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남 강연정 부부 간첩 사건
1997년 7월 대한민국으로 남파된 북한 35호실 소속 간첩이자 실제 부부 사이였던 최정남, 강연정(당시 남편 35세, 아내 28세)이 서툴게 간첩일을 하다가 3달만에 발각된 사건이다.
실제 부부가 간첩으로 온 것이 특이하게 비춰질 수도 있으나, 1980년대부터는 신분은폐가 쉽다는 장점을 들어 부부 모두 간첩으로 활동시키는 경우가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1997년 당시 안기부가 파악했던 북한 부부 공작조는 10여개 정도였다고 한다.
최정남은 1962년 5월 평안북도 의주군에서 태어나, 1984년 4월 사리원대 4학년 재학 중 간첩으로 선발되어 1989년 7월 노동당에 입당했다.
강연정은 1969년 10월 평양에서 태어나, 1986년 9월 고등중학교 졸업 직후 간첩으로 선발되어 1994년 8월 노동당에 입당했다.
아버지가 인민군 고위간부인 점과 외모를 인정받아 차출되었다고 한다.
1990년 11월 결혼해 아들 남혁(남조선 혁명이라는 뜻의 이름)을 1992년 1월에 낳았다.
아들은 남파되지 않고 부부가 체포될 당시 평양에서 자라고 있었다.
평양 정치학교와 순안초대소에서 10년 가까이 간첩 훈련을 받았다.
정치사상학습(정훈교육), 체력 단련, 야전 생존 훈련, 통신 훈련, 남한 정치 경제 상황
남한 표준어 학습, 남한 교과서, 주간지를 이용한 시사교육, 남한 TV, 드라마, 뉴스, 오락프로 등 시청각 교육
1994년 11월부터 베이징, 선양, 연길 등 3차례의 중국 여행을 통해 중국어 실습, 해외 환경 적응 훈련을 받기도 했다.
이들이 간첩으로 3달 가까이 활보했지만 특별한 신고는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남한 관련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모양인지 어설픈 실수를 많이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버스 잔돈 꺼내는 법을 몰라 둘은 8월 3일 경남 거제도에서 마금산 온천행 버스에 올라 1천원을 내고 요금 960원을 제외한 잔돈 40원을 받으려 한동안 서 있었고
그러나 다른 승객들이 운전사 옆의 잔돈 통에서 돈을 꺼내 가는 것을 보고 당황, 운전사가 계속 주시하는 것 같아 불안에 떨었다고 진술했다.
생리대와 아기 기저귀를 구분하지 못하고 강연정은 마금산 온천 앞 슈퍼에서 아기 기저귀를 생리대로 잘못 알고 구입하는 등, 2차례나 아기 기저귀를 샀다고 한다.
메밀국수 먹는 법을 몰라 식당에서 판으로 된 메밀국수를 주문하고는 면을 간장 소스에 적셔 먹는 방법을 몰라 간장 소스를 메밀국수 위에 붓는 바람에 소스가 국수판 밑으로 흘러 바지를 다 적시기도 했다고 한다..
대한민국 말투 사용 미숙으로 대한민국 출신 교관에게 교육받기는 했으나, 대한민국 말투에 자신이 없어 식당에 가서도 대화를 하지 않고 서로 멀뚱멀뚱 쳐다본 적이 많았다고 한다.
97년 8월 중순에는 최정남이 식당 아줌마에게 말을 걸었다가 "젊은 사람이 말투가 이상하다"라는 면박을 받았고,
강연정이 급히 남편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서 질책했다. 물론 "연변에서 왔다"라거나 "탈북했다"라고 퉁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던 모양이다.
이들은 전국 각지에 드보크를 설치해 간첩 장비를 은닉했다.
당시 안기부가 밝혀낸 6개의 드보크에서 체코제 권총 3정, 실탄 170발, 독총, 독약 앰풀 등 인명 살상 장비 (10종 205점), 무전기, 난수표 등 기타 간첩장비 (총 54종 284점)을 발굴했다.
장소는 경주시 민속공예촌 야산, 서울시 관악산, 서울 관악구 봉천동 장군봉근린공원 등이었다.
파카 만년필 독총(1995년 개발된 당시 최신 장비). 외견상으로는 파카 만년필처럼 생겼지만, 내부에는 탄환, 화약, 뇌관이 숨겨져 있다. 탄환은 1.8cm 길이로 브롬화 네오스티그민 독극물이 함유되어 있다.
만년필 뚜껑을 2회 돌려 밀면 총알이 발사된다. 실험 결과 3m 거리에서 7mm 나무판자를 관통했다.
볼펜 독침: 볼펜 끝을 몸에 대고 누르면 독침이 튀어나와 피해자가 즉사한다.
자살용 독약 앰풀: 액화 청산가리가 들어있어 깨물면 조금만 들이마셔도 사망한다.
립스틱, 만년필 뚜껑 등에 숨겼다. 다른 곳에 숨긴 것은 모두 안기부에서 찾아냈으나, 여간첩이 자신의 항문에 숨긴 것은 미리 찾아내지 못했다.
접선 전 독약 앰풀을 통째로 먹은 뒤, 잡히고 나서 볼일 보러 화장실에 가는 척하고 대변에 섞여 나온 앰풀을 깨물어 먹어서 자살.
감시 중이던 안기부 요원이 황급히 앰풀을 빼앗았지만, 전술 한 대로 조금만 들이마셔도 사망하기 때문에 죽었다.
이 사건 이후 국가정보원에서는 내시경을 전공한 내과 의사를 계약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체코슬로바키아 제 CZ-83 권총: 언론에는 MOD83이라고 보도되었지만(슬라이드에), 체코슬로바키아의 총기 모델 작명 방식에 따르면 CZ-83이 맞다.
32 ACP 탄 14발을 장전할 수 있다.
1995년까지는 북한 간첩들은 벨기에제 25구경 베이비 브라우닝 권총이나 브라우닝 하이파워를 썼는데
이 총기들이 노후화 되어 CZ-83을 도입한 듯 하다.사격 장면이 포함된 뉴스 영상. 부부 간첩 단이 고정 간첩 고영복과 심정웅 사건과 연계되었기에 해당 뉴스에서 그 장비를 찾아볼 수 있다.
개량 메모리식 무전기: 전자 기억식 고속 송신 장치가 내장되어 있어 무전기를 오래 작동시키지 않아도 한 순간에 송신할 수 있어서 추적이 어렵다.
송신 가능 거리가 길어 집안에서도 북한에 보고할 수 있다.
보고용 비밀 서신: 시약 처리된 비밀 서신용 종이를 일반 편지지 위에 올려놓고 일반 펜으로 쓴 뒤 다시 약품으로 처리하면 된다.
1995년까지는 비밀서신용 약을 펜으로 찍어 써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