니다.
사진에서 보듯이 손님이 찾아오면 술한잔 나눌수 있는 공간도 있고 ......
집뜰에는 채소나 토마토 등 과일이 심겨져있었습니다.
한때 유럽에서 부유햇던 불가리아의 삶의 품격이 느껴집니다.
한국은 4월에 벌써 부활절이 지났는데 불가리아는 5월5일 일요일이 부활절이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부활절점심때의 사진입니다.
식탁중간의 고기가 어린염소 반마리인데
나가서 살고있는 아들과 손님을 위하여 준비했다니 황송하더군요.
주인양반 미뜨꼬는 예전에 27년간 불가리아에서 유럽으로 오가는 침대기자의 승무원으로 근무했다고합니다.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독일 베를린까지 48시간, 벨그라드까지 8시간 부다페스트까지 16시간
비엔나나 뭔헨까지 24시간이 걸리는데 국경통과하는데(비자검사하는데) 보통 2시간이 걸린다면서 추억을 얘기했습니다.
아들 이반도 역무원으로 10년간 일하다가 지금은 트럭을 가지고 사업을 한다고 합니다.
부인 크라시는 쉐라톤호텔의 요리사로 근무한 경험을 증명하듯이 우리에게 맛있는 요리를 선사했습니다.
내가 떠나오는 날 아침에도 굳이 아침을 먹고가라고 잡는 바람에 못 이기는척하고 신세를 졌습니다.
물론 돈 한푼 내지않고 대접을 잘 받았습니다.
사진을 보듯이 불가리아는 돈은 없지만
삶에 떠밀려서 조급하거나 쪼달리지는 않는 여유로움이 풍기는 것이 신기합니다.
주인장 미뜨꼬는 퇴직후 아파트수위를 하면서(4일에 한번 24시간 근무) 10만원남짓 받는다고 합니다.
벌이가 시원찮아서 다른 일자리를 찾으려고 하더군요.
그렇지만 그말에 불평이나 큰 불만족은 없는듯 했습니다.
그냥 순리에 따라가려는 듯한 인상이었습니다.
낮에는 어디로 가기에 물렀더니 수박과 감자 또 멜론등을 심으러 간답니다.
여름에 와서 같이 먹자고합니다.
세계가 어렵다고 하듯이 불라리아역시 경제적으로 어렵습니다.
불가리아 오케스트라역시 단원들의 월급을 줄여야 할만큼 상황이 좋지 않지만
단원들의 표정을보면 그런 상황을 감지하기 힘듭니다.
어쩌면 이렇게 살수 있을까?
이러니까 못살지? 하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누가 행복한지는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이들의 화목을 깨는 방법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돈 뭉치만 던지면 더 가지려고 싸우게 됩니다.
성경에도 나오듯이
하루 필요한 것만 하늘에서 떨어질때는 싸우지 않았는데
저장하게 되면서 욕심을 내고 많이 가지려고 ......
돈은 필요하고 좋은데 꼭 말썽을 동반합니다.
공항에 늦게 도착하여 비행기를 놓치기도하고
안개나 눈 때문에 비행기가 며칠을 지연된 적도 있고
호텔에 맡겨둔 여권을 찾아오지 않아서 비행기를 못탄적도 있지만
이번 경험은
돈 65만원을 아끼려고 제가 선택한 고생입니다.
이번에는 좀 복잡한 여정이었습니다.
소피아공항을 통해서 불가리아로 들어왔지만
공연후에는 비행기가 만석이라 좌석을 구할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보름전에 예약을 했지만 좌석이 없었습니다.
나중에 65만원을 더 내면 가능한 좌석이 나왔지만
똑같은 좌석을 65만원이나 더 지불하고 가려니 아까운 생각이 들어서 포기하고
루마니아 부카레스트를 통해서 러시아로가는 항공편을 알아보고 구입했습니다.
다행히 티켓을 구입했지만 , 불가리아 브라짜에서 부카레스트 공항까지 350Km를 가는것이 문제였습니다.
일단 연주전날 택시기사에게 국경도시 루세까지 얼마냐고 물어보니
한 기사는 15만원, 한 기사는 9만원을 불렀습니다.
9만원을 부른 기사의 전화번호를 받아놓고
정 방법이 없으면 택시를 타고 국경가서 루마니아 택시나 버스로 갈아타고 부카레스트 공항으로 갈 계획을 잡았습니다.
소피아에서 루마니아가는 야간 기차는 하루 한번있는데 연주후에 시간이 안맞고 , 버스역시 ...
연주를 마치고 - 일단 택시로 움직이기로 마음먹고 - 푹 잤습니다.
다음날아침 택시를 불렀더니 좋아라하고 달려와서는 딴소리를 하는 것입니다.
미터기대로 가자고 ???
그저께와 가격이 다르다고 "가라고 했더니"
알았다면서 원래 제시한 9만원에 가겠다고 했습니다.
기사는 43살인데 21살 아들이 있었습니다.
나보고 자기보다 젊어보인다고 하면서 뛰우는데 기분은 좋았습니다.
사람들은 나의 나이를 항상 나의 실제 나이보다 많이 보지
이렇게 적게보는 친구는 처음이었습니다.
물론 나의 머리가 10년은 나이들어 보이게 하는것을 알지만 기사의 말을 진심으로 믿기로 했습니다.
기사의 말처럼 나는 기사가 나와 비슷한 또래인줄 알았습니다.
그러니까 기사는 내가 43살인줄알았고 나는 기사가 52살인줄 알았습니다.
브라짜에서 여유있게 출발했는데 왠걸 루세로 가려면 통과해야하는 플레벤가는 도로를 수리한다고 막아놓았네요.
산길을 돌고돌아 가는데 기사도 초행길인지 조금 헷갈려하는 것입니다.
덕분에 불가리아 시골을 구석구석 구경했습니다.
바쁜데 달리지는 않고 여유럽게 담배까지 피우다니 참 대단한 불가리아야 ??? ......
불가리아 지방 국도는 파인곳이 많아서 낮에도 조심해야하며,
밤에 운전하려면 지옥을 오가는 경험을 각오해야합니다.
낮인데도 곳곳에 도로가 푹 파여서 기사는 곡예운전을 하였습니다.
포장도로인데 마치 한국의 비포장도로를 다니는 느낌이랄까?
가면서 "자동차 부품을 파는 사람들은 이런길을 좋아한다고" 하는 생각이 났습니다.
우리가 험난한 도로때문에 이렇게 힘들때
그래도 기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것이 다행입니다.
다행히 불가리아 지방은 도로와 자연이 아름다워서 위안이 되었습니다.
국경도시 루세에 도착해서 루마니아가는 버스를 갈아탈 생각이었는데 시간을 계산해보니 시간이 없었습니다.
시간을 아끼려고 택시 기사에게 무작정 국경근처로 가자고 했습니다.
예전에보니 국경에는 많은 버스와 트럭등이 다니기에 위급상황에서는 부탁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때 상황판단을 잘 못 했으면 모스크바가는 비행기를 타지못했을 것입니다.
국경근처에가니 예상대로 국경을 넘는 택시가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브라짜에서 (250Km + 돌아가는 길)국경까지가 9만원인데
루세에서 부카레스트 공항까지 97Km 거리를 7만원을 달라고합니다.
뭐 국경을넘는데 세금과 경비가 든다면서 ...
시간만 있다면 당연히 흥정을 하겠지만 2시간반을 남겨두고 그럴 시간이 없었습니다.
가끔겪는 일이라 나중에 돈을 더 요구하지 말라고하면서 녹음을 하고 출발했습니다.
못사는 나라 사람들은 다 좋은데 가끔 돈 앞에서 흔들리더군요.
내가 돈이 있어보이는지 꼭 핑개를 대면서 더 요구합니다.
그러면서 이전의 호의가 물거품이 되기도하구요.
사실 브라짜에서 온 택시기사역시
산길을 돌아 왔다면서 돈을 추가로 요구했습니다.
아니 내가 돌아가자고 했나?
9만원을 내밀면서 추가요구를 단칼에 거절했습니다.
바쁘니까 빨리 돈 받으라고 ......
루마니아가는 택시에 올라타자마자 담배냄세가 ???
불가리아기사들은 언제 실내에서 금연을 하려는지 모두가 골초들입니다.
아 속터지겠네?
덩치는 큰사람이 차는 왜이리 조심스럽게 모는지?
아니 바쁜사람 약올리는것도 아니고 왜 이리 천천히 가는지?
좀 달릴수 없겠냐고 하니까
혹시 속도위반으로 걸리면 영업을 못하게 된다면서 마을에는 40Km 왠만한곳은 60Km 속도를 지켰습니다.
그래도 유럽에는 10Km초과는 봐주는데? 라고 했더니
불가리아는 10Km초과를 봐주는데 루마니아는 5Km 밖에 봐주지 않는다나?
아니 내가 루마니아를 얼마나 다녔는데 ......
그리고 옆차들은 씽씽 달리는데 ?
에라 모르겠다 !!!!!!!!!!!
모스크바가는 비행기를 못타면 루마니아에서 하루 쉬고갈 생각으로 마음을 비웠습니다.
기사도 미안했는지 비행시간을 다시 묻더군요.
그러더니 좀 달리다가 루마니아 수도 부카레스트에 들어오자 또 기어갔습니다.
역시 다른차들은 씽씽 지나가는데 ?
계속 줄담배를 피워가면서
또 지나가는 아가씨들을 구경하느라 고개를 좌우로 돌리가면서 여유를 즐기는것 같았습니다.
사실 이 상황을 바꿀수 있는 방법은
"시간안에 도착하면 얼마를 더 주겠다고 하면" 움직이는것을 알지만
불가리아에 오면 불가리아사람들따라서 여유가 생겨서인지
나도 상대가 하는데로 두고보기로 했습니다.
기사따라서 여유롭게 ..
바쁜와중에 부카레스트 시내 사진도 찍고 사람들이 입은 옷을 통하여 봄이 왔다는것을 느끼면서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다행히 카운트가 마감하는 40분전에 아슬하게 수속 카운트에 도착했고 마지막으로 수속을 마쳤습니다.
모스크바에 도착하니 중요한 짐이 도착하지 않아서 물어물어 수소문해 보았더니 한국으로 갔다고 합니다.
나는 아직 한국을 가지 않았는데 짐만가면 어떻하라고 ?
더욱 황당한것은 전화번호를 주면서 나보고 전화해보라는 것입니다.
아니 러시아항공이 잘못했으니 당신들이 전화해야지 왜 내가 하느냐고 했더니
"당신 짐이니까 당신이 해야한다고" ...
10년 전에나 보았던 공산주의식 사고방식을 가지고 일하는 직원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피곤하여 모스크바에서 자고갈까 하다가 밤기차를 타기로 했습니다.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공부하는 딸에게 줄 짐이 오지않아서 황당했지만
딸이 어떻게 사는지 보고오려고 ?
니즈니 노브고로드가는 야간 열차는 밤 10시 55분과 11시 35분 2편이 있는데 11시35분 기차는 가격이 훨씬 비샀습니다.
쿠페가 12만원 1등칸은 쿠페의 두배였습니다.
- 쿠페는 4인실이고 CB(1등칸) 는 2인실이며 2인실은 침구가 정리되어 있어서 편합니다. -
그런데 10시55분 기차는 좀 저렴하여서 12만원에 1등칸이 가능했습니다.
공항에서 시내가는 기차를 타고 전철을 갈아탄 후에 쿠르스키 역에 도착하니 밤 10시.
기차에 오르니 다른칸은 2명씩인데 내가탄 칸막이에는 나 혼자 뿐이었습니다.
2인실 돈을 지불하고 혼자서 독방을 사용하니 방해받지않고 편하게 갈수가 있어좋았습니다.
세벽4시50분에 도착하는 기차라 5시간은 편히 잘 수가 있었습니다.
역시나 역무원이 세벽4시20분에 깨웁니다. - 30분 후에 니즈니 노브고로드에 도착하니 일어나라고 -
누가 모르나 10분전에 알람을 마추어 놓았는데 ...
좀더 자려니까 또 깨우러 왔습니다.
알았다구요.
내가 알아서 일어나니까 그냥 두면 좋겠는데 왜 이리 친절하신지 몰라?
러시아는 객실마다 역무원이 있어서 누가 어디서 내리는지 일일이 체크하고 깨워주는 시스템 입니다.
세벽 4시50분에 모스크바에서 450Km 떨어진 니즈니 노브고로드에 도착해서 짐을 풀었습니다.
오늘은 제법 긴 하루를 보냈습니다.
불가리아 브라짜에서 택시타고 - 루세에서 택시타고 - 부카레스트에서 비행기타고 - 모스크바에서 짐때문에 이리저리 다니다가
- 모스크바 시내가는 기차타고 - 지하철타고 - 니즈니 노브고로드가는 기차타고 - 택시타고 - 집에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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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짐을 못찾고 또 비행기가 문제가 생기고 밤기차로 이동할때면 조금씩 지쳐서 한국에 정착하고싶어진다.
그러나 한국에서 음악을 하려면 이보다 더 힘든 정신적인 고충이 따르기에 차라리 이렇게 다니는 것이 맘은 편하다.
음악적으로 만족을 주니까 ......
6월에 지휘하는 발래 "돈키호테" 악보가 없어서 찾고있는데 니즈니 노브고로드 오페라극장에 비슷한 악보가 있었다.
총5권인데 맞는지 체크했더니 거의 비슷했다.
가끔 지휘하는 음악이 극장마다 다르기에 악보를 잘 체크해보아야한다.
어제는 백설공주 발래를 보았고 오늘은 오페레타 박쥐를 보았다.
예전에 지휘자로 있었던 푸쉬킨 국립 오페라 발레극장에서 관객의 입장에서 편하게 음악을 즐겼다.
11월에 말에는 "푸쉬킨 음악축제" 때 오늘 구경한 오페라단을 지휘하러 올것이다.
내일 밤기차고 모스크바가서 모스크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한국 순회공연 연습을 시작할 것이다.
* 가끔은 이렇게 전투하듯이 살아갑니다.
불가리아 택시기사
루마니아 수도 부카레스트시내의 이름은 모르는 교회
세벽4시50분 니즈니 노브고로드 역 건너편
2001년부터 3년간 지휘자로 있었던 "푸쉬킨 오페라 발레하우스"
발래 백설공주와 오페레타 "박쥐"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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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불가리아에 계셨군요. 전에 불가리아를 칭찬하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다음에 같이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재작년말에 소피아에서 처음으로 혼자 이틀을 지냈는데 다음에는 시골에 가보야야겠습니다. 잠시들른 Plovdiv에서 마음씨 좋아 보이는 택시 기사가 제가 잔돈이 부족하여 우리돈으로 700원이나 덜 받으며 여기는 플로브디브이고 소피아하고 다르다고 씩 웃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예 불가리아서 루마니아 거쳐서 지금은 러시아 니즈니노브 고로드입니다.
9월에도 불가리아 갑니다.
아마 올해 3번정도 더 갈것같은데 오시면 좋습니다.
25일 예술의전당공연때 뵐수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역만리에서 다사다난하시군요! 모쪼록 차질없는 일정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직접 경험하는 듯이 생생한 글 잘 읽었습니다.
불편한 곳에서 고생많습니다. 25일에 뵙겠습니다.
넘 가보고싶어요. 여행만 하며 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