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학교가 부산하다.
오늘은 임실을 벗어나 남원에 있는 제일고등학교로 진로체험을 떠난다.
남원 제일고는 목공예과, 미용과, 조리제빵과가 있는 특성화 고등학교이다.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주고 싶어 하는 진로담당 권영* 선생님의 신청으로 얻은 소중한 기회이다.
요즘에는 근처 고등학교에서 다양한 직업 체험의 기회를 주고자 진로체험 신청 공문이 많이 온다.
학생들이 평소에는 해볼 수 없었던 체험을 잘 골라 신청하면 무료로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다.
그래서 학생들 스스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경험을 통해 찾을 수 있다.
그 기회를 다양하고 충분히 주고자 함이 오늘의 목적이다.
우리 학교는 학생 수가 많이 않아 근처 남원 운봉중학교와 협력하여 같은 날짜를 잡아 함께하였다.
운봉중학교에서는 진로에 관심이 많은 3학년 학생들이 와주었다.
오늘 우리가 신청한 부문은 조리제빵과 체험.
그 중에서도 수제 햄버거 만들기를 체험한다.
역시 먹는 것에 학생들은 관심이 많다.
단순히 먹기 위함이라기보다는 ‘식문화’에 관심이 많은 것이다.
요즘에는 사람들이 잘 먹고 잘 사는데 관심이 참 많다.
TV를 보면 유명 쉐프도 나오고 맛집 소개나 요리 경연 프로그램이 많지 않은가?
아마도 가장 큰 영향은 백종원님 덕분이 아닐는지?
힘이 되고 능력이 되면 백종원님을 우리 학교에 한번 모시고 싶다.
물론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잘 알지만...
우리 학생들에게 유명인을 만나게 해주고 싶다.
인생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건강하고 바른 어른으로서의 유명인 말이다.
지리적으로 서울에서 먼 어느 시골 중학교에서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 선생님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문화적 혜택...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그러기에 기회만 되면 학생들을 자꾸 데리고 나가는 것이 아닐까?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
학생들은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그리고 레시피에 따라 요리를 시작한다.
모든 일에 그렇듯이 요리에도 순서가 있다.
정해진 순서와 레시피에 의해 요리가 하나하나 완성되어 가는 것이다.
요리는 불을 다루는 작업이기 때문에 여기서 순서를 바꾸거나 마음대로 하면 위험할 수 있거나 창의적(?)인 요리가 되어 원하는 목적에 도달할 수 없다.
물론 간혹 이름 없는 새로운 정말 맛있는 요리가 나오기도 하지만.
사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 아닐까? 생각해본다.
요리를 통해 내가 잘 살아가고 있나 반성해본다.
누가 그랬다.
요리의 끝은 설거지라고.
아마도 나...
요리의 끝은 설거지와 정리라고 생각한다.
원하는 일을 다 하고 그 자리를 벗어날 때 그 자리를 처음처럼 만들어 놓는 것.
다음 사람을 위한 배려의 마음.
그게 요리의 기본 아닐까 싶다.
그런 예쁜 마음에서 맛있는 음식이 나오는 것 아닐까?
오늘 실습을 마치고 운봉중학교 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찍는다.
정말 오랜만에 화면이 꽉 찬다.
참 좋다.
이렇게 학생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작은 시골학교에도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대한민국 어디에선가 무명의 선생님들이 한 학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도 살짝 알아줬으면 좋겠다.
#시골중학교 #임실지사중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