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습명(鄭龔明)
연일(延日) 사람. 벼슬은 추밀원사(樞密院事)로서 바르게 간(諫)함을 자기 소임으로 삼았기 때문에 의종(毅宗)이 그를 매우 꺼려했다. 뒤에 그는 임금의 뜻을 알고 독약을 먹고 자살했다.
기생에게
贈妓
온갖 꽃 속에서도 맑고 고운 그 얼굴
갑자기 몰아치는 미친 바람 앞에 붉은빛 다 가셨다.
수달골로도 고치지 못하는 옥같은 그 볼이여
오릉의 공자들의 그 한이 끝이 없다.
百花叢裡淡丰容 忽被狂風減却紅 백화총리담봉용 홀피광풍감각홍
獺髓未能醫玉頰 五陵公子恨無窮 달수미능의옥협 오릉공자한무궁
1) 丰容(봉용)-토실토실한 아름다운 얼굴. 2) 減却(감각)-줄임, 각(却)은 조자(助字). 3)五陵公子(오릉공자)-중국의 오릉은 한나라 때 호협소년(豪俠少年)들이 자주 모이는 곳이었으므로, 전하여 호협하고 헌걸찬 사람들을 나타내는 말로 쓰임.
석죽화
石竹花
세상 사람은 붉은 모란 좋아해
온 집안에 모두 가꾸네.
누가 알리, 풀 거친 들에도
또한 좋은 꽃떨기 있는 줄을.
마을 못 둑 달 아래 그 빛깔 투명하고
언덕 나무 바람에 그 향기 불려 오네
구석진 시골이라 찾는 공자 없기에
아리따운 그 맵시는 촌로에게 맡겨졌네.
世愛牧丹紅 栽培滿院中 세애목단홍 재배만원중
誰知荒草野 亦有好花叢 수지황초야 역유호화총
色透村塘月 香傳壠樹風 색투촌당월 향전롱수풍
地偏公子少 嬌態屬田翁 지편공자소 교태속전옹
1) 公子(공자)-귀족(貴族)의 자제(子弟). 2) 田翁(전옹)-시골 늙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