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모자라서가 아닌 넘쳐서 문제다.
우리가 사용하는 수많은 물건들 중 제 수명을 다해서 용도폐기되는 게 얼마나 있을까?
추측컨데 극소수가 아닐까 싶다.
휴대폰을 예로 들면,요즘 휴대폰은 성능ᆞ 기능이 좋다.
고의로 휴대폰을 세게 내치거나 실수로 바닥에 심하게 떨어지지 않는 이상 쉽게 고장이 나지 않는다.
게다가 신제품이 출시 된 이후 수개 월 채 지나지 않아 새로운 제품이 출시 된다.
요즘은 휴대폰이 고장나거나 수명이 다해 새 것으로 교체하지 않는다.
자신의 취향에 따라 수업이 교체한다.
시골을 생각해보자.
요즘 시골도 도시화의 영향으로 장독대가 거의 없다.
김치냉장고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전통을 중시하는 어르신은 불편한 장독대를 설치해 된장ᆞ고추장ᆞ간장ᆞ장아치ᆞ깊치 등을 옹기에 넣어 숙성,보관한다.
옹기는 물은 통과시키지 못하지만 외부와 호흡 즉 숨을 쉰다고 한다.
그래서 장 등의 발효식품이 밋이 난단다.
하지만,어떤 이유로 깨진 옹기는 장 등 액체를 담는 기능을 상실하니 폐기 된다.
세상에 태어난 옹기는 그렇게 우리와 이별한다.
그 용도를 찾지 못한 이유에서다.
하지만 날카로운 눈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떨까?
완전히 깨진 옹기가 아니라면 그에 걸맞는 새로운 용도를 찾을 것이다.
시골이나 중소도시의 옛골목을 걷다보면 가끔씩 깨진 옹기를 화분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는 멀쩡한 옹기의 일부를 이쁜 모양으로 깨트려서 운치 있는 화분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시골의 어느 읍의 골목길을 걷는다.
다리와 발은 걷는 역할에 충실하나 머리는 이리저리 태만하기만 하다.
신기한 무엇이 있는지 보기 위해서다.
그때 한 주택 담위에서 신비로운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주인은 옆부분 일부가 깨진 옹기를 담위에 그대로 방치했나보다.
하긴 시골이면 몰라도 그밖의 지역에서는 용도 다한 불연재를 처리하기가 쉽지 않다.
불연성 쓰레기를 담는 종량제봉투를 구입해 버려야 한다.
이유야 어떻든 깨진 옹기 옆부분과 목부분에서 강아지풀이 자라고 있다.
사람이 먹지 않는 풀을 잡초라 한다.
어디에서 잡초인 강아지풀 씨가 날아와 이것에 터를 잡고 자라고 있는 것이다.
누구의 보살핌도 없이 비 오면 오는 대로.가물면 가문대로 그렇게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자기 스스로 깨진 옹기에 터를 잡고 살지만 그 모습은 플로리스터가 꾸민 것처럼 아름답다.
자연 그대로의 멋이라고 할까.
오늘은 9월 첫날이다.
달력상 가을이다.
한적한 어느 시골 마을 집 장독대를 상상해보자.
옹기도 보일 것이고 그 옆 감나무도 보일 게다.
저녁 때면 어머니는 정한수 한 그릇을 장독대에 올려 놓스시고 무언가를 바라신다.
무엇을 비셨을까?
오늘은 어린 시절 그 때로 잠시 시간여행해보는 것도 좋겠다.
그 여행은 동심속으로의 여행이다.ㅎ
●강아지풀의 꽃말은 노여움,동심이다.
첫댓글 고향의 정이 장돗대 아닌가유???
간장 된장 ~~
항아리에서만 그맛이 ~~
맞아요 ㅎ
정겨워요
환절기 감기조심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