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채-임수정 명대사>
무혁에게
꺼져. 아저씨.. 내 인생에서 제발 꺼져줘. 부탁할게
아까 내가 자세히 못 들었는데,
한번 더 말해 줄래요? 언제 죽는다구, 아저씨?
죽긴 확실히 죽어, 아저씨? 좋아. 아저씨한테 가께.
윤이만 살려준다면....뭔들 못하겠어?....
온몸을 바쳐 충성하지, 내가! 잠두 같이 자 주께. 꼭 죽어, 아저씨!
꼭 죽어서 윤이 살려줘! 약속 지켜!
만약에... 만약에요.
만약에...윤이가 잘못된데두
나 아저씨한텐 안가.
무슨일이 있어두 아저씨한텐 안가요
그러니까 아저씨도 아저씨 갈길 가.
지금부터 우린 다음 세상에 만나요
아저씨하구 나, 이번 세상에선 아닌 거 같애요
다음 세상에서 만나요 .
우린. 그땐 무슨 일이 있어도 아저씨 안 놓칠게..
아프면 소리질러요 ..
아프다고... 소리질러요...
아프다고 고함질러요
깰까봐 그래요.
꿈에서 깰까봐.....그게 겁이 나 그래요
안 속아...늘 꿈이 아니다....꿈이 아니다....
그래서 욕심껏 아저 씨 얼굴 보구,
아저씨 손이라두 잡을라 그럼....늘 내 뒷통수를 치지...
은채야, 일어나 라...꿈이다. 일어나.
꿈이 아님 헛 걸 본 거겠죠....미친 년처럼 또 헛걸 본 거겠지.
윤이가 나보구... 돌았대요. 내가 지금 미치고 있대요...
그런 거 같 애....그런 거 같애요.
안되는데....아무리 아저씨 보는 게 좋다구....
아직 아버지 엄마두 살아 계신데....내가 미치면 안되는데....
살아있는 시간만이라도 원없이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예쁘게... 착하게... 그렇게 살면 되는거지...
이렇게 말도 안되게 써버리기엔 남은시간이
억울하지 않냐 차무혁 이돌팅아...
나중에 아저씨 떠나고 나서 우리 돌팅이가
얼마나 슬플까... 얼마나 힘들까...
그래서 나한테서... 자꾸 도망치는거 다 알아 아저씨...
근데요... 아저씨가 모르는게 있어...
남은사람은... 어떻게든 살아간다는거...
죽는사람이 불쌍한거지... 살아갈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간다는거...
누가 그러는데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사람은
추억이 없는 사람이래요.
아저씨 괜찬아요 ? , 괜찮은거죠 ?
아저씨한테 해주고싶은거 참 많았는데
아저씨한테 준건 상처 밖에 없네 ,
미안해요, 미안해요, 아저씨
나.. 내일두 올거에요.
모래두 올거구, 그 다음날도,
그리구 그 다음날도 올거에요
아저씨 보는 거 지겨워질때까지..
아.. 이제 그만 보면 좋겠다.. 싫증날 때까지 계속 올거에요
그러니까, 아저씨 맘대루 날 가라마라 밀어낼 생각 마요
윤이가 오라그럼 오구, 아저씨가 가라그럼 가구,,
니들이 원하는대루 니들한테 맞춰서 흔들리는 갈대 아냐 난.
나두 원하는 것두 있구, 갖구 싶은 것두 있구,
하구 싶은 것두 있구,
참아도 참아도 참아지지 않는게 있어.. 알어?
니들하고 똑같은 감정을 가진 인간이라구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 사랑해요..
사랑해 아저씨!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윤이에게
괜찮아 윤아. 별일 아니야. 내가 이렇게 니 손을 잡고 있잖아. 다른
어떤데도 가지말구 어떤 소리도 듣지말구, 내 손만 꼭잡아.
괜찮아... 별일 아니야, 윤아...
윤아
한번쯤은 내사랑도
행복해도 되지 않겠니?
아빠에게
이제 ...저 윤이 아니에요 ,
아빠 가라그럼 가고 오라그럼 오고 은채 길바닥에
똥강아지 아니거든요 ...아빠 죄송한데요
무혁이 아저씨요, 그만 둘 수 없어요.....
윤이 좋아할 때는요, 되게 외롭고, 서럽고 그랬는데요.
근데 무혁이 아저씨는 안 그래요.
고맙고 되게 따듯해요...
무혁이 아저씨가 나 땜에 외롭고 서러울까 봐
그게 너무 걱정되요...... 그만 둘 수 없어요. 이제...
마지막 글
살아서도 지독하게 외로웠던 그를
혼자 둘 수가 없었습니다.
내 인생에 이번 한번만
나만 생각하고 나를 위해 살겠습니다.
벌 받겠습니다.
송은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