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에 가계약금만 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러한 가계약과 관련하여 최근 주목할 만한 판결이 있기에 소개해 드립니다.
사건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2012. 3. 19. 신씨와 A친족회는 친족회 소유 임야 6000평을 평당 85000원에 사고 팔기로 약정서를 작성하고 신씨는 나흘뒤인 23일까지 계약금 6000만원을 주기로 하였습니다. 공인중개사는 신씨가 계약금을 주지 않으면 어떻게 할 거냐, 약정서는 별다른 효력이 없다며 더 좋은 조건으로 사겠다는 B씨에게 팔라"고 권유를 하였습니다. A친족회는 권유에 넘어가 B씨와 매매계약을 맺고 1억원을 받았습니다. 신씨는 23일 계약금 6000만원을 A친족회에 주려고 연락을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자 친족회의 계좌번호로 계약금을 송금하였습니다. A친족회는 약정서는 확정적인 매매계약이 아니다라며 소유권이전을 해주지 않자 신씨가 소유권이전등기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약정서에 있는 나흘 이내에 매매계약 체결이 이행되야 하고 쌍방 합의시 본 약정을 매매계약으로 간주할 수도 있다는 조항의 진정한 의미는 약정서가 현재로써 아무 효력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신씨에게 매매목적물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여유를 줘 정식계약을 체결할지 여부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 사건 약정서는 신씨가 A친족회에 계약금을 지급하면서 예약완결권을 행사 할 수 있는 행태의 매매예약이므로 신씨가 계약금을 송금했다면 계약이 성립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 A친족회는 신씨만 매매완결권을 갖는 것은 쌍무계약의 기본원리에 반한다고 주장하였으나, 재판부는 당사자들의 자율적인 의사에 따라 당사자 일방만이 매매완결권을 갖도록 정하는 것은 사적자치의 원칙상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즉, 매수자가 매도자와 본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가계약만 체결하였더라도 계약금을 줬다면 매매계약이 성립이 된다고 판결을 한 것입니다.
광주부동산전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