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가게 되면 먹을 만한 식당 찾기가 쉽지 않는데 학생들 사이에서 소문난 집.
몇 년 전에 숙대입구 쪽에서 처음으로 먹어보고 알게 된 콩불집.
골목길 한켠에 아담한 규모의 식당. 정사각형의 조그만 콩처럼 작은 간판이 앙증맞고 예뻤다.
아이 학교 근처여서 볼 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 가족은 무조건 그 집에 가서 콩불을 시켜 먹었다.
대패삼겹살과 콩나물 푸짐하게 올려 갖은 양념에다 팬에 익혀 먹으면 그만인 가성비 따봉의 중독성 있는 밥도둑!! 밥도 양푼에다 하나 가득~~ 노란 조가 섞여 있는 쫄깃쫄깃 밥맛도 짱!!
남은 양념에다 사리우동을 같이 볶아서 먹어도 최고!! 매꼼하고 달콤한 맛이 어우러지고 매운맛이 더 느껴질땐 달달한 쿨피스로 입가심하면 매운맛이 조금은 가시기도 한다.
그런데 그 콩불집이 몇 년 사이에 업종변경을 해서 아쉬운 추억이 되고 말았다. 주머니 얇은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 사라지니 아이들이 간혹 가다가 콩불 먹고 싶다는 생각에 검색해보면 찾아가기가 멀어서 포기하곤 했다.
날마다 맛있는거 없나 고민하는 부녀. 인터넷 주문과 퇴근길엔 여전히 손에 뭔가를 들고 오는 남편. 어제는 남편이 퇴근하면서 대패 우삼겹을 세일해서 사왔다면서 구워먹고 남으면 작은 아이가 그것을 이용해서 콩불을 하는 것이다.
콩불을 하겠다며 인터넷에 나온 레시피를 검색한다. 수선을 피우며 ‘엄마, 고추장이 어디 있어요? 맛술은 뭐에요?’ 있는 재료로 대충 하라고 얼버무리지만, 대파, 마늘 다진 것, 양파 이것저것을 찾길래 나는 눈짓, 손짓으로 여기저기 찾아보라고 알려주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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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패삼겹살, 콩나물, 양파, 대파, 고추장, 고추가루, 간장, 설탕, 다진마늘, 매실액을 이용하여 양념장을 만든다. 그 다음에 달군 프라이팬에 대패삼겹살을 볶다가 썰어준 야채와 양념장을 모두 넣고 볶아주면 끄읕~. 얼렁뚱땅 하더니 모양새는 제법 콩불을 닮았다. 맛은 어떨까 허걱, 맛도 음식점이랑 별반 다름이 없네.
아빠랑 생김새는 다른데 푸짐하게 먹는 스타일과 먹는 취향을 보면 너무 똑같다.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아빠의 체질만 닮는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겠네.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