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홍천손해사정 / 교통사고 동시사망 추정원칙과 대습상속

[손해사정사 이제형]

교통사고 블랙박스 / 동시사망과 대습상속

부모와 딸, 그리고 외손자가 모두 동시에 사망하였으며, 사위 및 아버지의 형제자매만 살았다면?

사위와 형제자매 중 누구에게 재산이 상속될 것인가?

1. 대습상속이란?

우리 민법상 상속순위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직계존속, 형제자매, 4촌 이내의 방계혈족 순이며,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직계비속 또는 직계존속과 공동상속인이 됩니다.

이 상속순위는 절대적인 것으로써 선순위의 상속인이 없을 경우에 후순위의 상속인에게 상속됩니다.

위의 상속인 중 직계비속 또는 형제자매가 피상속인보다 먼저 사망하거나 또는 상속인의 결격사유가 발생하였을 경우, 그 직계비속이 있는 때에는 그 직계비속이 사망하거나 결격된 자의 순위에 갈음하여 상속인이 됩니다.(민법 제1001조) 이를 대습상속이라 합니다.

그리고 대습상속에 있어서 상속개시 전에 사망 또는 결격된 자의 배우자는 동조의 규정에 의한 상속인과 동순위로 공동상속인이 되고 그 상속인이 없는 때에는 단독상속인이 됩니다.(민법 제1003조 제2항)

2. 동시에 사망할 경우의 문제점

만일 피상속인이 먼저 사망할 경우에 그 직계비속(자녀, 손 자녀 등)이 있다면 이들에게 상속이 됩니다. 그리고 그 직계비속이 피상속인보다 먼저 사망한 경우에 그 직계비속에게 직계비속이 있는 때에는 대습상속에 의하여 직계비속의 직계비속(피상속인 입장에서는 손 자녀 등)에게 상속이 됩니다. 정상적으로 피상속인이 먼저 사망하고 그 직계비속이 이어서 사망한 경우에는 본위 상속에 의하여 그 직계비속의 직계비속에게 상속이 됩니다.

즉,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이나 형제자매가 있을 경우에 그 직계비속이나 형제자매에게 직계비속(자녀, 손 자녀 등)이 있다면 피상속인이 먼저 사망하든, 아니면 그 직계비속이나 형제자매가 먼저 사망하든 상관없이 상속개시 전에 사망하거나 결격자가 된 직계비속이나 형제자매의 직계비속에게 재산이 상속됩니다.

그런데 피상속인과 그 직계비속 또는 형제자매가 동시에 사망할 경우에 대하여는 민법상 규정이 없습니다.

만일 이 때 동시에 사망한 직계비속이나 형제자매에게 자녀가 있을 경우 그 자녀에게 재산이 상속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피상속인이 먼저 사망한 경우나 또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이나 형제자매가 먼저 사망한 경우에도 대습상속에 의하여 모두 그들의 직계비속인 자녀에게 재산이 상속되는데 반하여 너무나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이에 대한 법원의 입장은 어떠할까요?

3. 동시사망과 대습상속

이러한 이유로 피상속인과 그 직계비속 또는 형제자매가 동시에 사망할 경우에 그 사망한 직계비속 또는 형제자매에게 직계비속이 있는 경우에는 대습상속이 인정됩니다.(대법원 2001. 3. 9. 선고 99다13157 판결)

또한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또는 형제자매의 배우자는 이들과 동순위의 공동상속인이 되고 그 상속인이 없는 때에는 단독상속인이 됩니다.(민법 제1003조 제2항)

참고로 2인 이상이 동일한 위난으로 사망한 경우에는 동시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합니다.(민법 제30조)

4. 부모, 그리고 외동딸과 외손자가 모두 동시에 사망했다면?

위와 같은 법리를 바탕으로 대습상속에서 큰 이슈가 되었던 사건을 소개하겠습니다. 앞의 대법원 판례의 사례인데요,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여행을 가다가 비행기 추락사고로 부모 및 그들의 외동딸과 외손자가 모두 동시에 사망하였는데, 그 부모의 사위 및 형제자매가 살아있습니다.

이 때 사위와 형제자매 중 누구에게 부모의 재산은 상속이 되었을까요?

정답은 ‘대습상속’에 의하여 사위에게 재산이 상속되었습니다.

법리는 앞에서 살펴본 이유와 같습니다.

실제로 이 사건에서 비행기사고로 죽은 아버지의 형제들은 사업체를 함께 일으킨 피를 나눈 형제들이고 그 사위는 피 하나 섞이지 않은 사람입니다.

이럴 경우 누구에게 재산을 상속해 주어야 하는가의 문제는 입법정책의 문제라고 하였습니다.

형제자매 입장에서는 피를 나눈 형제이고 사업체를 함께 일군 장본인들인데도 불구하고 재산이 상속되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나 억울합니다.

그리고 사위의 입장에서도 동시에 장인과 장모 및 아내, 그리고 자녀를 모두 잃은 슬픔이 너무나 큽니다.

어느 한쪽에만 재산이 상속된다면 다른 쪽에서는 너무나 억울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 대법원은 사위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상속에 관한 법리는 어떻게 개정이 되어도 항상 문제점이 남는 것 같습니다. 이 판례가 틀리다고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왠지 무엇인가 쓸쓸하고 허전한 느낌은 지울 수 없습니다.

상속에 대하여는 참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가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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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사정사황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