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화실천 캠페인]
전포교당 장현정 교도- 흐린 날씨 속에서 마주한 둥근 ‘햇님’
종교라면 질색했다. 종교에 빠져 사는 사람들을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다 믿음이라는 프레임에 갇혀사는 사람들’이라고 치부하던 어느날, 정작 자신의 삶에 경계가 닥쳤을 때 색안경을 끼고 있던 건 오히려 ‘자기 자신’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음이 무너질 때 색안경을 벗으니 집 가까이 있던 일원상이 보였어요.” 장현정 교도(전포교당)는 그 일원상이 마치 흐린 날씨 속에서 마주한 둥근 ‘햇님’ 같았다.
이후 그는 바로 교당에 전화부터 했다. 별다른 핑계가 없어 말을 돌리는데 눈치 좋은 교무님은 “일단 교당에 한 번 오시죠”라며 그를 초대했다. 하지만 종교에 오랫동안 불신했던 마음이 쉽사리 사라질 리 없었다. “그래서 ‘마음 내키면 갈게요’라며 괜히 쌀쌀맞게 대답하고 끊었는데 교무님이 다시 전화를 안 하시는 거예요. 교당에 꼭 오라는 재촉도 없었고요.” 기억 속 다른 종교와는 달리 원불교는 그가 ‘스스로’ 교당에 올 때까지 기다려줬다. 결국 그는 스스로 법회날에 맞춰 전포교당을 찾았다. 그는 그 기다림이 교화의 첫 시작이자 가장 어려운 지점으로 꼽았다.
원기 108년 출석연원상까지 받은 그에게 가장 큰 고민은 단연 ‘교화’다. “저는 교화를 제 1기준으로 두고 제 스케줄을 짜요.” 처음에는 교당에 따라올 수 있지만 꾸준하게 원불교 울 안에 머물게 하기 위해서는 그들 ‘스스로’ 마음을 내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인들의 고민상담을 자처하며, 교당에서 들은 설법이나, 〈원불교교전〉에서 본 가르침으로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사람들이 원불교가 낯설지 않도록 노력해요. 그 이야기를 들은 이들이 교당으로 이어지면, ‘아 그때 들은 얘기인데’하며 반갑도록요.” 그렇게 교당을 찾은 이들이 벌써 50여 명. 그럼에도 그는 마음을 놓지 않는다. 그의 계획은 장기적이다. 내년과 그 후년 계획도 구체적이며 공들이는 인물도 따로 관리하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교당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고 있다. 매주 법회가 끝나면 교당에서 ‘공예야 놀자’ 수업을 열고 있는 것. 이 지역에 사는 아이들과 그들의 엄마들이 함께 교당을 찾아 그의 지도를 받으며 압화 부채나 미니 가죽가방 등을 만든다. 이 수업은 지역주민들이 교당을 친숙하게 여기게 하는 창구가 되고 있다.
그의 다음 목표는 청년세대다. “어느날 막내 아들이 ‘엄마 왜 내 소중한 일요일을 교당에 써야 해’라고 물었어요. 다른 청년들도 그럴거에요. 그들이 원하는 것을 우리가 알아야 교화를 할 수 있어요.” 청년의 이야기도 허투로 흘려듣지 않는 그는 ‘요즘 사회를 보는 눈’도 장착했다. “제가 색안경을 벗고 일원상을 발견했듯, 원불교도 종교라는 과거의 프레임을 벗고 청년을 봐야해요. 그들이 스스로 교당에 올 수 있도록 하나하나 차근히, 그러나 꾸준하게 해 나가야죠.”
[2024년 8월 28일자]